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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63720326
· 쪽수 : 460쪽
책 소개
목차
이 책을 읽는 분들게
1부 교실 이야기
학급 재판
나의 폭력
누가 도둑인가
난 너희들 담임 안 해
쓸쓸한 전학
가정 방문과 촌지
2부 나를 교사로 키우신 스승
고 윤덕만 선생님
스승을 모시는 나의 행복
잊히지 않는 아이들
나를 일깨워 준 아이들
3부 교단, 그 아픔의 자리
동상이몽
빛나는 봄, 무너지는 가슴
특활 발표회
게시판 사건
눈물로 춘 어깨춤
외톨이가 되어서
4부 교단을 떠나며
생이별, 그 살점 뜯기는 아픔
출근 투쟁
선생님, 보고 싶어예
아저씨, 누구세요
5부 거듭나는 교사가 되기 위하여
굴종의 삶을 떨치고
해고자 단결 투쟁
해직의 뒤안길
위기의 남자
6부 선생님 이야기해 주세요
외할매 생각
사랑 이야기
아버지를 묻으며
사랑과 믿음의 교실 _ 이오덕
석아! _ 박재동
리뷰
책속에서
이제 내가 다시 교단으로 돌아가면 우리 반 아이들 야성을 키워 주고 싶습니다. 도대체 야성을 잃은 아이들은 착하기만 할 뿐 자기 주체를 잃어버리고 있습니다. 아니, 잃었다기보다는 대입 경쟁 조련사인 부모나 선생에게 빼앗겨 버린 꼴이지요. 길들여진 경주마가 되거나 기계의 부품이 되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청춘을 무뇌아로 살아갑니다. 이것이 가장 억울하고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아! 그렇지만 지금처럼 촘촘하고 세련되게 짜인 경쟁 구조를 어떻게 뚫어 낼 수 있을지 사실은 난감합니다. 다만 내 삶의 한 부분이나마 진실하게 내보임으로써 아이들 스스로의 판단과 결단을 기다릴 뿐이겠지요.
밤을 새다시피 쓴 탄원서를 다시 읽으며 이걸 바쁜 검사가 다 읽어 줄까 싶어 걱정이었다. 본문에 소제목을 달아 고쳐 썼다. 그리고 다시 요약서를 앞에 붙였다. 그러고도 못 미더워 본문에서 중요한 부분은 붉은색으로 밑금을 그었다.
창증이가 검찰로 송치되는 날, 포승에 묶여 닭장차에 타는 창증이를 보고 소리쳤다.
“창증아, 걱정 말고 좀 있어라! 내가 알아서 해 볼게.”
“선생님만 믿어예······.”
그런데 정말 내가 아이들과 헤어지는 건가. 교직 10년이 오늘로 일단 끝나는 걸까. 이제 거리의 교사가 되어 반교육의 벽과 직접 맞닥뜨려 싸우게 되는 걸까. 내가 안 벌면 살림살이가 어려워질 텐데······. 한 일 년 버티면 복질될까. 일 년이야 퇴직금으로도 버틸 수 있겠지. 심장병으로 고생하시는 아버지. 말씀은 안 하셔도 더욱 병이 악화되겠지. 큰아들은 별 탈 없이 가정을 지켜주리라 여기셨을 텐데. 아들들이 다 온전한 생활을 못 하게 되었으니 오죽하실까. 지금이라도 무슨 묘수가 안 나올까. 감봉도 중징계에 속한다던데 사립에서는 감봉이나 정직 정도로 그치지 않을까. 그렇게만 되면 더 바랄 게 없는데······, 되지도 않은 소리. 내가 지금 사태를 이렇게 낭만적으로 복 있으니 동지들에게 무르다고 욕을 듣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