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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63722153
· 쪽수 : 196쪽
책 소개
목차
서문 | 나비매듭
첫 만남
용
그건 뭐야?
왕자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야심
유럽 할머니
아이를 가진 제자에게
아이에서 ‘사람’으로
아, 서양인형!
유치원 찾기
신화·미신·신앙
사내대장부
점점 멀어지다
《수호전水滸傳》을 읽는 아이
생쥐 한 마리
형과 아우
가오완高玩
하굣길
아무 일도 없었다
감전된 송아지
후기 | 나의 성장 이야기 _화페이
손 놓아주기 _화안
리뷰
책속에서
아이는 우리를 인류 최초의 출발점으로 데려다놓는다.
아득한 하늘과 광활한 대지 사이에서, 우리는 지금 신기하고 놀라운 ‘창세기’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중이다.
“안안, 너 대체 뭘 보고 있니?”
아이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한 번 깜빡이지도 않고 엄마를 쳐다보며 손을 뻗더니 엄마의 눈동자를 만지려 했다. 깜짝 놀란 엄마는 얼른 뒤로 물러났다.
“뭐하는 거야, 안안?”
“엄마, 움직이지 마……”
다급하게 외치며, 아이는 손가락 두 개로 엄마의 눈꺼풀을 벌리려 했다.
“대체 너 뭘 보고 있는 거니?”
“나 지금……” 안안은 뚫어질 듯 깊이 엄마의 눈을 응시하며, 놀라움과 기쁨이 뒤섞인 목소리로 한 마디 한 마디 또박또박 대답했다. “엄마, 엄마 눈 속에, 눈동자에, 내가 있어. 안안이 있어. 정말이야……”
아이는 감격한 듯 다시 손을 뻗어 엄마의 눈동자를 만지려 했다.
“정말이야, 엄마. 두 눈 모두에 내가 있어……”
오래전, 나의 엄마도 풀밭에 앉아 내가 기어다니는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았겠지? 지금 어머니 손등에는 검버섯이 가득하다. 한때 내 손을 잡아주고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던 바로 그 손이다. 생명이 어디에서 시작되어 어디로 가는 것인지, 문득 나는 깨달았다. 책이나 깊은 사색을 통해서가 아니라, 바로 지금 내 앞을 기어다니는 저 아이를 통해서.
과연 누가 나에게 ‘엄마’와 ‘개인’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법을 알려줄 수 있을까? 나는 엄마로서의 나를 사랑한다. 아이 머리가 가슴에 닿기만 해도 행복해진다. 하지만 나 역시 오직 나만의 내밀한 공간이 필요한 한 개인이다. 마치 한 마리의 야생 늑대처럼 광활한 들판과 차가운 달빛이 없으면 살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