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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미학/예술철학
· ISBN : 9788965642084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18-03-31
책 소개
목차
시간, 내레이션, 정치
모더니티 재고
무용의 순간
영화의 시간들
텍스트 출전
이미지 크레디트
옮긴이 후기: 감각적인 것의 나눔 Revis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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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옮긴이 소개
책속에서
시간의 서사narrative는 언제나 두 가지를 동시에 정의한다. 먼저 시간의 서사는 우리가 모두와 공유하는 경험 세계의 틀을 정의한다.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현재의 지금으로서 주어지는 것, 이 현재가 과거에 매이거나 과거와 단절하는 방식, 그럼으로써 이 현재가 이런저런 미래를 허하거나 금하는 방식을 정의하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시간의 서사는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 필연적인 것과 우연적인 것을 가르는 분리의 선을 긋는다. 하지만 시간의 서사는 누군가가 저 자신의 시간 속에 존재하는 방식을 정의하기도 한다. 시간 속에 존재하는 방식이란 시간과 어울리거나 어긋나는 방식, 시간의 발전에 내재하는 진실의 힘 혹은 오류의 힘에 참여하는[몫을 갖는] 방식을 뜻한다.
허구는 상상적 세계의 발명이 아니다. 외려 허구란 주체·사물·상황이 공통 세계에 공존하는 것으로서 지각될 수 있는 틀, 사건이 이해 가능한 방식으로 사고되고 연결될 수 있는 틀을 구축하는 것이다. 허구는 현실감이 연출되어야 할 때면 언제든 작동한다. 그러므로 정치학과 사회과학은 소설 내지 영화만큼이나 허구를 사용한다. 시간의 서사는 상황을 이해 가능하게(또한 수용 가능하게) 하는 허구의 중심에 있다. 시간의 서사는 언제나 시간의 정의에 관한 허구이다.
우리는 대서사의 시간을 벗어난 적이 없다. 지배에 대한 찬동을 설계하는 서사든 지배에 대한 항의를 표방하는 서사든 그것의 시간은 아리스토텔레스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허구 논리 안에 여전히 붙잡혀 있다. 즉 사건들의 필연적 연쇄 논리, 그 자체로 시간성의 위계적 나눔에 바탕을 두는 논리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