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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76828835
· 쪽수 : 360쪽
· 출판일 : 2024-10-24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
스피노자 철학과 함께 영국 소설을 읽는 기쁨 •6
1장 스피노자 사유의 세 마디: 존재의 일의성, 욕망과 정서의 윤리, 상상 역량의 덕(훌륭함) • 23
존재의 일의성: ‘신 즉 자연’, 신의 역량 표현으로서 세계 [23]
인간의 본질로서 욕망과 정서: 기쁨과 역량의 윤리 [35]
상상력의 덕(훌륭함)과 공통 관념: 픽션의 역량 [50]
1부 “신 즉 자연”: 스피노자와 존재의 일의성•67
2장 초월적 섭리의 신과 스피노자의 ‘신 즉 자연’: 『로빈슨 크루소』의 이중 리듬 • 69
초기 영국 소설의 혼종성과 『로빈슨 크루소』 [69]
스피노자의 존재의 일의성: “신 즉 자연” [75]
역량의 존재론: 인간의 노동과 타자의 존재 [81]
3장 『프랑켄슈타인』에 나타난 신과 인간의 관계: 데카르트적 신, 스피노자적 개체 • 95
『프랑켄슈타인』의 이중 초점: 누구의 이야기인가 [95]
제작적 신의 창조 vs 내재적 신의 표현 [100]
데카르트의 기계론과 스피노자의 표현적 자연 [110]
4장 “나는 히스클리프”일까?: 『워더링 하이츠』와 스피노자적 신의 사랑 • 123
신은 사랑한다, 신은 사랑하지 않는다: 스피노자적 신의 두 얼굴 [127]
“내가 바로 히스클리프야”: 인간 사이에 신의 사랑은 가능할까 [132]
“두 마리 늑대의 친연성”: 이성애적 사랑을 넘어, 신의 사랑과 나란히 [142]
2부 스피노자 윤리학: 욕망과 정서의 윤리•149
5장 자유의지라는 가상과 그 해체: 『록사나』 읽기 • 151
자유의지의 권능 vs 코나투스의 역량 [151]
록사나의 통제 욕구는 그녀의 자유의지일까 [160]
수잔 대 수잔: 록사나의 연극적 자아와 자유의지라는 가상 [169]
6장 괴물과 인간: 『프랑켄슈타인』과 스피노자의 정서 모방 이론 • 179
피조물의 ‘인간적’ 정서 [179]
스피노자의 정서 모방 이론과 『프랑켄슈타인』의 ‘괴물’ [188]
거울 구조의 정서 모방: 프랑켄슈타인과 피조물의 분신 관계 [197]
7장 『 워더링 하이츠』에 나타난 고딕성과 스피노자적 욕망의 윤리 • 207
스피노자적 욕망의 윤리: 선악 이분법 해체와 인간의 본질로서 욕망 [211]
히스클리프: 독특한 실재의 독특한 욕망 그리고 고딕성 [221]
“나의 천국”: 히스클리프의 죽음과 독특한 본질 [232]
3부 상상 역량의 덕(훌륭함): 스피노자 미학과 문학 활용법•245
8장 스피노자적 일의성의 뒤틀린 거울 공간: 『걸리버 여행기』의 후이늠-야후 세계 • 247
후이늠의 이성: 초월적 일자성의 공허한 기표 [251]
‘악은 없다’ vs ‘선도 없고 악도 없다’ [260]
픽션의 역량과 걸리버라는 사건: 후이늠랜드와 야후랜드 [266]
9장 사랑의 정서와 스피노자의 공통 관념: 『단순한 이야기』 읽기 • 275
스피노자의 공통 관념: 상상과 이성의 분신 관계 [275]
사랑의 기쁨과 공통 관념: ‘덜 보편적인 공통 관념’에서
‘더 보편적인 공통 관념’으로 [286]
슬픈 정념과 공통 관념: “올바른 삶의 원칙”과 상상력 [295]
10장 스피노자-들뢰즈적 배움과 성장 서사: 『오만과 편견』을 중심으로 • 305
스피노자의 공통 관념, 들뢰즈적 배움, 성장 서사 [309]
『오만과 편견』에서의 배움과 성장 [320]
소설 읽기와 공통 관념의 형성: 독자의 스피노자-들뢰즈적 배움 [330]
참고문헌 • 340
찾아보기 • 351
책속에서
욕망을 인간 이해의 출발점으로 보는 스피노자의 견해는, 신체에 대한 정신의 위계적 지배를 주장하는 데카르트의 심신이원론과 달리, 존재를 생성과 변화의 과정으로 보는 생성과 역량의 존재론이기도 하다. 스피노자 철학은 고정적이고 일관된 정태적 인간을 상정하는 대신, 외부 사물과의 만남에서 필연적으로 변용되고 변용시킬 뿐 아니라 시간 속에서 생성, 성장, 소멸하는 역량의 변화 과정으로 인간을 이해한다. 신의 본질이 필연성에 따라 무한히 많은 것들을 무한히 많은 방식으로 생산하는 신의 역량에 있듯이, 신의 부분적 역량의 표현인 인간의 본질 역시 욕망(코나투스)에 기반한 인간의 활동 역량 및 사유 역량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
로빈슨이 죽을 뻔한 사건과 앵무새 폴을 통해 얻은 공통 관념은 자연을 ‘정복’하는 데 소용되는 ‘앎’이 아니다. 그가 폴과의 관계에서 형성한 공통 관념은 어떤 ‘배움’, 즉 스피노자적 신(실체)의 다른 두 표현(양태)으로서 나와 앵무새, 혹은 독특한 개체로서의 ‘나’와 나의 부재(죽음)를 알아봐 줄 ‘타자’의 관계에 대한 문제적 인식이다.
프랑켄슈타인의 인간 창조가 제작적 모델과 데카르트의 기계론에 입각해 이루어진 반면, 그렇게 탄생한 피조물은 자신의 존재를 유지하려는 노력인 코나투스를 토대로 나름의 변용 능력과 정서, 그리고 독특한 본질을 지닌 생명체, 즉 스피노자적 개체의 특징을 강하게 지닌다. 거칠게 말하자면, 작품에서 벌어지는 갈등은 데카르트와 스피노자로 대변되는 대립하는 두 세계관이 ‘창조주’(Creator)와 ‘피조물’(Creature)로 마주한 결과다. 피조물의 흉측한 외관을 처음부터 알고 있던 프랑켄슈타인은 왜 피조물이 눈을 뜨는 순간 극심한 혐오와 공포에 빠지는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 중 하나는 그의 창조 실험이 전제하는 데카르트의 기계론과 그렇게 탄생한 생명체의 스피노자적 개체성의 대립에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