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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80409617
· 쪽수 : 260쪽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글 | 문학은 자치와 자율을 상상한다 6
1_연대의 힘, 부조리를 넘어서다
1 꼽추와 앉은뱅이는 그 후 어떻게 되었을까?.이명원
조세희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16
2 산업화 시대에 가려진 거짓 신화.오창은
백무산 《그 모든 가장자리》 24
3 타락과 위기의 징후.이명원
박노해 《노동의 새벽》 31
4 두리반의 생존권 투쟁과 사회 미학.이명원
유채림 《매력만점 철거농성장》 38
5 우리 시대 자치의 가능성과 불가능성.이명원
허소희.김은민.박지선.오도엽 《종이배를 접는 시간》 46
6 삶의 주체, 싸움의 주체로 살다.고영직
밀양구술프로젝트 《밀양을 살다》 54
7 영원한 성장이라는 환상.고영직
미하엘 엔데 《모모》
카와무라 아츠노리.그룹 현대 《엔데의 유언》 62
8 낡은 세계의 압력을 깨는 새로운 상상.이명원
D. H. 로렌스 《제대로 된 혁명》 70
9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하려는 글쓰기.고영직
조지 오웰 《위건 부두로 가는 길》 77
2_농촌 공동체와 근대의 어둠
1 농업 근대화와 농민 공동체의 첨예한 대결.오창은
이문구 《우리동네》 86
2 농촌 공동체는 어떻게 해체되었는가.오창은
신경림 《농무》 94
3 소박한 꿈, 무명씨들의 생활사.고영직
권정쟁 《한티재 하늘》 103
4 '조선에서 살자 주의'는 언제 실현되는가.고영직
염상섭 《효풍》 111
5 농촌 사회에 들이댄 풍자의 칼날.오창은
이시백 《갈보 콩》 119
6 우리가 꿈꾸는 도시 마을 공동체.고영직
마을 공동체와 사회적 커뮤니티 127
3_세계관 전복
1 내가 바로 나의 메시아다.고영직
무라카미 류 《희망의 나라로 엑소더스》
오쿠다 히데오 《남쪽으로 튀어!》 140
2 자이니치에게 자치는 불가능한가.이명원
강상중 《재일 강상중》 148
3 아시아 문학의 정신적 독립.고영직
김재용 《세계문학으로서의 아시아 문학》 156
4 개별성과 공동체의 거리 감각.오창은
백석 《백석 전집》 164
5 한국문학과 운주사의 의식 공동체.고영직
황석영 《장길산》
송기숙 《녹두장군》 172
6 먼지와 폐허가 되는 세상에서.고영직
로힌턴 미스트리 《적절한 균형》, 《그토록 먼 여행》 180
4_공존, 다른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
1 자립에서 오는 검소한 삶의 미덕.오창은
헬레나 노르베리-호지 《오래된 미래-라다크로부터 배우다》 190
2 교육 자치 도시 샨티니케탄에서 배운다.오창은
타고르 《타고르 에세이》
하진희 《샨티니케탄-평화를 부르는 타고르의 교육도시》 198
3 대항 성장, 행복의 가치를 생각한다.이명원
더글라스 러미스·쓰지 신이치 《에콜로지와 평화의 교차점》 206
4 은폐와 배제의 폭력성.오창은
김이설 <비밀들> 214
5 생명 파괴하는 정서적 사막의 뿌리.고영직
최성각 《쫓기는 새》 221
6 말의 힘을 회복해야 한다.고영직
트래비스 홀랜드 《사라진 원고》 230
7 세상의 힘에 맞서는 진짜 힘.고영직
리처드 세넷 《투게더》 238
8 틈 사이에서 공존의 윤리는 싹튼다.오창은
현대 시로 읽는 공동체와 연대의 감수성 246
나오는 글 | 자치는 시적 행위이다 254
책속에서
이 해결이 부재한 세계의 현실이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때 거인처럼 역사를 바꿀 수 있다고 믿었던 사람들의 실상이 소설에 나오는 난쟁이와 꼽추, 앉은뱅이처럼 낮은 목소리와 시선으로 이 차가운 대지 위에서 필사적으로 절규하고 있다. 이제 오늘의 난쟁이들은 난쟁이 김불이가 꿈꾸었던 달나라도 수학 선생이 도피하고자 했던 소혹성도 찾을 만한 여력조차 상실한 듯 보인다. (…) 이 축소된 세계야말로 꼽추가 질문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거인들을 지배하는 화폐경제가 아니라, 이렇게 작고 평등하고 친밀하고 정의로운 세계를 꿈꾸는 것이 진정한 난쟁이들의 해결책인 것이다. 이것은 마을 규모로 축소된 자치 공동체다. 그곳에는 ‘억압’, ‘불공평’, ‘폭력’, ‘공포’가 없다. 이런 세계는 없는 세계가 아니라, 과거에는 있었으나 이제는 망각된 세계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우리가 잊고 있었던 오래된 미래를 상기하라고 말한다.
- ‘꼽추와 앉은뱅이는 그 후 어떻게 되었을까?’ 중에서
《밀양을 살다》에 등장하는 밀양 주민들이 말하려고 하는 이야기는 다른 무엇이 아니다. 그것은 자립과 자치와 자연의 삶 자체이다. 이들은 그런 삶은 어떠어떠해야 한다는 식의 당위적 원리를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라고 온몸으로 고백하고 증언하고 있다. 이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게 될 때, 밀양 주민들의 이야기를 읽고 느끼고 공명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한전경찰국가가 저 신화에 나오는 키마이라처럼 합체가 되어 밀양에 건설하려는 765킬로볼트 송전탑이 파괴한 것은 할매·할배들의 삶 자체였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자체였으며, 마을 공동체였음을 비로소 실감하게 될 것이다. 이 점에서 《밀양을 살다》는 한전경찰국가 동맹의 비인간적인 목소리들에 맞서 삶을 재구성하고, 관계를 재구성하며, 사회(마을)를 재구성하려는 지극히 인간적인 목소리라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지금의 전기 문명이 밝히는 빛이 계몽의 빛이 될 수 없음에 동의하게 되리라고 확신한다. 밀양 주민들은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예찬하고, 자급과 자립의 경제를 지지하며, 자치의 정치학을 구현하고자 했던 것이다.
- ‘삶의 주체, 싸움의 주체로 살다’ 중에서
《우리동네》는 인물을 내세우면서도, 관권 개입, 교육, 부동산, 노농, 농민 공동체 등 농촌 사회의 다양한 현안들을 사건화해 다루었다. 이를 통해 이문구는 1970년대 농촌 사회가 ‘농업 근대화와 농민 공동체’의 첨예한 대결의 장이었음을 보여 주고자 했던 것이다. 특히 ‘새마을운동’이라는 관 주도의 개혁 운동은 농민들이 농촌을 떠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했다. 새마을운동은 경제적 측면에서 농가 소득 증대를 가져올 수 있는 방편을 제시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자립적이었던 농촌 경제를 종속화의 길로 이끌었다. 자치는 물적 토대인 경제적 자립 역시 중요하다. 가장 자립적이고 자율적일 수 있는 농촌 경제는 박정희 시대를 거치면서 오히려 종속적이고 기형적인 형태로 변하고 말았다.
이러한 관의 개입 아래 소농은 몰락해 가고, 농촌 경제는 산업자본주의 시스템 속에서 자립성을 잃고 종속화되어 갔다. 농촌은 온전한 의미에서 자립과 자치가 가능한 곳이다. 자립적 농민은 다른 사람의 노동을 착취하지 않고, 착취당하지도 않으면서 농업 경영과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농촌 경제가 1970년대부터 위태로워졌고, ‘상호 협동적인 농업 공동체는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었다.
- ‘농업 근대화와 농민 공동체의 첨예한 대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