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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문화/문화이론 > 문화연구/문화이론
· ISBN : 9791190893527
· 쪽수 : 320쪽
책 소개
목차
1부 창의적 ‘전환’의 삶을 위하여
01 ‘신중년’은 누구이며, 무엇이 되고자 하는가? _ 김찬호
급변하는 생애 주기, 65세까지가 청년이다? | 욜드(Young Old), 영원한 현역이고 싶은 베이비부머 | 언제나 사회의 중심부에서, 신중년 세대의 자의식 | 꼰대가 되지 않으려면 | ‘위쪽으로 떨어지다’, 마음을 리모델링하는 전환으로
02 창의적으로 나이 든다는 것 : 다른 ‘나’로 살기 _ 정원철
‘본캐’와 ‘부캐’ 사이, 선택된 삶 | 다른 이름 짓기, 다른 삶 살기 | 몸으로 반응하기, 삶의 창조력 살리기 | 치열한 예술 행위, 다른 ‘나’로 살기
03 ‘전환’의 삶은 어떻게 가능한가 : ‘생애전환 문화예술교육’의 의미 _ 고영직
멈추기, 머무르기, 딴 데 보기 | 정서적 지원이 중요하다 | ‘위하여’ 살지 말고 ‘의하여’ 살자 | 행복은 동료로부터 온다―무형식의 배움을 위하여 | 나만의 문화 정책은 무엇일까
2부 낯선 감각, 이토록 예술적인 ‘전환’이라니!
04 태초에 ‘멋’이 있었다 : 인천 연수 ‘제멋대로大路학교’ 이야기 _ 고영직
“제멋대로학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옷에 대한 새로운 철학―‘낭만’ 패션 프로그램 | ‘큐브 안 개구리’는 없다―나답게 머무는 주거 프로그램 | 나중이 어딨어?―신중년 프로그램의 ‘진화’를 위하여
05 어른을 위한 놀이, 1박 2일간의 연극 여행 : 50+인생학교 ‘드래곤호의 모험’ 이야기 _ 구민정
아차! 했던 ‘결핍’의 내러티브 | 어린아이 같은, 망각과 가벼움이 필요해 | 여행을 떠나기 전에 | 다이내믹 드래곤호 출발, 플롯이 있는 내러티브 놀이로 워밍업 | 드라마 활동 1 : 그림책 연극 <배낭을 멘 노인> | 드라마 활동 2 : 스무 살의 내가 쉰 살의 나에게 건네는 〈빈 의자 대화〉 | 50+의 이야기는 힘이다
06 나의 삶을 응원하는 글쓰기 _ 유현아
이야기를 모으는 계절 | 내 이야기가 어때서?! | 나의 이야기의 이야기들 | 첫 생각은 어떻게 나올까―상상력에 말 걸기 | 내 생애 최고의 순간 | ‘문학과 함께 한 달 살아보기’ 프로젝트―‘마고의 이야기 공작소’ 사례 |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07 또 하나의 언어, 사진으로 쓰는 전환 이야기 _ 현혜연
다시, ‘나이 듦’이란 무엇인가.해석의 언어에 관하여 | 대안적 언어, 사진의 힘 | ‘바라봄’이라는 특별한 경험 | 타인의 삶에 경탄하다―‘사진과 함께 한 달 살아보기’ 프로젝트 | 삶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콘텐츠 | 창의적 협력의 열린 과정이 이끄는 생의 전환
08 언택트 시대의 콘택트, 여행자 플랫폼 만들기 _ 고재열
사표를 내니 모든 것이 선명해졌다 | 여행이란, 설렘을 연출하는 일 | 외로움이라는 만성질환, 죽음을 준비하는 한 형식으로서의 여행 | 선의가 빚어낸 위험 | <심야식당>을 닮은 여행자들, ‘마음의 마을’을 만들다
09 “장래희망은 한량입니다” : 전환을 꿈꾸는 청년들의 커뮤니티, 목포 ‘괜찮아마을’ 이야기 _ 안태호
“실컷 웃었더니 좀 살 것 같아요” | “괜찮아, 일단 쉬자” “괜찮아, 상상해봐” “괜찮아, 저지르자” | 전환을 위한 조건, 생활비와 주거 솔루션 | 우리는 지옥을 깨고 나올 자유가 있다
3부 끝나지 않은 ‘전환’의 실험이 남긴 것들
10 새로운 휴먼 네트워크 플랫폼 : ‘뭐라도학교’의 실험 _ 정성원
아버지의 근육과 노인 X세대의 등장 | 시니어여, 링에 올라서자 | 실험의 조건들 | ‘뭐라도학교’의 탄생, 기획부터 준비까지 | 세 가지 사업 : 누구나 가르치고 배우는 교육, 커뮤니티, 사회 공헌 | ‘시니어’라 쓰고 ‘희망’이라 읽는다
11 말랑하게, 앙코르커리어! : ‘50+인생학교’의 실험 _ 정광필
어떻게 ‘안전하다’고 느낄까? | ‘당신들의 천국’ 너머, 선한 의지를 모아서 | 세대 통합이면 더욱 좋다 | 50 +세대의 도전과 꿈
12 모험을 디자인하는 중립 지대 : 인천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생애전환학교’의 실험 _ 백현주
“이런 중년, 문제라고 생각하니?” | 시시하지만 찬란하게 | 전환을 위한 연습, 발견 노트 | 버킷리스트 말고 ‘전환’!―낭비하는 시간이 변화를 만든다 | 나의 좀 모자란 영웅과의 만남을 위하여
저자소개
책속에서
잘 몰라서 불안할 수밖에 없는 미지의 세계로 밀어 넣는 역할은 예술이 가장 잘하는 일이다. 본디 예술은 정해진 목적지로 앞장서서 이끄는 것이 아니라, 온몸의 감각을 벼려서 길을 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던져놓는 불친절한 안내자다. 새 길을 열고 그 길을 걷는 몸. 그럼으로써 다른 몸이 되도록 예술행위는 부추기는 것이다. (…) 여가나 취미로서의 예술활동이라면 몸의 이완 정도에 만족해도 좋다. 하지만 전환을 위한 예술활동이라면 온몸의 긴장을 끌어올릴 수밖에 없는 치열한 상황으로 자신을 밀어 넣을 각오를 해야 한다. 수많은 ‘나들’ 중 어떤 ‘나’의 삶을 살게 될지 참을 수 없이 궁금하다면 말이다.
‘나의 문화 정책’이란 말은 아직 낯설다. 문화 정책이라는 말은 언제나 정부나 지자체 같은 곳에서만 추진하는 것이라는 고정된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 자신의 삶에도 문화 정책이 필요하다. 다른 삶을 상상하고 다른 시간을 살기 위한 나의 문화 정책은 나 자신의 삶을 바꾸는 작은 발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무엇이 나를 위한 삶인지 고민하게 하고, 자기만의 삶을 살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바로 문화예술교육(활동)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내 안의, 우리 안의 라이프스타일을 ‘조금 다르게’ 바꿔주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삶과는 조금 ‘다르게’ 살고 싶어 하고, 지금의 사회 또는 문명과는 조금 ‘다른’ 사회와 문명을 상상하려는 우리의 욕망 행위와 관련이 있다.
워크숍 장소의 대강당에는 20센티미터 높이의 간이 무대가 있다. 이 무대 아래 한가운데 빈 의자를 하나 놓아둔다. 무대가 높지 않아서 의자와 무대에 앉은 사람의 눈높이는 비슷하다. 이제 무대에 한 사람씩 나와 의자와 마주 앉는다. 그 빈 의자에는 지금 50+인 내가 있다. 그리고 말하는 화자인 나는 청춘의 나이다. 청춘의 내가 지금 나이 든 나를 바라본다. 꿈을 이루었든 그러지 못했든 나이 든 나를 바라보는 청춘은 내게 무엇이라 말할까?
(…) 빈 의자에 앉아 있는 보이지 않는 자기 자신을 조용히 바라본다. 이때의 떨리는 시선 그리고 무엇보다 심장의 박동은 다른 사람의 귀에도 들릴 것처럼 쿵쾅거린다. 가장 설레는 얼굴과 심장의 떨림이 느껴지는 순간이 자신과의 대면이라니. 누구도 경험해보기 전에는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너무 떨립니다. 그리고 눈물이 납니다.” 실제로 눈물이 흐르고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하기도 한다. 자신과 마주하여 제일 먼저 느끼는 감정은 측은함이다. 누구도 모를 힘듦을 자신은 알고 있지 않은가. 더구나 설정이 청춘의 내가 50이 넘은 나를 마주하는 것이라면, 제일 먼저 세월의 무게감과 변해버린 외모에 놀라게 된다. 그리고 얼마나 힘들게 세월을 이겨내고 이 시간 지금 여기에 나와 마주하고 있는지 감격한다. 이윽고 파노라마처럼 세월이 흘러가고 아무도 모르는 삶의 고통을 나는 알기에 “정말 애썼다”라고 말한다. 때로는 말을 잇지 못하는 벗들의 모습에 객석의 50+가 눈시울을 붉히며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