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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외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88984373723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19-07-02
책 소개
목차
죽음 뒤에
사랑스러운 공포
리뷰
책속에서
“모르간 아고스티니에게는 아르데슈에 있는 주택 한 채를 남긴다.” 변호사의 말이 이어졌다.
“주택이요?” 여배우는 깜짝 놀라 되물었다.
공증인의 말을 끊고 끼어들어서는 안 될 상황이었지만 얼마나 놀랐는지 자신도 모르게 그 말이 튀어나온 것이다. 그녀의 목소리가 적막감에 휩싸여 있던 사무실에 묘한 울림을 만들어 냈다.
“그렇습니다, 아고스티니 씨. 오벵 메닐 씨는 아르데슈에 소재한 주택 한 채를 아고스티니 씨에게 남기셨습니다. 그리고 이 편지도 전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변호사는 그녀에게 봉인된 베이지색 봉투 하나를 건넸다. 모르간은 봉투를 받아 들면서 자신의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냉정을 되찾기 위해 애썼다.
상황이 점점 더 당황스러워졌다. 고인의 형에게 돌아간 건 보잘 것 없는 카메라에 불과한데, 자신에게는 전원주택 한 채가 굴러들어 오다니? 모르간은 눈을 들고 고인의 형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는 이제 아예 분노가 가득 찬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래서 그 즉시,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 노부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노부인은 위엄이 느껴질 정도로 상황을 의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죄송합니다만 저도 이게 어떻게 된 영문인지 전혀 모르겠어요.” 모르간은 노부인을 향해 웅얼거리며 말을 건넸다.
이본느 메닐은 말없이 그녀에게 서글픈 미소만 지어 보였다.
대답은 딸이 대신 했다.
“오빠는 아고스티니 씨를 정말 좋아했어요. 영화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거든요. 대단한 영화광이었어요. 배우가 되고 싶어 했는데…….”
그녀는 말끝을 흐렸다. 그러고는 오열을 삼키며 다시 말을 이어 나갔다.
“오빠는 아고스티니 씨가 출연한 모든 영화를 수도 없이 반복해서 봤어요. 그러면서 아고스티니 씨에게 무언가를 남길 거라는 말도 여러 번 했고요. 아고스티니 씨가 후원하는 단체를 위해서……. 제가 알기로는 어려운 환경에 놓인 어린이들을 위한 단체를 후원하고 계신다는데……. 아닌가요?”
“맞습니다. 후원인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기, 그건 그런데……. 이런 호의에 깊게 감명을 받긴 했지만 저로서는 상당히 당혹스럽고 또…….”
“당연히 당혹스러우셔야지!” 고인의 형이 불쑥 끼어들며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_ <죽음 뒤에> 중에서
[화요일 06:55]
짐 가방을 손에 든 소니아는 주차장 한가운데 서 있는 중형 관광버스를 향해 걸어갔다. 문은 열려 있는데 기사는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약속 시간은 7시 30분이었지만 서둘러 나온 터였다. 아이들을 데리고 외부로 나갈 때마다 그러듯 다소 초조하고 불안한 심정으로 버스에 올라탔다.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좋아할 정도로 멋들어진 신형 버스였다. 그런데 뒤로 돌다 웬 남성과 정면으로 마주쳤다. 헉, 하는 외마디 비명이 절로 튀어나왔다.
“죄송해요!” 그녀는 겸연쩍은 표정으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발소리를 못 들었어요. 운전해주실 기사님이시죠?”
그는 고개만 끄덕였다.
“소니아 로페즈라고 해요. 이번 캠핑을 담당하는 교사예요. 잘 부탁드려요!”
그는 소니아가 건네는 손을 잡고 악수를 나누며 살짝 힘을 주었다.
“질입니다.”
“아……. 사장님 말씀이, 운전해주실 분 성함이 베르나르 아무개 씨라고 하셨는데…….”
“베르나르가 갑자기 탈이 나서 제가 급하게 대타로 오게 됐습니다.”
“심각한 건 아닌 거죠?”
“뭐가 말씀입니까?”
“탈이 나셨다는 기사님…….”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 아무도 장담 못 합니다.”
소니아 로페즈는 벌린 입을 다물 수 없었다.
“농담입니다.” 질은 씩 웃으며 말했다.
[07:43]
어깨에 배낭을 멘 남자가 빠른 걸음으로 관광버스 근처에 모여 있는 사람들을 향해 걸어갔다. 군인경찰대 순찰차 한 대가 느린 속도로 인접한 도로를 지나가고 있었다. 남자는 번쩍이는 경광등을 곁눈질로 슬쩍 쳐다본 다음 사람들 틈 사이로 들어갔다. 밤색 머리의 근사한 여성이 그를 보며 희망에 찬 미소를 짓고 있었다.
“혹시 뤽 아니에요? 안 그래도 혹시 바람맞는 거 아닌가 생각하던 찰나였어요!”
남자는 안도하는 표정으로 다소 거친 숨을 몰아쉬며 미소를 지었다.
“늦어서 미안해요.” 그가 말했다. “도중에 차가 고장 나는 바람에 늦었어요.”
그녀는 손을 내밀었다.
“소니아 로페즈예요. 지난번에 전화 통화했던 담당 교사요.”
“아, 목소리 알아보겠어요!”
‘난 아닌데.’ 소니아는 그렇게 대답하고 싶었다. 그녀는 바로 옆에 있던 학부모들을 향해 말했다.
“이쪽은 베르코르에서 레크리에이션 지도를 담당해주실 뤽 가르니에 선생님이세요.”
_ <사랑스러운 공포> 중에서
모르간은 엘리베이터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무서운 속도로 계단을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