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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96892229
· 쪽수 : 344쪽
책 소개
목차
컬트 포르노 탐정소설의 장르적 우울과 클리셰:
실종의 키메라™
5
라만차의 기사여, 풍자의 풍차를 돌려라!
261
혼자 행진하는 사람
장혜령
299
돌아와도 괜찮은 페이지
서호준
311
낭독: 대원서
하혜희
318
빛은 돌이킬 수 없다
송승언
323
친애하는 와츠에게
339
저자소개
책속에서
전쟁이 끝난 후 폐허로 변한 도롱뇽수도원은 때마침 리조트 사업에 뛰어든 '드높은 재단'에 의해 부활하게 된다. 드높은 재단은 수도원의 잔해를 모두 수거해서 재단의 소유였던 이곳의 해양 휴양지로 공수해온 뒤, 철저한 고증을 거쳐 미치광이 수도사들이 칩거했던 수도원을 복원하는 데 성공한다. 여기에 들어간 비용만 해도 천문학적인 액수라고 한다. 파괴된 수도원은 그렇게 먼 이국땅에서 리조트 시설로 재탄생하는데, 그것이 지금의 (주)도롱뇽수도원이다. 작업을 주도한 천재 건축가는 중세 시대의 건축물을 완벽하게 재현한 공로로 건축 분야의 노벨상이라고 할 수 있는 프리츠커상을 받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이 가장 공을 들여 복원한 수도원의 지하 감옥에서 의문의 주검으로 발견된다. 리조트 (주)도롱뇽수도원의 메인 테마는 당연히 섹스와 폭력이었다. 인류의 영원한 관심사 말이다.
하지만 이런 정보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키메라™를 납치한 범인이 누구냐 하는 것이다. 오, 키메라™! 미소만 남기고 사라진 고양이 새끼. 지금 여러분이 읽고 있는 것은 추리소설이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존 쿳시가 찬양해 마지않는 이 '페테르부르크의 대가'는 거기에 그치지 않고 등장인물이 입은 옷의 소재가 비단인지, 모피인지, 인조가죽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폴리우레탄 합성 고무인지에 관해 꼼꼼하게 기록해뒀을 것이다, 그래서 소설에 나오는 아무리 보잘것없는 등장인물일지라도, 예를 들면 피츠로이 씨가 풍기는 전체적인 분위기가 학자풍인지, 귀족적인지, 야심가인지, 염세주의자인지, 그런 척만 하는 속물인지, 혹시 그에게 예술가의 기질은 없는지, 신성한 바보인지, 그냥 바보인지를 독자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했을 것이다, 아마도 위대한 작가, 도스토예프스키였다면 선입견이나 미신 따위가 개입할 일말의 여지조차 없는 소설적인 너무나 소설적인 인물을 창조해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탐정 쿠옹은 '피츠로이 씨는 좋같았다.'라는 표현에 만족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