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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미술가
· ISBN : 9788997299041
· 쪽수 : 465쪽
책 소개
목차
역자서문 | 십 년 후 다시 만나는 살바도르 달리(2012)
| 중독증세를 일으킬 정도로 재미있는 괴짜의 자서전(2002)
프롤로그 | 나는 천재다!
PART 1 살바도르 달리, 탄생하다
1 일화를 통해 그려본 나의 자화상
2 어머니 뱃속의 추억들
3 나, 살바도르 달리의 탄생
4 유년기의 가짜 추억들
5 유년기의 진짜 추억들
PART 2 살바도르, 얼른 늙어버려!
6 무정부주의자가 된 어린 왕
7 5개년 연애계획
8 화가 이외의 다른 길은 재앙일 뿐이다
9 단 하나의 사랑 갈라를 만나다
PART 3 나는 세계의 배꼽이다
10 돈 걱정 병에 걸리다
11 예술의 독재주의에 맞서다
12 갈라, 애 영혼의 고전주의에 영감을 불어넣다
13 변신, 죽음, 부활
14 달리는 달리와 동등하다
에필로그 | 나는‘하늘’을 추구했다!
살바도르 달리 연보
책속에서
프로이트는 계속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내가 가리키는 페이지에는 조금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나는, 그 글이 초현실주의적 재담이 아니라 실제로는 학문적 야심을 담은 소논문이라고 설명했다. 책갈피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나는 몇 번이나 제목을 되풀이해서 말했다. 꿈쩍도 않는 그의 무관심 앞에서, 나는 점점 더 히스테릭한 목소리로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프로이트는 마치 내 심리적 실체를 파악하려는 듯 계속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마침내 슈테판 츠바이크에게 감탄의 일성을 질렀다. “이렇게 완벽한 스페인 사람의 원형은 내 처음 봤소. 이 이 광적인 집요함!"__살바도르 달리, 탄생하다
추측컨대 독자들은 세상에 나오기 전, 어머니 뱃속에서 벌어지는 너무나도 중요한 인생의 시기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거나 기억한다 해도 그저 모호한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나, 달리는 이 시기를 ‘마치 지금 벌어지는 일처럼’ 기억한다. 이것이 내가 진정한 시초인 어머니 뱃속의 삶에서 간직하고 있는 너무나 귀하고 투명한 추억들을 가지고 이 책을 시작하려는 이유이다. 이는 이런 유형의 자서전으로는 틀림없이 세계문학 사상 초유의 사건일 것이다.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 어떤 기분이었느냐고 물어온다면, 나는 “기막히게 쾌적한 낙원이었다.”라고 대답하련다. 그럼 그 낙원은 대체 어떤 것이기에? 걱정하지 마시라. 내가 자세하게 묘사할 테니.--어머니 뱃속의 추억들
갈라는 살다보면 그렇게 할 수도 있었을 텐데 나를 돌처럼 딱딱하게 만들지 않았고, 그러기는커녕 하나의 소라게로 만들었다. 외부와의 관계에서 나는 철옹성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내적으로는 조갯살처럼 물렁한, 초(超)물렁한 상태로 늙어가고 있었다. 그리하여 시계들을 그리기로 마음먹은 날 그 시계들을 흐물흐물하게 그린 것이었다. 그 그림은 어느 피곤한 날 밤에 그려졌다. 그날 나는 두통에 시달렸는데, 내게는 극도로 드문 일이었다. 우리는 친구들과 극장에 갈 예정이었지만 마지막 순간에 나는 집에 있기로 결정했다. 혼자 남게 되자 나는 식탁에 팔꿈치를 괴고 녹아내리는 치즈의 ‘초물렁한 상태’가 제시하는 문제들에 대해 숙고하게 되었다. 식탁에서 일어난 나는 늘 하던 대로 자기 전에 마지막으로 작업하던 그림을 한번 보려고 작업실로 갔다.……그런데 그 아이디어는 대체 어떤 걸까? 놀라운 이미지가 필요했지만 떠오르지 않았다. 불을 끄고 작업실을 나가려는데, 말 그대로 해결책이 ‘보였다’. 흐늘거리는 시계 두 개가 보인 것이다. 그 중 하나는 올리브나무 가지에 처량하게 늘어져 있었다. 나는 두통에도 불구하고 팔레트를 준비하고 작업에 들어갔다. 두 시간 후 갈라가 극장에서 돌아왔을 때, 나의 가장 유명한 작품 중의 하나가 될 그림이 완성되어 있었다. __예술의 독재주의에 맞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