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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98791070
· 쪽수 : 400쪽
· 출판일 : 2013-10-11
책 소개
목차
연간 최고상
반향
현장 조문
꽃다발과 히나 인형
초보자의 방문
야마가 교스케라는 사람
우연을 물고 늘어지다
불덩어리
다시 현장으로
현장 조사
종잇조각들의 실체
조명기구
소개자
무적 소리 들리는 객실
전화와 활자
두 개의 시든 꽃다발
내면의 목소리
시대의 증언
현장 사전 답사
어둠 속을 함께 걷다
죽마
크레인 위
촬영 문답
사고 현장 이야기
15미터 아래
현장검증
담배꽁초와 부인
늘 혼자
대마의 계절
가노잔 산으로 가다
밀교 사원
산 위의 밤
최고점 352미터
환시 환각
최후의 불빛
소름이 돋을 만큼 현대적
역자 후기
리뷰
책속에서
희생자의 언니가 비탈면에 기대어 놓는 형태로 꽃다발을 갓길 가장자리에 놓았다. 복사꽃의 붉은빛과 유채꽃의 노란빛이 마른풀 앞에 선명하게 비쳤다. 언니는 고개를 숙이고 간절히 합장하면서 낮은 소리로 중얼거리다가 이내 오열하기 시작했다. 손수건으로 얼굴을 가린 그녀의 어깨가 하염없이 파도쳤다.
남자는 그녀와 나란히 합장했다. 그 역시 어깨를 떨었다. 욱, 욱, 하는 이상한 소리가 입에서 새어 나오는가 싶더니 이내 격한 통곡이 되었다. 무릎을 꿇고 있다가 앞으로 엎드린 자세가 되어 양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손가락 사이로 눈물이 흘러 떨어졌다.
조심스레 뒤를 돌아다본 교통계장은 남자가 우는 모습을 보고, 처제인 야마우치 아키코를 꽤 사랑했던 게로군,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가 시선을 쳐들며 말했다.
“사고는 언제 어느 구간에서 일어날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는 것 아닌가요? 도메이 고속도로에는 커브 구간이 무수히 많습니다. 특정한 지점에서 사고가 일어날 확률은 아주 낮습니다. 또 설령 그 지점을 예상할 수 있었다고 해도 그게 언제 일어날지 알 수 없습니
다. 낮에 일어날지 밤에 일어날지도 알 수 없지요. 니시다 씨의 말씀대로라면 야마가 씨는 꿈처럼 막연한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말이 됩니다만…….”
“그게 바로 야마가 군의 집요함이죠. 상식적으로는 생각하기 힘든 일이지만, 그에게는 그런 이상한 기질이 있어요. 이상한 피사체를 추구하다 보니 성격도 이상해진 거겠죠.”
니시다는 다시 희미한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그렇게 확률이 희박한 것을 끈기 있게 기다린다니, 글쎄, 과연 어떨까요.”
“하시모토 씨가 그렇게 말씀하셔도, 실제로 그 사람이 그날 현장에서 밤 11시에 대형 사고 현장을 촬영하지 않았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