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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30822273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25-03-05
책 소개
한반도 남쪽 바다에 위치하고, 늠름한 한라산의 훈김이 어디에나 가득한 제주는 빼어난 풍광으로 많은 관광객의 사랑을 받는다.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성산일출봉과 만장굴, 사철 신비로운 한라산 백록담, 선명한 빛깔로 섬을 물들이는 새빨간 동백꽃과 노란 유채꽃, 시원의 에메랄드빛 바다가 별천지를 이룬다.
육지와 바다로 격해 있는 제주는 탐라국이라는 고대 독립 국가였다가 백제에 합병된 역사가 있다. 제주의 창세신, 설문대할망 신화의 자취가 곳곳에 스며있고, 탐라국 오랜 내력이 제주굿에 담겨있다. 독자적인 색깔을 간직한 제주의 생활, 민속, 신앙, 의식주 등을 찬찬히 살핀 이 책에는 제주의 자연과 인문이 씨줄과 날줄로 실하게 짜여 있다.
육지에서 맛볼 수 없는 제주 별미는 제주 여행의 꽃이다. 황금빛 귤, 보말, 참돔, 자리돔, 흑돼지 등등 산해진미의 토속음식들이 우리들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해준다. 오감을 만족하게 해주는 신화의 섬 제주로 찾아가자.
목차
제주 알기 : 신화부터 시가까지
옛 사람들이 남긴 말
중국에 제주를 알린 시|신비스러운 섬, 제주|제주에 대한 최상의 소개, 「탁라가」 14수|곡식을 보내면서|실학자가 본 제주|가마솥을 닮은 한라산|제주의 독특한 풍속|황금빛 제주 귤
신화와 전설, 무가의 세계
제주의 창세신, 설문대할망|신성한 흰 사슴, 백록|산방산과 백록담|한라산의 용마|제주 특유의 서사무가, 본풀이|건국신화와 건국서사시|탐라국의 자취|탐라 유민의 항거 영웅서사시, 양이목사|장수 이야기|혈을 뜨러 온 고종달|김녕사굴의 뱀 퇴치 설화|무속을 금지한 이형상
김윤식의 제주살이
「제주잡영(濟州雜詠)」 22수|「한라산을 바라보며(望漢挐山)」|「삼성혈에서 논다(遊三姓穴)」|「등영구에서 논다(遊登瀛邱)」
제주의 문학
문학사에 오른 최초의 제주 사람, 고조기|제주 역대 기행문|해녀를 노래한 「잠녀가」|후대의 한문학|고난의 섬 추자도 유배가사|현대시가 그리는 제주
제주 보기 : 세한도부터 탐라순력도까지
서귀포 김정희 유배지|인간의 숨결이 담긴 신의 그림, <내왓당 무신도>|제주 유학을 대표하는 대정향교|돌하르방|동자복과 서자복 또는 복신미륵|방사탑|불탑사 오층석탑|삼성신화의 무대, 삼성혈과 혼인지|유배된 관리들의 한이 서린 연북정|정의향교와 전패|제주의 파란만장한 역사와 함께한 관덕정|제주목 관아|성읍마을과 정의현성|복원된 제주성 터|제주에 온 다섯 현인을 제사하는 오현단|제주 유림의 거점, 제주향교|존자암지 세존사리탑|탐라순력도
제주 즐기기 : 독특한 음식문화의 향연
제주시의 맛집들
바다 내음 가득 보말성게국|제주 대표 토속음식, 몸국|기다릴 가치가 있는 한끼|대중화된 고기국수|제주의 자랑 자연산 참돔회|푸짐한 갈치조림|낯설고 새로운 각재기국|화려한 채식 비빔밥|희귀한 별미, 꿩구이|고소하고 산뜻한 땅콩국수|탱글탱글 돌문어와 뿔소라|전라도식 집밥 한상|특색 있는 토종닭 샤브샤브|해녀 손맛 그대로 문어숙회|호사스러운 전복뚝배기|명품 같은 미역보말칼국수|불맛 가득 흑돼지구이
서귀포시의 맛집들
금태로 만든 눈볼대조림|상큼한 자리돔물회|깔끔하고 귀족적인 옥돔구이|귤을 가미한 돼지주물럭|향이 진한 성게미역국|자리물회의 본산|고등어의 변신, 고등어회|전복보다 맛있는 오분자기회|제주삼합의 황홀한 맛
책속에서
제주로 가자
헛된 생각 쓰레기를 과감하게 버리려면,
지금은 제주라는 청정 탐라 찾아가자.
배 타고 바다 건너야 멀리 간 줄 알리라.
다도해 각색 섬들 마음의 기쁜 소리,
한라산 한 봉우리 혼백의 깊은 울림.
먼 곳과 가까운 곳이 따로 놀다 겹친다.
승천 비약 좌절 겪고 머리만 돌이 되어,
오랜 인고 용두암은 아직도 정정하다.
실패가 두렵지 않은 가능성을 말해준다.
정방폭포 바다로 거침없이 뛰어내려
뭍과 물, 높고 낮은 경계를 아주 없애,
잘못해 굳은 편견을 단칼에 제거한다.
백두산만 영산인가, 한라산도 영산이다.
한라산은 오염 모르고 언제나 성스러워
여기서 도를 닦으면 깨달음이 바로 온다.
설문대할망 거대 자취 곳곳에서 보이고,
탐라국의 오랜 내력 굿에서 살아 있어,
모르고 안다 한 소리 부끄럽게 만든다.
변시지 화백의 숨은 그림 찾아보라.
고뇌가 각성이고, 시련이 환희임을
고금의 누구보다도 더욱 분명 알려준다.
산에서는 산신이 바다에서는 용왕이
다투어 바치는 무엇이든 잘도 다듬어
세상 밖 산해진미의 진수를 맛보란다.
태초에 탐라에는 설문대할망이라는 거인이 있었다. 누워서 자다가 할망이 벌떡 일어나 앉아 방귀를 뀌었더니 천지가 창조되기 시작했다. 불꽃 섬은 굉음을 내며 요동을 치고, 불기둥이 하늘로 솟아올랐다. 할망은 바닷물과 흙을 삽으로 퍼서 불을 끄고 치마폭에 흙을 담아 날라 부지런히 한라산을 만들었다. 한 치마폭의 흙이 한라산을 이루고 치맛자락 터진 구멍으로 흘러내린 흙이 여기저기 오름을 만들었다. 할망의 오줌발에 성산포 땅이 뜯겨 나가 소섬이 되었다.
할망은 몸속에 모든 것을 가지고 있어서 풍요로웠다. 탐라 백성들은 할망의 부드러운 살 위에 밭을 갈았다. 할머니의 털은 풀과 나무가 되고, 할머니가 싸는 힘찬 오줌 줄기에서는 온갖 해초와 문어, 전복, 소라, 물고기들이 나와 바다를 풍성하게 하였다. 그때부터 물질하는 잠녀가 생겨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