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동유럽소설
· ISBN : 9791159923630
· 쪽수 : 688쪽
· 출판일 : 2022-07-25
책 소개
목차
1 / 가모가와의 사냥꾼..9
2 / 추방당한 왕후..29
3 / 불상의 보전..71
5 / 크리스토 모르토..129
8 / 아크로폴리스에 올라가서..181
13 / 그는 새벽에 일어난다..211
21 / 살인자의 탄생..237
34 / 이노우에 가즈유키 명인의 삶과 일..303
55 / 일 리토르노 인 페루자..355
89 / 아득한 명령..419
144 / 무언가 밖에서 불타고 있다..455
233 / 당신이 바라보고 있을 곳..469
377 / 사적인 열정..497
610 / 푸르름 속 메마른 띠 하나뿐..527
987 / 이세신궁 식년천궁..547
1597 / 제아미는 떠난다..617
2584 / 땅밑에서 들려오는 비명..651
옮긴이의 말..661
책속에서
이 모든 추측이 난무하는 와중에도, 그것들의 존재를 의심하는 것, 그것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것만은 불가능하니 말이다.
_<추방당한 왕후>
그런 뒤 마침내 복원된 조각들이 오후에 재조립되는 가슴 벅찬 날이 찾아와, 약속한 인도일을 앞두고서 불상은 원래의 광채를 내뿜으며 다시 한번 전체가 되어 유압 테이블에 놓였으니, 젠겐지의 아미타여래좌상과 이루 말할 수 없는 위력을 지닌 그 시선이 사방을 채찍질하듯 미술원의 모든 사람들을 휩쓸자, 그들은 마치 폭풍 속에 있는 것 같았고 그것은 후지모리 세이이치조차 느끼는 바여서, 이제 처음으로 그가 그 고요를—거대하고 육중하고 무시무시하고 수수께끼 같은 고요를—견디지 못하여 한참 동안 불상 앞에서 고개를 숙인 채 눈을 내리깔았는데, 이런 일은 이곳에서 그조차도, 수많은 것을 본 미술원 작업반장인 그조차도 아직 한 번도 보지 못한 것이었다.
_<불상의 보전>
그는 그리스도의 눈을 들여다보며, 그밖에는 아무것도 보지 않고 그저 이 순수한 슬픔을, 마치 원인 없는 슬픔인 듯한 슬픔을 들여다보다 하나의 생각에 얼어붙었으니, 저 슬픔은, 다만, 모든 것에 대한, 창조에 대한, 실존에 대한, 존재에 대한, 시간에 대한, 고통과 고난에 대한, 탄생과 파괴에 대한 슬픔이로구나—갑자기 어떤 소음이 귀를 때려 그의 머리가 일순간 맑아졌고, 잠시 뒤에 그는 그것이 밖에서 여기로 스며들고 있음을 깨달았으니, ……
_<크리스토 모르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