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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여성학/젠더 > 여성학이론
· ISBN : 9791167371720
· 쪽수 : 404쪽
책 소개
목차
개정 한국어판을 내며
한국어판을 내며
제1장 호색한과 여성 혐오
여성 혐오란 무엇인가 | 요시유키 준노스케와 나가이 가후 | 여성으로부터 도주하는 남성
제2장 호모소셜, 호모포비아, 여성 혐오
남자의 가치는 무엇으로 정해지는가 | 남성 연대의 성립 조건 | 남자는 성에 관해 이야기한 적이 있는가
제3장 성의 이중 기준과 여성의 분단 지배─‘성녀’와 ‘창녀’의 타자화
젠더, 인종, 계급 | ‘성녀’와 ‘창녀’의 분단 지배 | 성의 이중 기준이 가진 딜레마
제4장 ‘비인기남’과 여성 혐오
‘성적 약자론’의 덫 | 성의 자유시장 | 아키하바라 무차별 살상 사건과 ‘비인기남’ | 격차혼의 말로 | ‘남성보호법’의 반동성 | 남자가 되기 위한 조건
제5장 아동 성학대자와 여성 혐오
‘욕망 문제’ | 공적 섹스와 사적 섹스 | 아동 성학대자들 | 여성 혐오와 호모포비아
제6장 황실과 여성 혐오
남아 탄생 | 황실은 언제부터 여성 혐오적이 되었는가 | 신화논리학 | 황족과 인권
제7장 춘화와 여성 혐오
폭력·권력·재력 | 쾌락에 의한 지배 | 남근 중심주의 | 춘화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 | 남근 페티시즘 | 남자가 필요 없는 쾌락?
제8장 근대와 여성 혐오
‘어머니’라는 문화적 이상 | ‘한심스러운 아들’과 ‘신경질적인 딸’ | ‘자책하는 딸’의 등장 | 근대가 낳은 여성의 여성 혐오 | 자기혐오로서의 여성 혐오
제9장 어머니와 딸의 여성 혐오
반면교사 어머니 | 어머니가 치르는 대가 | 어머니는 딸의 행복을 기뻐하는가 | 어머니의 질투 | 모녀의 화해
제10장 ‘아버지의 딸’과 여성 혐오
가부장제 대리인으로서의 어머니 | ‘아버지의 딸’ | ‘유혹하는 이’로서의 딸 | 일본의 ‘아버지의 딸’ | 아버지에 대한 복수 | ‘아버지의 딸’도 ‘어머니의 딸’도 아닌
제11장 여학교 문화와 여성 혐오
남성 사각지대 | 여학교 가치의 재발견 | 여학교 문화의 이중 기준 | ‘노파의 가죽’ 생존 전략 | 해학과 자학
제12장 도쿄전력 OL과 여성 혐오 part 1
미디어의 발정 | 도쿄전력 OL의 마음속 어둠 | 남자들의 해석 | 두 가치로 분열되는 여자들
제13장 도쿄전력 OL과 여성 혐오 part 2
창녀가 되고픈 여자 | 여자가 남자에게 매긴 가격 | ‘성적 승인’과 ‘동기의 어휘’ | 매매춘 비즈니스 | 여성의 존재 가치 | 여성의 분열과 남성의 모순
제14장 여성의 ‘여성 혐오’, ‘여성 혐오’의 여성
두 가지 예외 전략 | 하야시 마리코가 서 있는 위치 | 여자 간 라이벌 관계 | 코스프레하는 여자 | 여자 간 우정과 남녀 간 우정
제15장 권력의 에로스화
부부 관계의 에로스화 | 프라이버시의 성립 | 성적 만족의 권리와 의무? | 사도마조히즘의 탄생 | 섹슈얼리티의 탈자연화 | 신체화된 생활 습관
제16장 여성 혐오는 극복될 수 있는가
여성 혐오의 이론 장치 | 욕망의 삼각형 | 호모소셜·호모포비아·여성 혐오 | 섹슈얼리티의 근대 | 여성 혐오를 넘어 | 남성의 자기혐오
제17장 아저씨들! 부디 유종의 미를 거두시길: 성희롱, 무엇이 문제인가?
실명 고발이 가진 힘 | 2차 가해, 3차 가해 | 여성 저널리스트가 당사자가 되다 | 피해자를 고립시키지 않는다 | 성희롱 고발의 파급 | 경험의 재정의 | 페미니즘이 이룬 것 | 성희롱 개념의 진화 | 성희롱은 산업재해 | 대학의 성희롱 대책 | 교육과 성희롱 | 가해자의 공통점 | 성희롱의 무엇이 문제인가? | ‘이건 남자들의 문제예요’ | 아저씨들! 부디 유종의 미를 거두시길
리뷰
책속에서
여성 혐오는 성별이원제性別二元制 젠더 질서의 깊고 깊은 곳에 존재하는 핵이다. 성별이원제의 젠더 질서하에서 성장하는 이들 가운데 여성 혐오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마치 중력처럼 시스템 전체 구석구석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너무나도 자명하게 존재하고 있는 탓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의식조차 할 수 없다.
하지만 여성 혐오는 남녀에게 비대칭적으로 작용한다. 남성에게는 ‘여성 멸시’, 여성에게는 ‘자기혐오’이기 때문이다. 더 노골적인 표현으로 바꿔보자. ‘여자로 태어나지 않아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남자는 과연 얼마나 있을까. 반대로 ‘여자로 태어나서 손해’라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여자는 얼마나 있을까.
_ 〈여성 혐오란 무엇인가〉 중에서
“여자들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어.”
이것은 남성A가 여성B에게 던진 발언이 아니라, 남성C에게 여성B의 타자화를 공유하여 ‘우리 남자들’을 구성할 것을 요구하는 발언이다. 그 장소에 여성B는 없어도 된다. 사토가 지적하는 바와 같이 ‘배제란 공동 행위’다. 남성C가 “정말 그래”라며 남성A에게 동조하면(즉 동일화하면) 차별 행위는 완성된다. “아니, 그렇지 않아”라고 항변하면 남성됨의 아이덴티티 구성에 실패한 남성A는 당혹을 감추기 위하여 남성C를 일탈화시키는 반격으로 태세를 전환할 것이다. “뭐? 너 그러고도 남자냐?” 남성이 아니면 여성, 여성이 아니면 남성인, 중간항을 인정하지 않는 이 굳건한 성별이원제하에서 남성으로부터의 일탈은 ‘여성화된 남성’과 동의어가 된다.
_ 〈남자는 성에 관해 이야기한 적이 있는가〉 중에서
남자를 남성으로서 인정하는 것은 남성이지 여성이 아니다. ‘여자 같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여성을 소유하여 ‘여성의 지배자’ 위치에 설 필요가 있다. 남자는 ‘여자를 소유(자기 것으로)함’으로써 ‘남성이 된다.’ 이 관계는 비대칭적인 것이며 역전되어서는 안 된다. 여자 한 명을 지배하에 두는 것은 ‘남성됨’의 필수 조건이며 그렇기 때문에 여자 관리에 실패하는 것은 남자의 오점이 된다. ‘마누라 교육 하나 제대로 시키지 못하는 게 무슨 남자냐’라며 마누라에게 ‘기죽어 사는’ 남자는 경멸당한다. 아내가 바람이 나면 남자는 소유물 관리에 실패했을 뿐 아니라 기르던 개에 손을 물리는 꼴이 되어 ‘남자의 체면’을 구긴다. 아내의 배신 행위보다도 동성 집단에서의 ‘명예’가 걸려 있기 때문에 남편은 간통한 남자를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
_ <여성 혐오와 호모포비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