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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한국 과학소설
· ISBN : 9791168342958
· 쪽수 : 308쪽
· 출판일 : 2025-06-11
책 소개
목차
1부 기억하는 몸
달고 미지근한 슬픔 김초엽 | 내일의 환영, 어제의 휘광 저우원
2부 조우하는 몸
네, 죽고 싶어요 김청귤 | 난꽃의 역사 청징보
3부 불가능한 몸
철의 기록 천선란 | 옥 다듬기 왕칸위
추천의 말 (김이삭·심완선)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몰두’는 허무에 빠지지 않고 살아가기 위한 규칙이다.
단하는 몰두하지 않는 사람이 싫었다. 이 세계가 거대한 양자 컴퓨터 속 큐비트서버로 구현된 시뮬레이션이고 더는 진짜 인간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그것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거대한 공허만을 안겨준다. 이 세계에 몰두하지 않는 사람들은 마치 자신만이 진실을 아는 것처럼 다른 모든 이들을 비웃는 경향이 있었다. 그들은 모두가 아는 사실을 끊임없이 다시 말하고 싶어 했다. 어차피 우리는 실재하는 물리적 몸이 없는, 그래서 통 속의 뇌조차 되지 못하는 부유하는 데이터에 불과해.
김초엽, 〈달고 미지근한 슬픔〉
“샤오광, 우리가 3주나 만나지 못하면, 넌 날 잊게 되는 거야. 맞아?”
“미안해요, 언니. 그렇게 되는 게 맞아요.”
“좋아. 그러면 우리 약속을 하자. 영원히 헤어지지 않는 거야. 잠깐 떨어진다고 할지라도 절대 3주를 넘겨서는 안 돼.”
“네, 우리 약속해요.”
저우원, 〈내일의 환영, 어제의 휘광〉
눈을 뜨자 집도 병원도 아닌 어느 공원에 반투명한 상태로 둥둥 떠 있었다. 그 기억 말고는 생각나는 게 없어서 사고 지점이 이 근처인지도 알 수 없었다. 공원에서 가까운 병원들을 가봤지만 내 몸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면서 깊게 꺼진 싱크홀도 발견했다. 혹시 내가 이 사고에 휘말렸을까 살펴봤으나 어디에도 내 몸은 없었다. 나는 죽은 걸까? 죽으면 아무것도 없을 줄 알았는데, 영혼 상태라는 게 이상했다.
김청귤, 〈네, 죽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