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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5153544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23-02-21
책 소개
목차
책을 엮으며–편집부
구미여행기
서문을 대신해
소비에트 러시아행
CCCP
베를린과 파리
꽃의 파리행
베를린에서 런던까지
서양 예술과 나체미
정열의 스페인행
파리에서 뉴욕으로
태평양 건너 고국으로
여행이 끝난 후
나혜석 연보
잇는 글–이다혜 작가
삼등여행기
시베리아 횡단열차
파리까지 맑은 하늘
게다 신고 걸은 파리
거리 천사, 매춘부와 순경
파리 부엌, 도쿄 부엌
낮 목욕탕, 밤 카바레
나 홀로 런던 여행기
퐁텐블로 숲을 거닐다
아듀 마르세유, 아듀 프랑스
여덟 달 동안 구두 네 켤레
후기를 대신해
하야시 후미코 연보
리뷰
책속에서
내게 늘 불안을 주는 네 가지 문제가 있었다. 즉 첫째,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잘 사나? 둘째, 남녀 간 어떻게 살아야 평화스럽게 살까? 셋째, 여자의 지위는 어떠한 것인가? 넷째, 그림의 요점은 무엇인가? 이것은 실로 알기 어려운 문제다. 더욱이 나의 견문과 학식, 나의 경험으로는 알 길이 없다. 그러면서도 돌연히 동경하고 알고 싶었다. 그리하여 이탈리아나 프랑스의 회화계를 동경했고 유럽과 미국 여자의 활동을 보고 싶었고 그들의 생활을 맛보고 싶었다.
구미여행기
오늘은 이왕 전하[영친왕]께서 인터라켄을 통과하신다. 하여 전하는 하차하시면서 우리말로 우리에게 언제 왔느냐고 물어봐주셨다. 오후 8시, 프리바자 식당에서 사이토 총독이 전하께 만찬을 올렸다. 겸하여 군축회의 각 수석, 차석 대표를 위시하여 지금 회의 관계로 체재 중인 대사, 공사 및 칙임관을 초대했다. 관등으로는 감히 출석하지 못할 우리 부부도 참가했다.
내빈 70여 명 중에는 영국 대표 프리드먼(현 해군대신) 씨 부부, 미국 대표 데이비슨 씨 부부 외 동행한 부인은 대여섯 명에 불과했다. 부인이 적을 때는 여자가 상석에 앉을 수 있다. 그리하여 상관이 그 부인에게 몸과 마음을 단단히 하라고 알린다. 외교상 외교관 부인이 중요한 임명을 갖게 됨은 이러한 경우가 많이 있는 까닭이다. 그러므로 외교관 부인일수록 애교가 있고 날렵해야 한다. 내 오른편에는 캐나다 대표가 앉았고 왼편에는 영국 차석 대표가 앉았다. 이런 자리에서 어학이 능통했으면 유익한 소개가 많으련마는 큰 유감이었다. 어학이란 잘하면 도리어 결점이 드러나나 못하면 귀엽게 봐주는 수가 있다. 맞으면 다행이고, 아니 맞으면 웃음이 되어 도리어 애교가 되고 만다. 참 무식한 것이 한이 된다.
구미여행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