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6091364
· 쪽수 : 196쪽
· 출판일 : 2015-06-10
책 소개
목차
제1부 투명함에 대한 오해
봄날의 월담 김효경
한물간 사람 박이도
보름 조길성
오후의 스케치 김금아
가을에는 이선희
인연의 누수 김미선
상어 고기 석정호
달 이야기 정재영
어제의 농담 김자흔
코뿔소 문창갑
속 찬 배추 구재기
고요를 엿듣다 한승엽
긴 숨이 필요한 날에는 김정식
하늘을 만드는 여자 이성의
꽃시계 김명희
인생론 집필 중 권천학
버스정류소 앉아 기다리고 있는, 정이랑
멧돼지가 다녀가셨다 김종윤
소주 한 병이 공짜 임희구
빈 의자 조성심
따스한 속도 김종제
우산을 새라고 불러보는 정류장의 오후 홍순영
낙안성에 내리는 비 송준용
소금 창고 류제희
뒤뜰 최정아
로드킬과 만나다 유병석
도시의 오후 박채호
물의 혀 나석중
파 하청호
차차차, 혹은 룸바 지순
낙타와 모래꽃 1 윤고방
동백꽃 김점숙
오래된 연애 서양숙
끈 이우림
기러기들 시 쓰다 곽상희
동성로 1990 김기만
아파트 벽 틈 사이 귀뚜라미 울음소리 신혜경
차우차우 김진기
신문읽기 강송숙
바닥論 김영숙
인천 40 정경해
복숭아꽃 아내 배재형
벚꽃이 진 자리에서 권영부
내 윗집에 산적(山賊)이 산다 문복주
투명함에 대한 오해 이태규
미안하다는 말 전길자
기다림 근처 양현근
눈물 박후식
묵화(墨畵) 정충화
배꼽이다 김형출
참 다행인 새 문순영
제2부 새를 날려 보내는 방법
하루 윤명수
밥과 망치 표성배
참다운 시력 황원교
해질 무렵 박복영
154,000볼트의 사랑 양승준
처세술 오성일
햄버거를 먹는 방법 추은진
손편지 김주완
걸어 다니는 새 최일화
포로수용소 2 정경미
잠 못 이루고 진하
수묵화 전시회 김시동
현대적 교량 조용환
이종격투기 심우기
아마, 토마토 조연수
등이 가렵다 김명기
붉은 꽃에 대한 명상 1 권순자
날아라, 담쟁이 이태진
도마 곽정숙
나무는 죽거나 말거나 송일순
엉덩이에 대한 명상 이동훈
입들의 시간 김월수
고욤순잎차 온형근
딸기꽃 박소진
다락방을 읽다 임경자
불량아들의 일기 이완근
사람은 배아야 하는 기라 이영권
얼음새꽃 피다 정다혜
호두, 그 기억의 방 최옥향
독배토굴새우젓 정홍순
사과 한인숙
달팽이가 간다 김윤도
직하(直下), 블랙홀 속으로 홍성우
탁구대 위에 공이 머물 때 정일효
비손 김인숙
사골을 끓이며 안정효
새를 날려 보내는 방법 전남용
꽃잎 편지 서효륜
외출 황순옥
이것도 시다 정서정
매화에서 매실로 하병연
물목거리 인력시장 고려인 김정조
모탕 정하선
유혹의 정석 김민자
진동(振動) 김필규
모래, 모래, 모래 김솔
사람 혹은 사랑 전태련
발문 이 땅의 시인들을 위한 가장 따뜻한 배려 / 이승하(시인, 중앙대 교수)
책속에서
봄날의 월담 / 김효경
여우꼬리 흔들며
사랑하자 사랑하자 꼬드기는 봄날
머리에 꽃이라도 한 송이 꽂고
저 세상 밖으로 훨훨
월담하고 싶은데
부고장 속에 누운 친구가 자꾸 눈에 밟히고
꽃을 낳지 못한 살구나무의
해산도 거들어야 하고
빈 독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生活의 넋두리도 모른 체 할 수 없고
잠수함보다 더 깊이 잠수 중인
아이의 성적표가
또, 발을 붙잡는다
저 발정난 개의 목줄이라도
대신 풀어주어야겠다
소주 한 병이 공짜 / 임희구
막 금주를 결심하고 나섰는데
눈앞에 보이는 것이
감자탕 드시면 소주 한 병 공짜란다
이래도 되는 것인가
삶이 이렇게 난감해도 되는 것인가
날은 또 왜 이리 꾸물거리는가
막 피어나려는 싹수를
이렇게 싹둑 베어내도 되는 것인가
짧은 순간 만상이 교차한다
술을 끊으면 술과 함께 덩달아
끊어야 할 것들이 한둘이 아니다
그 한둘이 어디 그냥 한둘인가
세상에 술을 공짜로 준다는데
모질게 끊어야 할 이유가 도대체 있는가
불혹의 뚝심이 이리도 무거워서야
나는 얕고 얕아서 금방 무너질 것이란 걸
저 감자탕집이 이 세상이
훤히 날 꿰뚫게 보여줘야 한다
가자, 호락호락하게
하루 / 윤명수
신대방 전철역 아래 도림천 고수부지에는 매주 월요일 새벽이면 뱀이 기어가듯 인간 띠가 늘어선다 꼬부라진 지팡이들이 급식 순번표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더러는 노숙을 해가면서 새벽안개로 아침을 때우고 하품을 입에 문 채 시멘트 바닥을 긁고 있다 오늘은 선착순 오백 명까지다 순번표를 받지 못한 빈손들은 돌계단에 지팡이를 내려놓고 널브러져 있다 이글거리는 햇살만 한입 가득 물고 먼 하늘만 쳐다본다 순번표 속에는 단팥빵 세 개, 이백 밀리리터 두유 한 팩, 현금 천 원이 들어 있다 어떤 이는 빵 한 봉지와 두유를 그 자리에서 천 원을 받고 되팔기도 한다 그 돈으로 라면을 사들고 휘적휘적 허기진 쪽방으로 지팡이에 끌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