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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그림에 답할게요

당신의 그림에 답할게요

(8인의 시인, 8인의 화가 : 천진하게 들끓는 시절을 추억하며)

김연덕, 박세미, 서윤후, 신미나(싱고), 안희연, 오은, 이현호, 최재원 (지은이)
미술문화
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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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그림에 답할게요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당신의 그림에 답할게요 (8인의 시인, 8인의 화가 : 천진하게 들끓는 시절을 추억하며)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2768007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22-12-14

책 소개

8명의 시인이 각자 친애하는 화가를 한 명씩 고르고, 그들의 그림을 각자의 언어로 탐구, 향유했다. 시인과 화가가 접촉한 순간은 한 편의 산문이 되어 지금 여기에 도착했다. 이 글은 또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 생경한 촉감을 남길 테다.

목차

들어가며

안희연 × 파울 클레 ………… 외발로 하는 멀리뛰기
서윤후 × 가쓰시카 호쿠사이 ………… 순간중심
오은 × 앙리 마티스 …………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춤
김연덕 × 헤몽 페네 ………… 강하고 천진한 연인
신미나 × 장 프랑수아 밀레 ………… God Help the Outcasts
이현호 × 최북 ………… 생활과 영혼 그리고 영원
최재원 × 피에르 보나르 ………… 상상―기억의 그리움
박세미 × 이소화 ………… 아직 건너오지 않은 그림

저자소개

오은 (지은이)    정보 더보기
어릴 적에는 회색을 가장 좋아했다. 그래서인지 갈피를 못 잡고 언제나 오락가락 정신없었다. 변덕이 죽 끓듯 했고, 머릿속으로 그 죽을 끊이다가 새까맣게 태워먹기 일쑤였다. 빨간색이라는 이유로 피와 고깃덩어리를 무서워했고, 같은 이유로 사과와 우체통을 마음에 두었다. 같은 빨간색이라도 채도와 명도에 따라 다채로운 감정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알았다. 부잣집 아이들처럼 은색과 에메랄드색이 포함된 64색 크레파스를 갖고 싶었다.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에는 원색은 좋아했지만 원색적인 말은 싫어했다. 한마디로 평범했단 소리다. 특히 푸른색에 열광했는데, 등굣길에 하늘을 올려다보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시간 날 때마다 휘파람을 불었지만 쇳소리 말고는 아무것도 새어나오지 않았다. 내 힘으로 할 수 없는 것들을 묵묵히 인정하게 되었다. 키는 쑥쑥 자랐지만, 노래방에서는 외려 키를 낮춰야만 했다. 시험을 망친 날에는 하늘이 노래지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청포도 맛이 나는 연두색 사탕을 아작아작 깨물어 먹는 일이 잦았다. 이십대에는 하늘과 바다를 보는 일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대신, 빨간색이 식욕을 돋우는 색이라는 사실을 몸소 깨달았다. 선홍색 꽃등심이 회색으로 변할 때는 왠지 모르게 서글퍼졌다. 더이상 나는 회색을 동경하는 어린아이가 아니었던 것이다.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20년 넘게 쓰고 있던 색안경들을 손수 하나씩 벗었다. 하얀 종이에 까만 글자들을 채워넣는 일은 어느새 인생의 커다란 부분이 되어 있었다. 펜이 칼보다 강하다는 사실을, 개중 빨간 펜이 가장 무시무시하다는 사실을 새삼 절감했다. 서른이 된 지금은 연두색을 가장 좋아한다. 먼셀 표색계에서 5GY 7/10에 해당하는 바로 그 색 말이다. 연두라는 말에는 모종의 가능성이 담겨 있다. 앞으로 더 짙어질 거라는 희망도 있고 무럭무럭 자라나 누군가에게 그늘을 선사해주겠다는 당찬 의지도 있다. 무엇보다 연두는 철들지 않아서 좋다. 철이 들면 색은 짙어지고 무거워지고 참을 수 없이 끈적끈적해진다. 나는 아마 평생 철들지 못할 것 같다. 그리고 지금, 레드와 옐로의 계절을 지나 화이트와 블랙의 계절을 거쳐 그린과 블루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고유의 색을 잃지 않으면서도 색다르게 사는 법이 필요한 때가, 또다시 찾아든 것이다. 2002년 『현대시』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호텔 타셀의 돼지들』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유에서 유』 『왼손은 마음이 아파』 『나는 이름이 있었다』 『없음의 대명사』, 청소년 시집 『마음의 일』, 산문집 『너는 시방 위험한 로봇이다』 『다독임』 『초록을 입고』 『뭐 어때』 『밤에만 착해지는 사람들』 등이 있다. 박인환문학상, 구상시문학상, 현대시작품상, 대산문학상, 시인수첩작품상을 수상했다. 작란作亂 동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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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미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1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시집 『내가 나일 확률』 『오늘 사회 발코니』, 산문집 『식물스케일』이 있다. 시와 건축, 두 축에 매달려 산다. 건축전문출판사인 도미노프레스를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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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기독교 미술은 쉴 새 없이 예수를 호출했다. 예수의 손바닥에 못을 박고 다시 십자가에서 내렸다가 찬양하고 위무했다. 차라리 신이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미립자, 혹은 파동처럼 형상이 없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신을 굳이 인간의 모양으로 조각하여 육안으로 확인하려 드는 것도, 구체를 향한 인간의 욕망 때문 아닐까.” _신미나


“제목과 주석만 초라하게 남은 저 광활한 실패를 보라. 아마 시를 쓰면서 처음으로 마주한 장벽이 아니었을까. 모든 자극이 다 시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 어떤 그림은 그 자체로 크고 넓어 언어가 되기를 거부한다는 것. 그리고 나는 다시 그림 앞에 선다. 같은 그림을 본다.” _안희연


도서 정보 제공 : Yes24(www.yes24.com), 알라딘(www.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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