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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법과 생활 > 법률이야기/법조인이야기
· ISBN : 9791186502839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17-06-10
책 소개
목차
제1장 죄와 벌과 심판
석가와 칸다타
염마왕(閻魔王)의 재판
심판이라는 것
제2장 현대의 칸다타가 사는 형무소
사형 판결과 사형의 확정
사형 확정 후 사형수의 생활
제3장 사형수의 마음 안에 있는 것
‘아사마 산장 총격 사건’ 사형수 사카구치 히로시
벳푸(別府) 은행원 강도살인 사건 사형수, 니노미야 구니히코
오지야(小千谷) 강도살인 사건 사형수 나카무라 사토루
제4장 불전에 나타난 흉악범죄자의 죄와 벌
앙굴마라
앙굴마라전이 가르치는 것
데바닷타
제바달다전이 가르치는 것
제5장 불교의 계율로 보는 죄와 벌
불교의 계와 율
계율의 구조와 원리
소승계에서 대승계로
일본 불교와 ‘무계(無戒)의 계(戒)’
제6장 용서와 화해
료해(了海)의 참회와 속죄
다툼은 욕심의 병으로 인해
싸우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가해자와 피해자
사법의 새로운 흐름과 회복적 사법
회복적 사법, 응보로부터 공생으로의 길
제7장 공생시대를 살아가는 불교와 사형제
자비와 공생
한 사람의 생명은 전 지구보다 무겁다
불성의 자각과 인간성의 회복
불공업과 공업 사이에서
범죄 피해자의 구제와 치유
사형수에게서 불성 개현을 빼앗는 일
참회야말로 용서와 치유의 길
깨달음의 씨앗은 연에 따라 일어난다
제8장 사형이 없어져도 범죄 없는 세상이
사형 존치론과 사형 폐지론
시마 아키토의 ‘최후의 기도’가 묻는 것
시마 아키토의 ‘최후의 기도’가 ‘모든 폭력을 넘어, 함께 모든 생명을 지키기 위해’가 되려면
책속에서
애초에 ‘심판한다’는 것은 심판하는 자신과 심판되는 타자가 상대적 관계임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양심에 따라 심판한다’는 것은 자신과 타자와의 상대적 관계를 극복하여 연대 관계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개인적인 감정과 자신만의 척도로 상대를 심판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자신의 척도로 상대를 심판하면, 그것은 단순한 ‘복수(仕返し)’, 요컨대 보복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양심에 따라 심판한다’는 것은 신의 정의나 사랑을 척도로, 혹은 부처의 자비를 척도로, 혹은 사회 전체의 공공선을 척도로 심판하는 것이다. 심판의 장에서는 심판하는 자와 심판 당하는 자가 ‘마음의 교류’를 얼마나 전개하고 있는가를 물어야 한다.
우리는 본질적으로 타자의 목숨을 빼앗으며 살아가는 존재라는 의미에서 ‘악인’일 수밖에 없다. 같은 의미에서 그런 우리라도 악인이라는 것을 자각하고 깊이 참회하며 『법화경』의 신앙으로 살아가면 반드시 부처가 된다는 「제바달다품」 악인성불의 가르침이야말로 우리에게 살아갈 용기와 희망을 전해 주는 가르침이 아니겠는가.
살인을 저지른 사형수는 인간으로서는 해서는 안 될 잔인무도한 행위를 한, 축생 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그들이 일체중생의 한 사람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더욱이 사형수는, 자신이 저지른 죄의 결과라고는 하나 인간에게 허가되는 모든 욕망으로부터, 생을 향한 희망마저 단절된 존재다. 같은 세간에 있으면서도 격리된 ‘다른 세계의 존재’로 떨어져, 언제 올지 모르는 사형 집행의 날까지 불안, 공포, 절망, 삶의 집착으로 두려워하며 살아가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