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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역사학 > 역사학 일반
· ISBN : 9791166292187
· 쪽수 : 416쪽
· 출판일 : 2025-01-20
책 소개
목차
서문
제1부
참 인류세를 위한 동학(東學)과 서학(西學), 그리고 신학(信學) / 이은선
1. 시작하는 말―칼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과 더불어 살펴본 한국 사회와 인류 문명의 위기
2. 서구 ‘근대성(modernity)’ 논의와 유학(儒學) 그리고 동학(東學)
3. 근대 서학(西學)의 힘과 그 사각지대는 무엇이었는가?
4. ‘다시 개벽’의 동학(東學), 그 혁명적 힘과 새로움에 대하여
5. 서학의 ‘신학’(神學)과 동학의 ‘천학’(天學)에서 지구 ‘신학(信學)’으로
6. 짧은 마무리―한국 여성영학(靈學)으로서의 한국 신학(信學)
제2부
동학의 수행과 기독교 영성의 전위적 만남 / 최대광
1. 들어가는 말
2. 수운의 다시 개벽(開闢)―개벽의 영성적 현재화
3. 마이스터 에크하르트―다바르의 전위적 해석과 영혼 속 그리스도의 탄생
4. 다시 개벽, 시천주를 일상으로―마이스터 에크하르트를 통한 양천주의 전위적 해석
5. 나오는 말―기독교적 만트라와 일상의 수행을 향하여
구원 신학으로서의 초월적 휴머니즘 / 김정숙
1. 여는 말
2. 동학과 하시디즘, 그 태동의 자리―19세기 수운 최제우와 18세기 바알 셈 토브
3. 수운 최제우의 구원 신학과 바알 셈 토브의 구원 신학
4. 초월적 휴머니즘―현세적·내재적 메시아들의 계속되는 개벽의 역사
5. 닫는 말
‘내면의 빛’과 ‘시천주’ / 정경일
1. 여는 말―인간의 위기와 종교의 위기
2. 왜 퀘이커와 동학인가?
3. 조지 폭스와 수운 최제우의 삶과 종교체험
4. 종교체험의 사회화
5. 제도 종교를 넘어―일상의 성화
6. 맺는말―모두를 위한 퀘이커와 동학
제3부
동아시아 문학이 보는 ‘가족’, 그리고 동학과 기독교 / 김응교
1. 가족에 대한 인식
2. 나쓰메 소세키가 본 천황 중심 가족국가
3. 식인사회와 루쉰
4. 동학의 시천주, 사인여천, 한울님 가족
5. 예수의 하나님 가족, 오이케이오스
6. 전근대를 극복하는 영적 가족관
명멸하는 개벽과 신국 / 이찬수
1. 들어가는 말
2. 개벽 개념의 역사와 신국
3. 두 용어의 관계, ‘다시 개벽 ≤ 후천개벽’
4. 개벽과 신국을 경험하는 방식
5. 일본적 개벽의 흔적, 다나카 쇼조의 경우
6. 개벽과 신국의 양면성, 디지털 세계의 경우
7. 물질개벽에 종속된 정신개벽
8. 인류세 시대, 개벽을 개벽하기
9. 비인간 존재들의 신국론, 지구 중심적 개벽론
10. 명멸하는 개벽
오심과 모심 / 이찬석
1. 시작하는 말
2. 오심―몰트만의 오심의 종말론
3. 모심―수운(水雲) 최제우(崔濟愚)의 모심의 종말론
4. ‘오심의 종말론’과 ‘모심의 종말론’의 상호적 대화
5. 나오는 말―‘오심-모심’의 종말론을 꿈꾸며
제4부
동학과 개벽 신학 / 이정배
1. 들어가는 글
2. 동학 개벽사상의 연구 추세와 상호 논쟁점
3. ‘다시 개벽’의 오리지널리티―선진 유학을 넘어 ‘단군신화’에로
4. 『천부경』의 삼재론과 역사 유비를 통한 ‘개벽 신학’의 틀 짜기
5. 기독교의 동학적 재구성과 개벽 신학의 세 토대―공(空)·공(公)·공(共)
6. 짧은 마무리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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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책속에서
이와 같은 한국 사회 현실과 범인류 문명적 위기 상황과 대면하면서 <동학(東學)과 서학(西學)의 만남>이라는 주제 아래서 그 가능한 타결의 실마리를 찾고자 하는 것이다. 오늘 우리 주변에는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그렇고, 범사회적이고 인류 문명적인 차원에서 비관적인 목소리가 높다. 그러면서 지구 위기 차원에서 이제까지 인류 문명이 저지른 탐욕과 죄악으로 지구 생태계 멸절 위기가 온 것이니 거기서 인간종만 사라지면 다른 생명 종들에게는 오히려 살 기회가 되는 것일 테니 더는 걱정하지 않겠다는 소리도 들리고, 또는 지구 혹성 탈출이라는 대안을 제시하며 이곳 지구 집의 상황과 그 안에서의 살림보다는 먼 우주 개발에 몰두하고자 한다. 즉 오늘 크게 회자하는 ‘인류세(Anthropocene)’의 위기 대응 방식에서 ‘지구 소외’와 ‘인간 소외’가 큰 것을 말하며, 그에 대해서 본 성찰은 우리 지구 집을 동쪽과 서쪽으로 나누어 동쪽에서 나온 대안과 성찰을 ‘동학’이라고 하고, 서쪽의 것을 ‘서학’이라고 우선 명명하면서 그 둘을 서로 대면시키고, 대화하게 하고, 서로 간의 비판과 조정, 화합과 새로운 구성을 통해서 인간 생명과 지구도 포함해서 온전한 우주 생명 공동체를 위한 어떤 방안이 마련될 수 있는지를 성찰해 보려는 것이다. 인간 없는 지구, 지구 없는 우주는 우리에게 의미 없는 빈껍데기에 불과하고, 그것이야말로 진정 허구라고 보기 때문이다.
동학 역시 주자학적 세계관을 그 중심에 받아들이고는 있지만, 수운은 한울님을 신앙하면서 이를 21자 주문으로 재구성하였다. 여기서 출발하여 해월의 양천주까지 나아가면서, 한울님 내재의 일상화, 곧 에크하르트적 언어를 빌려 말하자면 ‘영혼 속 그리스도의 탄생’에까지 이르렀던 것이다. 그렇다면 동학과 기독교 특히 에크하르트의 신학이 전위적으로 만나게 되면서 발생한 기독교의 숙제는 과연 기독교가 동학처럼 짧은 만트라적 기도문으로 하느님의 내재와 그 은혜로 인한 일상의 삶을 표현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기독교의 기도문은 하느님을 전제로 인간의 ‘바람’을 기원하는 것이다. 에크하르트처럼, 하느님에 의한 창조와 말씀의 내재, 그리고 영혼 속 그리스도의 탄생을 구체화한 기도문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그래서 시천주와 양천주로 인해 자연과 이웃과 조화로운 삶을 살 수 있다면, 지금의 개념 중심의 신학이 지배하는 종교에서 체험적 일상이 새로운 영성 운동의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본 논문은 동학의 창시자 수운 최제우의 개벽 신학과 하시디즘의 창시자 바알 셈 토브의 메시아 신학과의 상호교류적인 대화를 통해 두 종교의 구원 신학을 초월적 휴머니즘으로 규정하며 글을 전개했다. 조선 말기 수운 최제우의 직접적인 신비체험을 계기로 창시된 동학과 유대교 카발라 신비주의의 한 분파인 하시디즘은 동·서의 다양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구원 신학에 있어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져왔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두 종교의 구원 신학의 특징은 한반도와 유대민족이라는 두 약소국의 백성들이 운명처럼 겪어야만 했던 강대국의 침략과 식민지배 그리고 디아스포라의 고난과 수난의 역사적 배경 가운데 생겨난 구원 신학의 특성을 갖는다. 전통적인 종교에서 말하는 구원 신학의 특징은 군사적·정치적으로 강력한 힘을 가진 구원자가 위기에 빠진 개인이나 민족과 국가를 적과 위기의 상황으로부터 구하고 승리를 안겨준다는 서사를 가진다는 특징이 있다. 전통적인 구원 신앙을 가진 신앙인들은 언젠가 강력한 메시아가 나타나 기적처럼 구원을 이루어주기를 기다리는가 하면, 강한 힘을 가진 외세의 힘을 구원자처럼 의지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