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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학회/무크/계간지
· ISBN : 9791186602102
· 쪽수 : 68쪽
· 출판일 : 2015-12-10
책 소개
목차
SFP Speculum
예술 신경증의 구조와 다이달로스의 미로 _ 백상현
강의 거식증, 여자의 거부 _ 맹정현
증상 시선의 기이한 우위 _ 박시성
쟁점 증상, 나의 파트너 _ 이수련
세미나리움 뇌과학과 정신분석 _ 김규호
특집
자끄 라깡 세미나 11_정신분석의 네 가지 근본 개념 Les quatre concepts fondamentaux
정신분석의 새로운 토대 _ 예주언
간극으로서의 무의식을 향하여 _ 신윤주
반복과 실재 _ 맹정현
불타는 아이, 불타는 목소리 _ 김경희
정신병에서의 시선 _ 김규호
사랑에서 리비도로: 충동의 주체와 탈-나르시시즘 _ 박대현
연구
맥퀸의 패션에 나타난 몸의 물신화 양상 _ 이명희
Verdr?ngung의 번역어에 대한 소론 _ 이정민
Book
서평: 고독의 매뉴얼 _ 멘붕예찬 _ 이호은
Reviews
뇌과학, 정신분석, 말하는 주체 _ 신수진
결핍의 결여와 증상의 메시지 _ 이경숙
공백을 마주한 자의 다음 행보를 위하여 _ 박미경
슈필라인, 살아있는 영웅으로 _ 황혜순
SFP 정기 콜로키움 : 오늘의 히스테리 _ 이수련
Events
What’s happened + What’s coming up
부록
SFP & FLC Info
저자소개
책속에서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충동의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가두었던 것이 단순한 감옥이 아니라 ‘미궁’이었다는 사실이다. 감옥과 미로는 누군가를 잡아 가두고 다시는 나오지 못하도록 한다는 목적을 공유하지만 방식은 전혀 다르다. 감옥에 갇힌 수인은 자신이 감금되어 있다는 절망적인 사실을 명백히 인지한다. 다만 감옥의 폐쇄성이 사로잡힌 수인을 서서히 질식시킬 뿐이다. 그러나 미로는 다르다. 모든 미궁의 특징은 출구가 있다는 사실이다. 잘 만들어진 미로일수록 통로는 출구에 도달할 수 없도록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잘 만들어진 미로는 오히려 도달할 것만 같은 가능성의 환영을 유지한다. _백상현
그런 의미에서 다이달로스는 신경증적 마음의 가장 위대한 건축가였다. 그는 욕망이 소멸하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초과되지도 않는 구조가 무엇이었는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결여의 구조 속에서 항상성hom?ostase, 자아 시스템의 동일성의 투자investissement uniforme du syst?me du moi를 유지하는 쾌락원칙의 구조에 대한 가장 정교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던 것인데, 단 한 가지만 제외한다면 그랬다. 미로에 갇힌 것이 단지 미노타우로스만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백색 황소를 욕망하기 시작한 이후로, 그것의 상실을 애도하기 시작한 이후로, 미노스와 파시파에, 심지어는 다이달로스 자신까지도 모두가 욕망이라는 미로의 수인이 된다. 미노타우로스라는 충동에 대한 화답으로 자신의 삶을 미궁 속에 밀어 넣고 있었기 때문이다. _백상현
남근되기 속에서 여자는 자신의 외양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여자에게 이미지는 단순한 외양이 아니라 그 자신의 존재가 된다. 바로 이 때문에 여자의 경우 외양은 안에 있는 본질을 포장하는 껍질이 아니라 그 자체로 여자의 본질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어왔다. 외양과 본질의 전통적 이분법이 여성에겐 적용되지 않는다. 이미지와 여성의 독특한 관계는 왜 여성이 여성의 상품화라는 시대의 요구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이미지가 본질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여성은 시대가 제공하는 이상적인 여성상에 매혹되기 십상이다. 대다수의 여성들이 슬림한 이미지를 향해 달려갈 수밖에 없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런데 바로 이 지점에서 히스테리는 시대가 제공하는 이상적인 여성상이 여자가 하나의 의문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불식시킬 순 없다는 것을 몸소 구현한다. 요컨대 히스테리 환자는 남근되기 속에서 세상이 원하는 이상적인 이미지를 추월해버린다. _맹정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