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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책읽기/글쓰기 > 글쓰기
· ISBN : 9791186846438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19-01-02
책 소개
목차
귀 기울여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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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로 말하기
책속에서
“나는 작가가 되기 오래전부터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listening for)은 이야기를 듣는 것(listening to)보다 훨씬 더 적극적인 행위다. 추측건대 이는 이야기를 듣는 이가 이야기에 직접 참여하는 초기 형태다. 이야기를 듣는 아이들은 이야기가 이미 존재한다는 걸 안다. 어른들이 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시작하면, 아이들은 마치 쥐구멍에서 쥐가 나오기를 기다리듯 이야기가 나오기만을 기다린다.”
“짐작건대 나는 이처럼 어렸을 때부터 내가 특별한 관찰자라는 사고방식과 기질을 갖게 된 것 같다. 그리고 이처럼 특별한 관찰자가 될 수 있었던 까닭에, 언제나 사랑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이 같은 사고방식과 기질은 내가 소설가가 되었을 무렵 의식적인 행동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어떤 대상과 일정 거리를 유지하는 것은 내게 인간의 경험을 이해하기 위한 필수 요건이자 소설 집필의 첫 번째 단계였다. 이는 내가 신문기자 일을 시작하면서 우연히 알게 된 사진 촬영의 기본 원칙과도 동일했다. 사진의 프레임, 비율, 원근, 명암은 모두 관찰자와 피사체와의 거리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었다.”
“삶은 정지된 것이 아니다. 좋은 사진은 어떤 순간이 사라지기 전 그 순간을 포착한다. 나는 결정적인 순간 카메라 셔터를 누를 준비를 함으로써 그 찰나의 순간을 담아내는 것이 사진 촬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배웠다. 가지각색의 상황에 놓인 사람들의 모습을 촬영하며 나는 사람들의 몸짓에 다양한 감정이 실려 있음을 이해했고, 이런 순간이 내 눈앞에 나타났을 때 그것을 인식할 준비가 되어야 함을 배웠다. 이는 사진가뿐만 아니라 소설가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기도 했다. 나는 이 세상에 내가 존재하는 동안 글을 통해 찰나의 삶을 포착해야겠다는 강력한 열망을 느꼈다. (우리 삶 속에는 오로지 글을 통해서만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이 생각보다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