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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7036685
· 쪽수 : 184쪽
· 출판일 : 2018-10-29
책 소개
목차
엮은이의 말 5
제1부 이야기 시서정춘
그리운 시간박정만 13
그리운 형에게박정만 15
얼마나 더 멀랴박해석 17
타이프라이터 애인송재학 18
또 황사주영만 19
저 50년대!이시영 20
다리 위에서조창환 21
책갈피 속에서한정원 22
대숲에서 지하철 타기이상인 23
서정춘, 혹은 춘정위상진 25
서정춘 시인허형만 26
서정춘 돋보기김영탁 27
시인이라는 직업이시영 28
지네문인수 29
서정춘문인수 31
막고 품다정끝별 32
서정춘상희구 33
다비식박남철 34
웃고 가는 신발 한 짝이 경 38
일행독일잔음이규배 39
또 안경나기철 40
독자와의 만남조영일 41
비상금하종오 42
서정춘박종국 43
지팡이를 찾다정진규 44
竹篇을 읽고박기섭 45
생활의 안쪽 2장이지 46
옛날 옛적의 백석시집이만주 48
서정춘 시인이 들려준 옛 이야기이만주 49
서정춘박노정 51
푸른 말똥의 시인을 생각하다 1박광영 52
여기가 이젠 내 고향이시영 53
서정춘론이종암 54
텅나기철 55
겨울과 시조기조 56
그해 봄 서정춘 만세가 있었네맹문재 57
금강산 요지경박제천 59
노시인의 사리이만주 61
시인 4윤희환 62
정춘이 아저씨조계수 63
새이수원 66
눈보라 속 듣는 말이상범 67
울음 공경홍일선 68
제2부 시 이야기서정춘
들국화처럼 늦게 핀 새하얀 ‘시인의 꽃’이문재 71
혹독할 정도로 언어를 엄격하게 다루는 시인안도현 77
無碍와 劍制박주택 79
30년 만에 첫 시집 낸 서정춘 형님께이시영 82
7월의 거울이숭원 83
작으나, 질량은 큰 시, 33편김혜순 84
이 수다스러운 시절김화영 86
고향이란 밥 먹여주는 곳김재홍 88
박용래의 시적 분위기를 떠올리게 하는남진우 90
서정춘 선생님께 올리는 서신하종오 92
서정춘을 읽다조정인 96
어떤 시가 잘 쓴 시입니까?김광일 100
고향을 기준으로맹문재 101
전라도에 정춘이 있다김성동 102
물 건너온 종의 깽깽거리는 것장석남 110
시인의 고향은 아무래도 남쪽장철문 112
오리 두 마리, 2럼2럼 건너가네권혁웅 114
좋은 시, 시적 경계선을 밀고 나가기나민애 116
극약 같은 짧은 시천양희 118
혓바닥뿐인 생이라니!장석주 121
마부였던 “마흔 몇 살” 아버지가오민석 122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달력안도현 123
서정춘의 시에 관한 평론 목록 125
제3부 시인 이야기서정춘
화보 131
아, 용꿈서정춘 158
시인 연보윤길수 163
책속에서
그리운 형에게
-서정춘 형
박정만
형님, 저도 이 가을이 그립습니다.
저 화단에 피어 있는 국화도 보고
마지막 산그림자도 보고 싶습니다.
형님, 언제나 끝없는
저 먼 길을 가고도 싶습니다, 형님.
동양으로, 동양으로 가고 싶습니다.
가다가 눈이 아프면
그런 날 밤에는 별을 보지요.
저쪽 어딘가
천 년 전에 살던 사람이 지금도
살고 있다는데요.
그때에 살던 마을이 있다는데요, 형님.
그 사람들을 만나면
나도 이렇게 전하겠어요, 형님.
천년 후에 나도 살아가고 있다구요.
그 다음 사람도 기별을 전할 터인데
그 기별 한 자,
나는 일자무식이라고요, 형님.
시인이라는 직업
이시영
금강산에 시인대회 하러 가는 날, 고성 북측 입국심사대의 귀때기가 새파란 젊은 군관 동무가 서정춘 형을 세워놓고 물었다. “시인 말고 직업이 뭐요?” “놀고 있습니다.” “여보시오. 놀고 있다니 말이 됩네까? 목수도 하고 노동도 하면서 시를 써야지……” 키 작은 서정춘 형이 심사대 밑에서 바지를 몇 번 추슬러올리다가 슬그머니 그만두는 것을 바다가 옆에서 지켜보았다.
어떤 한 시인을 기념한다는 일이 자칫 그 시인을 불명예스럽게 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없어져도 좋을 듯한 넘쳐나는 ‘기념비’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작위성이 강한 기념들이 그렇다. 반면 작은 돌멩이 하나하나가 쌓여서 탑을 이루듯이 만들어지는 기념비가 있다. 우리는 그 좋은 예로서 서정춘 시인을 꼽는다. 생존 시인 가운데 여러 문인들로부터 오랜 시간을 두고 이렇게 많은 시를 받은 시인을 찾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차곡차곡 쌓인 글들을 갈무리한 것일 뿐인 이 ‘시인 서정춘의 등단 50주년 기념집’은 말하자면 저절로 이루어진 ‘기념비’라고 할 수 있다. (…) 엮은이들은 이 기념집에 어떤 문학적 혹은 문학사적 의미부여도 할 수 없다. 별다른 의도 없이 저절로 이루어진 ‘기념비’에 무슨 첨언을 하랴 싶은 것이다. 문인들의 독특한 경향성은 이따금 서로 다름에 대한 배타적인 행동양식으로 드러나곤 하는데, 누군가를 기념하는 일에 있어서 특히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서정춘 시인을 향한 마음에서는 다양한 경향의 문인들이 한데 어울려 있다는 점이 강하게 눈길을 끈다. 도대체 이 기이할 정도로 아름다운 현상은 어떻게 비롯된 것인가 하는 점을 염두에 두면서 이 기념집을 읽는다면 한 시인에 대한 깊은 이해가 주어지리라 생각한다.
- 엮은이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