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조선사 > 조선후기(영조~순종)
· ISBN : 9791190893909
· 쪽수 : 376쪽
책 소개
목차
도강록渡江錄
도강록 서渡江錄序 | 6월 24일 신미辛未 | 6월 25일 임신壬申 | 6월 26일 계유癸酉 | 6월 27일 갑술甲戌 | 6월 28일 을해乙亥 | 6월 29일 병자丙子 | 7월 1일 정축丁丑 | 7월 2일 무인戊寅 | 7월 3일 기묘己卯 | 7월 4일 경진庚辰 | 7월 5일 신사辛巳 | 7월 6일 임오壬午 | 7월 7일 계미癸未 | 7월 8일 갑신甲申 | 7월 9일 을유乙酉
성경잡지盛京雜識
7월 10일 병술丙戌 | 7월 11일 정해丁亥 | 7월 12일 무자戊子 | 7월 13일 기축己丑 | 7월 14일 경인庚寅
일신수필馹迅隨筆
일신수필 서馹汛隨筆序 | 7월 15일 신묘辛卯 | 수레제도[車制] | 희대戲臺 | 시장[市肆] | 객사[店舍] | 교량橋梁 | 7월 16일 임진壬辰 | 7월 17일 계사癸巳 | 7월 18일 갑오甲午 | 7월 19일 을미乙未 | 7월 20일 병신丙申 | 7월 21일 정유丁酉 | 7월 22일 무술戊戌 | 7월 23일 기해己亥
관내정사關內程史
7월 24일 경자庚子 | 7월 25일 신축辛丑 | 7월 26일 임인壬寅 | 7월 27일 계묘癸卯 | 7월 28일 갑진甲辰 | 범의 꾸짖음[虎叱] | 범의 꾸짖음 뒷이야기[虎叱後識] | 7월 29일 을사乙巳 | 7월 30일 병오丙午 | 8월 1일 정미丁未 | 8월 2일 무신戊申 | 8월 3일 기유己酉 | 8월 4일 경술庚戌
책속에서
나의 벗 홍대용이 “그 규모는 크되, 그 방식은 세밀하다.”라고 했는데, 이 책문은 중국의 동쪽 변두리임에도 이러하다. 앞으로 더욱 번화할 것을 생각하니 갑자기 한풀 꺾여서 여기서 그만 발길을 돌릴까 하는 생각에 온몸이 화끈해진다. 그 순간 나는 깊이 반성하여 ‘이는 시기하는 마음이다. 내 본시 성미가 욕심이 없어서 남을 부러워하거나 시기하는 마음은 조금도 없었다. 그런데 다른 나라에 발을 들여놓자, 만분의 일도 채 보지 못하고서 벌써 이런 망령된 마음이 일어나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이는 곧 견문이 좁은 탓이리라. … 장복을 돌아보며 물었다. “네가 만일 중국에서 태어났다면 어떻겠느냐?”
그러자 그는 “중국은 되놈의 나라이니 쇤네는 싫습니다.” 하고 대답한다.
때마침 한 소경이 어깨에 비단 주머니를 걸고 손으로 월금을 뜯으면서 지나간다. 나는 크게 깨달아 “저야말로 평등한 눈을 가진 이가 아니겠느냐?” 했다.
천하를 위하여 일하는 자는 진실로 백성에게 이롭고 나라에 도움이 될 일이라면, 그 법이 비록 오랑캐에게서 나온 것일지라도 이를 본받으려 한다. … 성인이 《춘추》를 지으실 때 물론 중화를 높이고 오랑캐를 물리쳤으나, 오랑캐가 중화를 어지럽힘을 분히 여겨 중화의 숭상할 만한 것마저 물리친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그러므로 참으로 오랑캐를 물리치려면 중화의 법을 모조리 배워야 한다. 우리나라의 유치한 문화를 고쳐서 밭 갈기, 누에치기, 그릇 굽기, 풀무 불기 등에서 공업·상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배워야 한다. 남이 열을 한다면 우리는 백을 하여 먼저 우리 백성에게 이롭게 한 다음, 회초리를 마련해두었다가 저들의 굳은 갑옷과 날카로운 무기를 물리칠 수 있을 때에야 비로소 중국에는 아무런 장관이 없더라고 말할 수 있겠다.
나야 하사(下士, 하류의 선비)에 불과하지만 한마디 하겠다.
“중국의 장관은 기와 조각에 있고, 똥 부스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