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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호러.공포소설 > 외국 호러.공포소설
· ISBN : 9791197614118
· 쪽수 : 588쪽
· 출판일 : 2021-12-17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아들린은 아파서 축 늘어진 지금, 화사한 아름다움이 드러나진 않았지만 오히려 섬세하고 우아한 모습이 보는 이에게 감동을 주었다. 호흡을 편하게 하기 위해 풀어헤친 드레스 매무새로, 풍성한 적갈색 머리 타래가 가슴을 뒤덮어 아스라이 가리고 있긴 하였으나 뿜어져 나오는 눈부신 매력을 다 감추지는 못했다.
이제 또 다른 기사가 들어왔다. 젊은 기사는 먼저 들어온 기사에게 급히 무언가 전달하더니 아들린을 둘러싼 사람들 사이에 합류했다. 젊은 기사는 품위와 힘이 조화를 이루고 얼굴엔 생기가 넘쳤으나 오만하지 않았고 기품이 있으면서도 특유의 다정한 표정이 있었다. 지금 그 표정은 아들린을 향한 연민으로 더욱 부각되었다. 아들린은 이제 막 정신이 들고 있었다. 그녀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건 근심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그의 눈빛이었다.
점점 거세지는 바람이 황량한 수도원 내부를 휘몰아치며 낡은 문들이 삐걱거렸다. 그러자 아들린은 깜짝깜짝 놀랐다. 바람이 잠시 멈출 때마다 한숨 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그녀는 이슥한 밤 우울한 상상력이 만들어내는 환청이라 생각했다. 가만히 앉아서 상념에 잠겨 있다가 눈길이 자기도 모르게 맞은편 벽으로 향했는데 그곳에 걸린 장식 벽걸이 천이 앞뒤로 너풀거리고 있었다. 몇 분간 계속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더 자세히 보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분명 바람에 너풀거리는 것이었다. 그걸 보고 잠깐 놀란 마음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그러나 태피스트리는 분명 한쪽이 다른 부분보다 더 심하게 펄럭이고 있었고 그 소음이 거기서 나는 바람 소리 이상의 것인 듯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