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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공의 빛을 따라

창공의 빛을 따라

나탈리 레제 (지은이), 황은주 (옮긴이)
을유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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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공의 빛을 따라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창공의 빛을 따라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32475868
· 쪽수 : 80쪽
· 출판일 : 2025-11-30

책 소개

평생의 동반자를 떠나보낸 뒤, 나탈리 레제는 사고와 감정을 글로 담아내려는 행위가 필연적으로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직면한다. 『창공의 빛을 따라』는 남편 장-루 리베이르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미학적 문장과 철학적 사유로 기록하며, 사랑하는 이를 잃은 상실감이 글쓰기의 형태까지 바꾸어 놓는 순간을 담아낸다.

저자소개

나탈리 레제 (지은이)    정보 더보기
작가, 전시 기획자 및 아키비스트로 현재 동시대 출판기록물 연구소(Institut Memoires de lhedition contemporaineg IMEC) 소장이다. 1994년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배우 겸 극작가 앙투안 비테즈를 기념한 〈연기와 이성(Le Jeu et la Raison)〉전, 2002년 퐁피두 센터에서 롤랑 바르트 자료전, 2007년 퐁피두 센터에서 사뮈엘 베케트 자료전 등 기획자로서 연극과 문학 분야에 기반한 각종 아카이브 전시들을 이끌었다. 비테즈의 저술들을 문집 『연극에 관한 글 (Ecrits sur le theatre)』과 단행본 『앙투안 비테즈(Antoine Vitez)』로 묶어 간행했고, 롤랑 바르트의 콜레주 드 프랑스 강의록 마지막 두 권을 고증해 『소설의 준비(La Preparation du roman)』로 펴냈다. 장르의 경계를 미묘하게 넘나드는 글쓰기로 창작을 시작, 전기 형식의 예술 에세이 『사뮈엘 베케트의 말 없는 삶(Les Vies silencieuses de Samuel Beckett)』을 썼고, 여성 예술가 3부작이라 할 세 권의 소설집 『전시(LhExposition)』, 리브르앵테르상(Prix du Livre Inter) 수상작 『바버라 로든의 생애에 대한 보유(Supplement a la vie de Barbara Loden)』, 베플레르상(Prix Wepler) 수상작 『하얀 드레스(La Robe blanche)』를 출간했다. 근작 『창공의 빛을 따라(Suivant lhazur)』는 2018년 급작스레 작고한 남편, 극작가 장‒루 리비에르(Jean−Loup Riviere)를 기리는 애도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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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주 (옮긴이)    정보 더보기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철학과 불문학을 공부했다. 현재는 영어와 프랑스어 책을 우리말로 옮기고 있다. 옮긴 책으로 『리스펙토르의 시간』, 『제자리에 있다는 것』, 『루소의 식물학 강의』, 『다가올 사랑의 말들』, 『화성과 금성의 신화』, 『자살의 연구』(공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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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하나의 마침표가 아니라 마침표 자체, 끝내 남게 되는 단 하나의 것. 그 죽음, 곧 죽음 자체. 그 단어를 발음하는 순간 우리는 무너져 내린다. 우리는 무너져 내렸다. 몇 시간 전 그가 속삭였다. 이제는 침묵 속에서 단순한 몸짓으로만 말을 건네려 애쓰는 그가, 너무 지쳐 있어서 말을 겨우 만들어 낼 수 있는 그가, 몇 시간 전, 이렇게 속삭였다. 마침표는 사랑이야.


이 어둠을 벗어나기 위해, 이 어둠에서 나를 뜯어내려면 막대한 노동이 필요하다. 이 죽음 같은 정지 상태에서 빠져나오려면 정신이 막대한 노동을 치러야 한다. 나는 식물원에 갇힌 커다란 원숭이처럼 꼼짝없이 쭈그려 앉아, 우연히 열린 지붕 틈으로 드러난 작은 하늘 조각에 집요한 시선을 고정한다. 헐거워진 철판 사이로 스며드는 가느다란 창공의 빛, 그 조각 속에는 세계가, 기호로서가 아닌 세계 그 자체가, 온전히 담겨 있다.


너의 찬란함, 머뭇거림, 사유의 날카로움, 용기와 부드러움, 취미였던 스키와 천체물리학, 아이들을 향한 사랑, 대화를 나누던 방식, 마음이 움직일 때, 격해질 때, 침묵에 잠길 때, 잠이 들 때의 방식, 웃던 방식, 그 웃음소리의 음조, 네 손가락 끝으로 내 손가락 끝을 만지던 방식, 수줍어하고, 불행해하고, 서툴거나 위엄 있는 존재가 되던 방식, 네가 사랑하던 방식, 사랑하던, 나는 이 목록을 끝맺지 못할 것이다…… 내가 아는 것들을 모을 수 있는 장소는 오직 글쓰기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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