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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56409399
· 쪽수 : 368쪽
· 출판일 : 2012-08-25
책 소개
목차
책을 내면서
제1부
아버지(父親) | 베이다오(北島) 김윤진 역
대사막의 혼백(大漠魂) | 차이이화이(蔡益懷) 박재우 역
중년은 오후의 차다(中年是下午茶) | 둥차오(董橋) 김윤진 역
거울상의 대리만족(鏡像之魅) | 거량(葛亮) 김윤진 역
- 메이드 인 홍콩의 ‘올드 상하이’ 영화
고향의 용수나무(故鄕的榕樹) | 황허량(河浪) 박재우 역
진융에 대한 세 가지 이야기(說話金庸) | 뤄푸(羅浮) 김윤진 역
홍콩의 추억 세 가지(三個香港) | 리쾅(李匡) 김윤진 역
예링펑을 추억하며(記葉靈鳳) | 류이창(劉以) 박재우 역
양서 읽기(讀好書) | 류이창(劉以) 박재우 역
구랑위의 마지막 신사(鼓浪嶼的最後紳士) | 수페이(舒非) 김윤진 역
고도의 유적지(故都點滴) | 수샹청(舒巷城) 박재우 역
이별 이야기(離的故事) | 타오란(陶然) 박재우 역
카이탁 공항의 마지막(絶響) | 타오란(陶然) 박재우 역
제2부
홍콩 이야기(香港故事) | 샤오쓰(小思) 박재우 역
교하고성(交河) | 시시(西西) 박재우 역
눈부시게 새빨간 부겐빌레아(那一身燦爛的紅) | 옌훠(彦火) 박재우 역
사람 죽이는 봄날(要命的春天) | 옌훠(彦火) 박재우 역
천 일 동안의 이야기(一千零一夜) | 예후이(葉輝) 박재우 역
봄비(春雨) | 예후이(葉輝) 박재우 역
아름다운 봄 삼월에 양저우에 내려가 | 예링펑(葉靈鳳) 박재우 역
(煙花三月下揚州)
거꾸로 달리는 기차(逆行的火車) | 예쓰(也斯) 김윤진 역
- 상투를 벗어난 이창동(李滄東)의 영화
소설의 예술(小說的藝術) | 예쓰(也斯) 박재우 역
내 가상의 적 네 명(我的四個假想敵) | 위광중(余光中) 김윤진 역
개와의 인연(狗緣) | 중링(鐘玲) 박재우 역
미식 생활(美味人生) | 저우미미(周蜜蜜) 박재우 역
수이웨이 마을에서의 아침식사(早餐, 在水圍村) | 황웨이량(維樑) 박재우
대형서점이 없는데 어디서 책향내가 날까(沒有書城, 來書香?) | 황웨이량(維樑) 박재우
어린 시절의 연인에게 보내는 편지 | 한산비(寒山碧) 박재우 역
(寄給童年時代的戀人)
해제 | 어두운 이면의 소통과 트라우마의 치유를 위해
저자소개
책속에서
사텐(沙田)의 디이청(第一城) 아파트 구역과 비타오화위앤(碧桃花園) 아파트 구역이 마주보고 있는 청먼(城門)의 강변공원에는 불꽃같이 붉은 부겐빌레아가 한 무리 활짝 피어 있었다. 나는 매일 아침 조깅을 하였다. 리위앤(瀝源) 공원에서 출발하여 자동차가 다니는 청먼강 다리를 가로질러 맞은편 강변에 이를 때까지 뛰었다. 뛰면서 눈길에 닿는 것은 모두 온몸에 타오르는 불덩어리를 걸치고 있는 것 같은 새빨간 부겐빌레아였다. 더욱이 몽롱하게 떨어지는 봄비 때문에 부겐빌레아는 더욱 아름답고 우아하게 보였다. 부겐빌레아는 마치 진홍색 원피스를 입은 스페인 여인 같았고 활활 타오르는 불덩어리가 바람을 따라 춤추는 것 같았다. 부겐빌레아는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했고 기분을 고조시켰다.
부겐빌레아는 마치 용기 있게 사랑할 줄 알고, 동시에 과감하게 증오할 줄 아는 여인 같다. 제멋대로이며 온몸에서 원시적인 기운을 뿜어낸다. 부겐빌레아는 생기 넘치는 시대를 노래하는 한 편의 시이며 그 시의 행간에는 시대의 격동과 광풍 같은 아름다운 전설이 출렁거리고 있다. 부겐빌레아는 “담장을 넘는 붉은 살구나무”처럼 한 뙈기 땅에 감금당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고 울타리를 벗어나 높은 담장을 뛰어넘어 한들거리는 자신의 자태를 인간세상에 드러내려 하는 것 같다. 부겐빌레아, 그녀는 분명 나쁜 여자는 아니고, 단지 용감하게 세상으로 뛰쳐나오려는 로라일 뿐이다.
부겐빌레아의 향기로운 흔적은 곳곳에 있다. 중국 푸젠 사람들이 저우푸(州府)라고 부르는 필리핀의 한 산 정상에는 중국인의 외딴 널판지 집 혹은 필리핀 사람의 높이 엮어 세운 집들이 있는데, 이곳에는 모두 부겐빌레아가 한두 그루 심어져 있다. 부겐빌레아는 중국인 집이든 가난한 사람의 집이든 상관하지 않고 번화하게, 찬란하게 피어난다.
- '눈부시게 새빨간 부겐빌레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