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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 ISBN : 9788957077771
· 쪽수 : 408쪽
책 소개
목차
[2011년]
말이 태어나는 곳
클라이스트 『칠레의 지진』을 추천한다
몰라도 괜찮아
연애의 시작
본디 철학이란 무엇입니까?
소설을 쓰는 것은 그 누구도 아닌 누군가가 되는 모험이다
변혁을 향해, 이 치열한 무력을
파울 첼란을 읽어보자
「우리의 제정신을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을 가르쳐달라」를 요약한 기본 주기 21개
아무것도 끝나지 않아, 왜냐면 열받았거든
[2012년]
후루이 요시키치, 재난 이후의 영원
40년의 시행과 사고
“모르겠다”는 말을 이처럼 정면에서 듣기는 처음입니다
희망 없는 희망으로서의 소설을 위해
지은이의 말
대담자와 좌담자 소개
옮긴이의 말
추천의 말
리뷰
책속에서
우선 5천 년 전에 언어가 하나의 시각적 존재로 주어졌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이 때문에 일종의 ‘회화로서의 언어 예술 작품’이 가능해지죠. 서예, 즉 캘리그래피 말입니다. 근대 이전까지 이 분야가 가장 꽃핀 곳은 중화와 아랍입니다. 두 제국 모두 장대한 시詩의 문화를 갖고 있죠.
어쨌든 여기서는 ‘읽어라’라는 절대적인 명령이 내려지면서 하나의 세계가 현실에 출현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읽어라’라고 쓰여 있기는 하지만 조심스레 확인해가면서 읽어보면 이 신의 말은 이미지나 문자로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말하지 말라’고 쓰여 있으니 음성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즉 언어의 구성 요소로 꼽히는 이미지, 의미, 음성이 전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절대적인 이물질로서의 언어가 주어졌다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의 안정된 언어관 안에 존재하는 쉽게 읽고 쓰고 말할 수 있는 언어가 아니라 지금 바로 아사부키 씨가 말씀하신, 이미지와 의미와 음성이 항상 결합되었다가 분리되는 거대한 운동성과 같은 언어가 말입니다.
여러분, 철학을 공부하십시오. 하지만 창작 활동에서는 자신이 쌓아온 지식을 한순간 불꽃 속에 태워버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때 아까워하면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의 고생은 뭐였지?’라는 생각조차 나지 않게, 완전히 잊을 정도로 그것을 제로로 해버려야 합니다. 지식은 은행의 예금 계좌가 아닙니다. 몇 백 포인트 쌓았으니까 더 뛰어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얼마나 성대하게 불태우느냐?’가 문제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