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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 ISBN : 9791186561768
· 쪽수 : 424쪽
책 소개
목차
i. 2018
비탈진 도시, 도쿄 11
휴가와 뜻밖의 일 14
외지인이 만드는 지역 예술 17
가상 화폐와 게임 21
시간제한 없는 토크쇼 24
리조트와 편안함 27
선택지는 무한하다 30
반려동물과 가족 33
아마존과 편의점 36
천재를 홀로 두지 않기 39
대지진과 무기력함 42
애프터 토크는 왜 하는 것일까? 45
철학자와 비평가 48
미나마타병과 박물관 51
익명과 책임과 나이 55
육아와 반복 가능성 58
연기와 인조인간 61
연휴의 혐오 택시 64
소크라테스와 포퓰리즘 67
권력형 괴롭힘과 사회 변화 70
미술과 머니 게임 73
역사와 정체성 77
체르노빌과 관광객 81
사실과 가치 84
어려움과 번거로움 87
ii. 2008-2010
무심코 생각하기 1 전체성에 대하여 (1) 93
무심코 생각하기 2 전체성에 대하여 (2) 103
무심코 생각하기 3 공공성에 대하여 (1) 114
무심코 생각하기 4 공공성에 대하여 (2) 124
무심코 생각하기 5 전체성에 대하여 (3) 136
무심코 생각하기 6 현실감에 대하여 148
무심코 생각하기 7 오락성에 대하여 (1) 160
무심코 생각하기 8 오락성에 대하여 (2) 171
무심코 생각하기 9 루소에 대하여 (1) 183
무심코 생각하기 10 루소에 대하여 (2) 194
무심코 생각하기 11 루소에 대하여 (3) 205
무심코 생각하기 12 아시모프에 대하여 217
무심코 생각하기 13 글쓰기에 대하여 229
무심코 생각하기 14 동물화에 대하여 (1) 240
무심코 생각하기 15 글쓰기에 대하여 (2) 252
무심코 생각하기 16 재정비 264
무심코 생각하기 17 ‘아침까지 생방송’에 대하여 276
무심코 생각하기 18 트위터에 대하여 287
무심코 생각하기 19 두 번째 작품에 대하여 298
무심코 생각하기 20 고유명에 대하여 310
iii. 2010-2018
현실은 왜 하나일까 325
오시마 유미코와의 세 만남 331
소수파로 산다는 것 337
일기, 2011년 341
후쿠시마 제1 원전 ‘관광’기 348
대지진은 수많은 코로를 낳았다 372
일기, 2017년 378
악과 기념비의 문제 384
겐론과 외할아버지 394
후기 405
옮긴이의 글 412
연재 목록 420
리뷰
책속에서
평소에 우리는 여행하며 가급적 경로를 최소화하려고 한다. 가능한 한 빨리, 스트레스 없이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을 좋다고 여긴다. 이는 신체적 여행에 한정되지 않는다. 과거에 우리는 무언가를 알고 싶으면 다른 사람에게 묻거나 도서관을 찾아갔다. 지금은 스마트폰에 키워드를 입력하기만 하면 원하는 정보가 한순간에 뜬다. 검색 기술을 지탱하는 것도 경로 최소화를 지향하는 가치관이다. 하지만 이것이 옳은 가치관일까? 현대인은 바쁘다. 그러다 보니 경로의 최소화를 당연시한다. 리조트로 향하는 마음과 인터넷이 편리하다고 여기는 마음은 경로의 최소화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통한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인생으로부터 어떤 풍요로움을 앗아가는 것이다. 그것이 휴가라면 더더욱 그렇다. 휴가는 본래 효율성과 거리를 두고 뜻밖의 일(의도하지 않은 사고나 만남)을 즐기기 위한 시간이 아닐까?
- ‘휴가와 뜻밖의 일’ 중에서
나는 약간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가상 화폐는 주식을 운용하는 것과는 상당히 다른 경험이다. 지금 눈앞에 펼쳐지는 가상 화폐 버블 상황에 경제 지식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숫자가 오르느냐 내리느냐, 이것뿐이다. 거래 방법은 매우 단순하고 결과도 곧바로 알 수 있다. 게다가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다. 푹 빠질 수밖에 없는 게임의 조건을 충족시킨다. 가상 화폐 거래는 투자보다 소셜 네트워크 게임에 가깝다. 게임으로 보아도 가상 화폐 거래는 잘 만들어진 게임이다. 중독성도 있다. 하지만 만약 가상 화폐 시장에 투자할 거라면 놀이를 즐기는 차원 정도로 임하는 게 좋겠다. 가상 화폐 투자는 게임처럼 보이지만 게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잘못 이해했다가는 비극을 초래한다. 나는 사흘 정도 스마트폰에 달라붙어 있다가 20만 6000엔에 무사히 팔고 빠져나와 일상으로 돌아왔다.
- ‘가상 화폐와 게임’ 중에서
소크라테스를 향한 비난을 요약하면 ‘너는 뭔가 믿기지 않아. 듣기 싫은 말을 해. 대중의 분위기에 따르지 않아. 그러니 죽어!’다. 범죄를 저지른 구체적인 증거는 없고 소문에 의한 감정의 폭주만이 존재한다. 현대의 SNS에서 곧잘 벌어지는 집단적인 몰아세우기와 똑같다. 이에 대한 소크라테스의 법정 변론은 극히 논리적인데, 무엇보다 자신이 논리로는 이길 수 없음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 마음 아프다. 그는 사람들이 논리를 선택하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논리’를 선택해 사형을 받아들였다. 플라톤은 이 ‘실패’에서 시작하여 만년에는 장대한 이상국가론을 설파한다. 그 시도의 함의는 2400년이 지난 지금도 전혀 퇴색하지 않았다. 인간은 논리적이지 않다. 대화를 쌓아간다고 해서 정의가 실현되지는 않는다. 모든 정치와 철학은 이를 전제로 시작해야 한다.
- ‘소크라테스와 포퓰리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