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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언론/미디어 > 언론학/미디어론
· ISBN : 9788959064014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16-06-07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 5
제1장 미디어 타임라인 위의 나
나의 삶을 휘감았던 두 소용돌이 · 13 미디어에 대한 1950년대의 기억 · 17 처음으로 재미를 붙였던 영화 · 19 라디오 · 24 라디오와 정치 · 29 4·19 혁명 · 31 라디오 오락 프로그램에 푹 빠졌던 까까머리 시절 · 33 흑백 텔레비전 · 37 첫 전자 미디어 세대? · 40 Fast Forward : 말단 기자 시절 · 42 텔레비전 방송 기술의 전환기 · 46 팀워크로 만드는 텔레비전 방송 뉴스 · 52 유신체제의 종말 · 56 서울의 봄 · 58 한 지붕 네 가족 · 62 다시, 타임라인 위에 서서 · 65
제2장 신문과 나: 어느 아날로그형 인간의 디지털 시대 분투기
내겐 엄청난 축복이었던 ‘메디슨 시절’ · 73 왜 책이나 잡지에 고춧가루가 박혀 있었나? · 77 『선데이서울』을 어떻게 구해서 읽었더라? · 80 ‘가성비’가 크게 떨어지는 신문 스크랩 · 84 수십 종의 신문을 정기 구독하던 시절 · 87 실명비판을 위한 인물 데이터베이스 · 91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의 삶 · 95 나에겐 책도 저널리즘이다 · 100 나만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자 · 103 “치어리더 강준만: 아, 내가 치어리더였다” · 111 속도가 생명인 ‘빨리빨리 사회’에서 성찰은 가능한가? · 113 ‘증오 상업주의’에 대한 비판 · 116 “이정재 사진을 전지현 사진으로 바꾼 이유” · 123 신문의 죽음과 나의 죽음 · 127
제3장 오디오파일의 영화 연구: 주이상스와 문화정치
오디오파일의 탄생 · 133 더스티 스프링필드와 주이상스 · 143 이데올로기에서 감성이론으로 · 153 맥락의 차이: 할리우드와 한국 영화 · 163 디지털 경제와 한국 영화 · 172 감성과 문화정치의 가능성 · 181
제4장 문화연구자의 미디어 운동 분투기
이론과 실천, 그 사이 · 195 대중 탓에 생긴 갈등 · 204 ‘미디어 생산자’를 만나다 · 219 시민들과 판을 벌이다 · 236 미디어 정책 참여 · 245
리뷰
책속에서
반세기 훌쩍 넘는 시간 동안 내가 배우고, 사용하고, 즐긴 미디어들이다. 이 점에서 이들 미디어는 나의 오관(五官)을 확장시켜주고 생활을 편리하게 해준 도구들이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이들 미디어는 마르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가 지적한 것처럼 인간인 나를 테크놀로지가 요구하는 특정한 방식으로 몰아세웠는지 모른다. 나는 이 도구들을 사용하기 위해 복잡한 사용 방법이나 프로그램된 방식을 배워야만 했고, 또 그것이 요구하는 대로 내 사고와 행동양식을 기기에 적응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어느 면에서 나는 이 미디어를 편리하게 사용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 도구들이 요구한 것에 나 자신을 적응시켰고, 그사이 내 존재 양식과 사유 방식은 회복 불가능하게 변해갔는지 모른다. 문자를 모르고 말만 했던 호메로스 시대의 구술 인간이 그랬고 구텐베르크가 찍어낸 책을 읽은 인간도 그렇게 변해갔다. 「이창근: 미디어 타임라인 위의 나」
나의 책 사랑은 신문 사랑에서 비롯된 것 같다. 나는 종이신문이 좋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종이신문은 죽어가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5 언론수용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종이신문 구독률은 14.3퍼센트로, 1996년의 69.3퍼센트에서 55퍼센트포인트나 감소했다. 특히 20대의 종이신문 이용시간은 하루 평균 2.5분(150초)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방법의 차이 때문이겠지만, 이미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2012 한국 미디어 패널조사’에선 가구당 신문 구독률이 10가구에 1가구꼴인 11.6퍼센트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안겨준 바 있다. 종이신문 구독은 계속 하락세를 치닫고 있으니, 이 정도면 ‘신문의 죽음’이란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 신문의 죽음에 맞춰 나 역시 죽어가고 있다. 디지털 속도 전쟁이 거스를 수 없는 문명사적 변화라면 체념하는 건 물론 수긍하고 적응해야겠지만, 이젠 좀 나이가 먹었다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게다가 우리의 삶에 더 많은 하이테크(첨단기술)를 도입하면 할수록, 우리는 더 많은 하이터치(고감성) 균형을 찾게 된다는 존 네이스비트(John Naisbitt)의 주장이 어느 정도 타당하다면, 소규모로나마 아날로그에 대한 복고는 끊임없이 일어나게 되어 있는바, 내 연명 공간도 존재하는 셈이다. 「강준만: 신문과 나」
나는 대학 1~2학년 때 8개월이나 되는 긴 방학 동안 대략 그 반절의 시간을 오디오에 소비했다. 하루 건너 한 번씩 아침에 일어나면 청계천 6가 중고서점거리에 있는 내 단골서점이었던 ‘외국서적’에서 새로운 원서가 나왔는지 확인한 다음 세운상가까지 걸어가 순례하듯 오디오숍 한 군데씩 들러 잡지에서 보았던 앰프며 스피커를 들어보고 만져보고 스펙이나 가격을 물어보면서 마치 당장에라도 가격만 맞으면 살 수 있을 것처럼 주인과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처음엔 제대로 대응하다가 내가 너무 자주 방문하자 가게 주인들도 나를 알아보고 그냥 무시할 정도였다. 결국 주인의 간섭 없이 혼자서 기계를 살펴보고 테스트도 해보기에 이른 것이다. 세운상가에 있는 모든 가게를 훑어보고 나서 마지막으로 발길을 돌린 곳은 당시 최고의 제품들이 진열되어 있는 충무로 오디오 전문점이었다. 「조흡: 오디오파일의 영화 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