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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60901858
· 쪽수 : 208쪽
· 출판일 : 2014-05-09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저녁의, 불 밝힌 여인숙처럼 앞으로 10년도
첫 번째 청춘의 문장 10년이라는 것
산문┃1981년 겨울, 나만의 스트로베리 필드에서
대담┃배웠다고 하기도 뭣하고, 안 배웠다고 하기도 뭣하고
두 번째 청춘의 문장 청춘이라는 것
산문┃스무 살이라면 꿈들! 언제나 꿈들을!
대담┃열망을 열망하고 연애를 연애하고 절망을 절망하던
세 번째 청춘의 문장 우연과 재능과 간절함이라는 것
산문┃내 마음을 풍요롭게 만든 것은 어디까지나
대담┃그러니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열심히 쓰는 일
네 번째 청춘의 문장 직업이라는 것
산문┃왼쪽부터 김연수 씨, 김연수 씨의 부인……
대담┃소설가라는 건 외로운 것이 거의 운명이다, 라는
다섯 번째 청춘의 문장 소설이라는 것
산문┃동무여, 이제 나는 바로 보마
대담┃단언할 수 없는, 단언하지 못하는, 단언하지 못한다는 걸 너무나 잘 아는
여섯 번째 청춘의 문장 불안이라는 것
산문┃아무리 어두워도 개를 발로 차는 사람은 되지 말자
대담┃소설의 불안, 소설의 실패
일곱 번째 청춘의 문장 점점 나아진다는 것
산문┃바람이 분다, 봄날은 간다
대담┃당장 눈앞의 순간, 지금뿐이에요
여덟 번째 청춘의 문장 책을 읽는다는 것
산문┃비로소 형용할 길 없는 위안이 내려올 때까지
대담┃읽을 만한 책, 계속 읽을 만한 책
아홉 번째 청춘의 문장 치유된다는 것
산문┃20억 광년의 고독으로 우리는 서로를
대담┃자신의 인생에 책을 결부시키는 독자들을 위해서
열 번째 청춘의 문장 다시 10년이라는 것
산문┃꽃 지는 시절에 다시 그대를 만나기를
대담┃그때까지는 계속 소설을
발문┃여름의 속셈 김애란(소설가)
리뷰
책속에서
“꿈들! 언제나 꿈들을!”이라고, “사람들은 각자 자신에 맞는 양의 천연적 아편을 자신 속에 소유하고 있는 법. 이 끊임없이 분비되며 새로워지는 아편을”이라고 노래한 사람은 프랑스 시인 보들레르였습니다. 그 아편의 대부분은 스무 살 무렵에 만들어집니다. 더 많이 기뻐하고 더 많이 슬퍼하고 더 많이 갈망하시길. 자신의 인생에 더 많은 꿈들을 요구하시길. 이뤄지든 안 이뤄지든 더 많은 꿈들을 요구했던 그 시절의 기억이 당신들을 살아가게 만든다는 걸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알게 될 테니. 그러니 지금 스무 살이라면, 꿈들! 언제나 꿈들을! 더 많은 꿈들을!
그런데 그때 괴롭고 힘들고 고민스러웠던 일들은 정말 흔적도 없이 사라졌어요. 물론 뭐가 힘들고 고통스러웠는지는 기억나지만, 고통이라는 건 실제적인 아픔이지 머릿속 기억이 아니잖아요. 그래서인지 되살아나는 감각들은 모두 좋았던 것들뿐이에요. 감각적으로 우리는 고통에 훨씬 더 쉽게 몰입하는 경향이 있지만, 당시에는 세상 전부인 것처럼 나를 괴롭히던 그 고통은 하루만 지나도 사라지는 경우가 많죠. 온몸과 마음을 다 바쳐 즐긴 것들은 평생을 가니까, 가능하면 그런 일을 더 많이 해야죠.
그래서 소설을 쓰는 일은 일종의 체념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나는 내 눈으로 그 일들을 바라보고자 했는데, 그러면 그럴수록 모든 게 불확실해진다. 몰두하면 몰두할수록 세계는 흐릿해진다. 여러 번 겪은 일이다. 이제 나는 그 흐릿함을 온전히 받아들인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대부분의 일들은 그처럼 흐릿하다는 걸 알게 됐으니까. 결국 잘 죽고 싶은 욕망, 그러니까 잘 살고 싶은 욕망, 모든 것을 내 눈으로 바로 보려는 욕망은 이룰 수 없는 꿈이라는 걸 알게 됐으니까. 하지만 이렇게 말하는 순간에도 나는 여전히 내 안에 많은 것들이 들어와 있다는 걸 안다. 내게 소설이란 그것들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는, 지극히 사소한 일이다. 그 사소한 일로 인해 나는 때로 행복하고 자주 좌절하고 늘 불안할 것이다. 삶을 살아가는 당신이 때로 행복하고 자주 좌절하고 늘 불안하듯이. 그럴 때 나는 사람에 가장 가까워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