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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기초과학/교양과학
· ISBN : 9788962620658
· 쪽수 : 208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1부 세월호 참사와 가습기살균제 참사
1장 왜 세월호 참사에서 해경은 적극적으로 구조하지 않았을까 _구재령
2장 대규모 재난 통신 네트워크는 어떻게 실패했는가 _장신혜
3장 덜 알려진 재난 _박진영
2부 재난 성찰하기
4장 실패로부터 배우기 _박상은
5장 재난 보고서, 이렇게 쓰면 되는 걸까 _전치형
3부 미세먼지와 팬데믹
6장 미세먼지 재난, 법정에 서다 _김주희
7장 재난 소통을 통해 본 코로나19 팬데믹 _장하원
8장 익숙함에 기대어 새로운 재난을 극복하기 _황정하
보론
9장 한국의 기술 재난과 음모론 _홍성욱
저자소개
책속에서
인간만 떼어놓고 보면 해경의 대처가 전혀 납득되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과 비인간을 세계와 상호 작용하는 하나의 집합체로 간주하고 이로부터 인지와 행동이 발생한다고 생각하면 조금은 실마리가 잡힐지 모른다. 손에 총을 쥔 사람과 손에 칼을 쥔 사람은 상이한 존재다. (중략) 마찬가지로 밧줄을 쥔 구조대원은 망치를 든 구조대원과 다르며, 100톤급 함정을 타고 있는 대원은 고무보트를 타고 있는 대원과 다를 수밖에 없다. 이들은 각자 독특하게 사고 현장을 이해하고 전략을 세우며 특정 가능성이나 위험을 선택적으로 인식하고 때로는 왜곡한다. 익수자 구조라는 특수한 목적을 위해 갑판 위를 재배치하고 장비를 제작했던 123정은, 세월호 현장에서 맞닥뜨린 상황을 매우 편협하게 해석했고, 선내에 진입해 승객을 빼내 오거나 퇴선 방송을 송출하는 융통성을 발휘하지 못했다
■1장
현장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구조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통신에 기대어 구조를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수많은 지시-보고를 위한 통신 중 어떤 교신도 세월호 승객들을 구조하는 데 도움이 되지 못했다. 큰 재난 상황에서 구조 세력을 출동시키고 모니터링하는 주체도 여럿이기 때문에 현장에 출동하지 않은 간부 중 한 사람이 책임을 지고 컨트롤타워를 맡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휘부의 역할은 현장 지휘자에게 지시를 내리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구조 활동을 도울 수 있도록 구조 인력을 원활하게 배치하는 것이다. 통신 기술은 현장 세력들 사이의 소통을 원활하게 도울 수 있도록 정착되어야 한다. 일상 시의 통신 규약 속 상하 조직의 틀에서 벗어나, 현장의 판단을 존중하며 구조 활동을 도울 수 있는 새로운 규약과 체계를 고민해야 한다.
■2장
CMIT/MIT 사례는 재난 해결의 종착지가 법정이기만 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보여준다. 법정은 다른 민형사 사건을 다루어 오면서 축적된 판단 기준과 법리를 바탕으로 판결한다. 그러나 많은 재난이 단일한 원인과 결과로는 설명되지 않는 복잡성을 가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재난을 해결하는 과정과 과학기술적 규명 과정의 속도에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재난을 이해하고 예방하기 위해 확실한 인과관계의 확인과 입증, 명쾌한 과학기술적 설명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겠지만, 이것이 담보되어야만 꼭 재난의 책임이나 해결을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하는 재난 상황에서 어떤 부분은 절대 끝을 맺을 수 없으며 계속되어야만 한다. 가습기살균제 피해 사례에서 과학 연구와 조사가 그것이다.
■3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