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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도서] 우리의 상처가 미래를 바꿀 수 있을까](/img_thumb2/9788962625844.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62625844
· 쪽수 : 324쪽
· 출판일 : 2023-12-10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 우리의 상처는 미래를 바꾸고 있는가
1장 감염보다 추방이 두려운 사람들
: 코로나19와 이주민
2장 스스로 살아남아야만 했다
: 코로나19와 장애인
3장 밀려난 사람들, 떠넘겨진 위험
: 코로나19와 노동
4장 보이지 않는 아이들의 박탈당한 시간
: 코로나19와 아동
5장 돌봄의 최전선에 선 사람들
: 코로나19와 여성
나가며
: 코로나19와 기억의 경쟁
주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부터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글을 맡기고 따로따로 수정할 뿐인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필자들은 2022년 여름부터 매주 정해진 시간에 함께 모여 책을 쓰기 위한 공부를 하며 자신이 담당한 부분에서 찾은 내용과 고민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고, 글쓰기의 과정도 함께 했다. (…) 또 하나는 한국 사회라는 공통의 지반이었다. 이 책에서 다루는 다섯 집단은 같은 시기 한국 사회를 살아낸 이들이었다. 팬데믹 시기 이주민이 겪은 고통을 이해하기 위한 공부는 장애나 여성 분야 공부에도 밑거름이 되었다. 여섯 연구자가 각자 공부하고 활동하면서 구축한 세계를 서로 내보이고 나누며, 홀로 공부하고 글을 쓸 때는 얻을 수 없는 통찰이 생겨나리라 믿었다.
_들어가며
국가가 국민이 아닌 이주민의 권리를 어디까지 보장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권리 보장의 근거가 국가에 대한 기여라고 한다면 이주민을 배제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 이주민도 한국 사회에서 경제 활동을 하는 생산과 소비의 주체이자, 이를 통해 세금을 납부하고 사회보험의 기여금을 분담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대한민국의 헌법이 국가에 국민의 권리만을 보장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국제법과 조약이 규정하고 있는 인간의 기본권을 국가의 관할권 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에게도 보장해야 한다는 것 역시 헌법의 조항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이주민이 아무리 애를 써도 닿을 수 없는 학력, 연령, 소득 등을 귀화의 조건으로 내걸어 국민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막고 있다 한들, 국가가 제공해야 할 비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권리 보장 의무를 부정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그 권리가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시기에 모두의 공생을 위해 필수적인 건강과 안전에 대한 권리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_감염보다 추방이 두려운 사람들
코로나19가 장애인에게 더 가혹했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차례 관련 연구 및 보고서를 통해 지적된 바 있다. 비장애인의 입장에서 목발을 짚거나 휠체어를 타는 등 보조 기기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왜 코로나19에 더욱 취약한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언뜻 생각하기에 보청기를 사용한다는 이유만으로 코로나19에 더 취약할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애인이 겪는 신체적 어려움은 비단 눈에 보이는 불편함에 국한되지 않는다. 장애인들은 신체 기능의 저하로 인해 여러 합병증을 겪을 위험이 있고, 낮은 면역력으로 인해 감염에 취약하기도 하며, 허약한 기초 체력으로 인해 회복의 어려움을 직면하기도 한다. (…) 겉보기에 보조기기를 사용하여 걷는 이들의 장애는 코로나19와 무관한 것 같지만, 국소 부위에서 비롯되는 신체 장애일지라도 몸 전체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이들의 건강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_스스로 살아남아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