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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교육학 > 교육에세이
· ISBN : 9788968801778
· 쪽수 : 277쪽
· 출판일 : 2023-05-15
책 소개
목차
추천의 글
이 책의 집필에 참여한 사람들
프롤로그
학교에 존재하지 않던 사람들, 그러나 학교에 필요한 사람들
너의 삶은 꼭 누군가와 닮지 않아도 된다고 | 이윤승
자퇴한 학생, 교사로 돌아오다
교무실의 이방인 | 김헌용
나를 교사로 키운 것은 시각장애였다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으니까 | 선영
각자의 소수성이 우리의 보편성이 되길
나는 서른 살의 ADHD | 애리
그때의 나에게 필요했던 돌봄을 지금 그에게
우리의 존재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 때 | 유랑(유아름)
레즈비언의 퀴어한 대안교육 도전기
당신이 응원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 조원배
잘 듣지 못하지만, 마음에 귀 기울입니다
학교가 차별이 아닌 존엄을 가르치는 공간이 될 수 있다면 | 함께 걷는 바람
학생에게, 동료에게, 가족에게 나눈 나의 커밍아웃 이야기
피해자이자 가해자로서 ‘복수’를 도모하다 | 진냥(이희진)
학교도, 교사도 아직 용서하지 못한 교사
경로 이탈의 삶이 배움이 될 수 있을까 | 김은지
대학 밖에서 모색한 자립의 경험을 나누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만약 열여덟 살의 이윤승에게 지금의 통제와 규칙들, 폭력을 참으라고만 하지 않고 도움을 주려는 교사가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스무 살의 이윤승은 학교를 졸업하고 시를 쓰거나 영화를 배우러 대학에 가지 않았을까. 자퇴해서 좋았던 것들을 자퇴하기 전에 느낄 수 있었다면, 학교가 그런 곳이라면, 학교에 나를 위한 교사들이 있었다면. 온갖 생각이 매일 매일 반복되었다. 나도 졸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며 학교로 돌아가고 싶어졌다. 학생으로가 아닌 교사로 돌아갈 생각을 했다. 열일곱의 이윤승과 열여덟의 이윤승이 원하는 그런 교사가 되고 싶었다.
- 이윤승, <너의 삶은 꼭 누군가와 닮지 않아도 된다고>
작년 말, 어느 수업 중 올해를 마무리하면서 감사 편지를 쓰는 시간이 있었는지 한 학생이 편지를 써 주었다. 수업을 마치고 자리에 오니 이름도 없는 편지가 있었다. 그는 편지에 고맙다고 썼다. 자신의 꿈을 말하면 비웃을 것 같아서 아무에게도 말 못 하고 이런 꿈을 가져도 되나 고민했는데 내 이야기들을 들으며 마음이 편해졌다고 한다. 웃긴 사람이 해 주는 웃기는 이야기 같았는데 그 안에 나의 실패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서 좋았다고.
‘나처럼 하면 돼’, ‘너도 할 수 있어’라는 말을 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대부분의 학생은 내가 웃으며 던지는 자퇴하라는 이야기에 웃기만 하고 자퇴하지 않는다. 웃긴 선생의 웃기는 이야기일 뿐이다. 하지만 조금 마음에 남았으면 좋겠다. 다양한 삶이 가능하고 자신의 삶이 누군가의 삶과 꼭 닮을 필요가 없다는 것. 그리고 선택하고 또 선택하다 보면 어디서 왔는지는 몰라도 어딘가로 다가가고 있다는 것.
- 이윤승, <너의 삶은 꼭 누군가와 닮지 않아도 된다고>
가끔은 장애와 화해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순간이 찾아오곤 하는데 아이들이 내 눈이 괜찮다고 말해 준 날이 바로 그날이었다. 홍채 렌즈로부터 해방됐다는 것은 내가 나의 장애를 더욱 받아들이게 되었음을 의미했다. 내 안에 남아 있던 마지막 편견의 조각을 찾아낼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아이들 덕이었다. 그날 아이들의 환대에는 오랫동안 내게 걸려 있던 봉인을 푸는 마법 같은 힘이 있었다. 그 마법의 주문은 나를 남들의 시선 안에 가두는 대신 홍채 렌즈를 렌즈 통에 가두어 버렸다. 마치 요술 램프에 지니를 가두어 버리듯.
- 김헌용, <교무실의 이방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