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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교육학 > 교육 일반
· ISBN : 9788968801891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24-11-28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글 6
2023년, 생활지도를 둘러싼 이상한 논쟁 16
생활지도란 무엇인가 40
휴대전화, 만악의 근원일까 62
학생 분리, 정상성으로 경계 짓기 84
장애 학생에게 생활지도 고시란 110
젠더·섹슈얼리티 사례로 보는,
다양성을 거부하게 하는 생활지도 135
생활지도 고시가 학교에 가져오는 딜레마 156
민주적인 규칙과 학생인권이 필요하다 206
저자 소개 229
책속에서
우리는 자유롭게 생활지도 고시와 그 해설서에 맺힌 한을 적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많은 참여자들이 우리가 나눈 분노와 무력감뿐만 아니라 생활지도 고시의 허황된 약속, 현장과 관련된 질문들, 혼란들을 나누어 주었다. “분리의 결과는? 그럼 이제 교실에는 누가 남을까요?”, “특수교육대상자 학부모들을 늘 수업에 방해되는 존재로만 여기는 사람들이 소수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 고시대로 가면 곧 특수교육대상자들은 모두 ‘가정학습’ 할 날이 머지않은 것 같아요”와 같은 소중한 의견들이 오갔다.
학생과 교사의 위계를 유지하기를 바라는 교사 집단은 학생인권은 등진 채 자신들이 더 큰 피해자이자 약자라고 호소하며 교권 강화를 위한 제도 개정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야기되는 ‘교권’이란 매우 한정적인 것이었다. 교사의 정치적 기본권이나 학교장, 교육 당국으로부터의 부당한 간섭을 막기 위한 권리는 그런 교권 안에는 없었다. 학생 생활지도 상황에서 쓸 수 있는 권한과 권력, 학생과 양육자로부터의 민원을 막아 낼 권한, 아동학대 가해자로 지목되지 않을 방어권이 교권이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이다. 교사의 생활지도의 의미와 범위를 정의하고, 가능한 방식을 규정했는데, 이미 예전부터 해 오던 인권 침해에 가까운 지도 방식들을 허용하는 내용도 담긴 고시였다.
징계 기준표와 벌점 규정을 보면 ‘교사의 정당한 지도에 불응한 학생’이 첫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사실 이 조항만 가지고도 다른 규정이 필요 없이 학생의 모든 행위를 징계할 수 있다. 학교 내의 형법이라고 할 수 있는 학생 징계 기준이 어떤 교사를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학교의 잠재적 교육과정은 ‘눈치 교육과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