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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초등 전학년 > 동화/명작/고전
· ISBN : 9788992525671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09-10-27
책 소개
목차
글을 열며
옛글을 펼치고 오늘을 바라보며
팔려 간 신부
곱디고운 작약 진흙에 지고
지나가는 개에게 물린 꿩
시집가던 날
길고 무서운 밤
차라리 머리를 깎을래요
내 아내를 내놓으시오
머리카락 한 움큼, 치마저고리 한 벌
호랑이 같은 원님도 사내 편
이제는 청산도 너무 멀어
방주의 노래
방주, 우리 꼬마 방주
빨래터에서 만난 사람
새벽에 까치가 울더니
만물은 본래 고르고 가지런하다
장 파총 이야기
고기 잡는 백성이 전복만도 못한가?
사람도 생명, 물고기도 생명
글을 맺으며
끝나지 않은 이야기
해설
여성과 평등을 고민한 새로운 문학
송재소.성균관대 한문학과 명예교수
리뷰
책속에서
“아무리 잘난 사람이라도 흠은 하나씩 있게 마련이지. 그렇지 않은가. 이 사람도 딱 한 가지, 눈 하나가 좀 짜그라진 듯 보이는 게 흠이라면 흠이지만 얼굴은 한창 젊은이답다지. 나야 이제 너무 늙고 여기저기 아프지 않은 데가 없어서 여생을 걱정해야 하고 우리 식구들이 먹고살 방법도 막막한 판 아닌가. 이런 사위 하나 얻기만 하면 다행히 늙어 죽도록 고생이 없겠지. 당신과 나 우리 두 늙은이가 봉양을 받으며 편안하게 살 수 있을 테니 얼마나 든든한가. 어허, 그렇게만 된다면 태산에라도 기댄 셈이지. 여러 말 할 것도 없는 노릇이다. 자, 어서 준비하자!” 혼인은 이렇게 결정되고 말았다. ― 〈팔려 간 신부〉에서
“얼마 전에 젊은 새댁이 우리 암자에 혼자 왔어요. 방장 스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인사를 드리고는 울기 시작했지요. 딱한 사정을 들어달라면서요.” 여인은 절에 찾아와서는 이렇게 말하며 자신을 받아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저는 아주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답니다. 그래서 어린 나이에 일찍 시집갔는데 시집간 지 얼마 되지도 않아 그만 신랑이 죽어 버렸지 뭐예요. 그 충격 때문에 홀로 계시던 시어머니마저 돌아가셨지요. 제게는 친정 부모님도 없으니 제가 어디로 가겠어요. 그러니까 부디 이 절에서 스님이 되어 살 수 있도록 허락해 주세요.” 그러더니 제 손으로 칼집의 칼을 뽑아서 머리카락을 싹둑 잘라 냈다는 것이었다.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옆에서 보고 있던 비구니도 말리지 못했다고 했다. “워낙 사연이 딱한 데다 스스로 머리카락을 잘라 낼 만큼 굳은 결심을 보였으니 방장 스님도 더 이상 말리지 못했지요.”
― 〈팔려 간 신부〉에서
아버지는 일을 할 때나 일이 없을 때나 항상 입만 열면 ‘우리 방주, 우리 방주’ 하면서 방주를 예뻐했다. 방주도 함박웃음을 지으며 늘 아버지를 따라다녔다. 방주는 다른 아이들보다 훨씬 똘똘해서, 세 살 때 벌써 말하는 목소리가 또렷했다. 네 살 때는 요리조리 방향도 가늠할 줄 알았고 셈도 할 줄 알았다. 다섯 살 때는 동네 또래들과 나루터 어귀에서 풀을 뜯고 놀았다. 멀리서 보이는, 푸른 풀밭 위에 어린애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은 한없이 평화로워 보였다. ― 〈방주의 노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