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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60071528
· 쪽수 : 316쪽
· 출판일 : 2017-06-12
책 소개
목차
으스름달밤
6월의 신부
밤의 매미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그녀의 독창은 네 번째에 들을 수 있었다.
물 건너 또 물 건너
꽃을 보고 또 보고,
봄바람 부는 강둑길
어느덧 임 집에.
눈앞에 하나의 세계가 무한하게 펼쳐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낭랑하게 노래하는 쇼코의 얼굴은 숨이 멎을 만큼 빛나 보였다.
어머니가 만든 봄의 보타모찌, 가을의 오하기(보타모찌와 같은 떡으로 계절에 따라 이름을 다르게 부름), 여름의 장어(동네 민물고기 가게에서 사 와 집에서 만든 양념을 발라 굽는다), 그리고 겨울의 다테마키(다진 생선을 넣어 두툼하게 부친 계란말이)는 누가 뭐래도 일품이다.
초등학생 때부터 이 맛은 기필코 전수받겠다고 작정했다. 내 아이가 “엄마가 만든 음식이 최고야”라고 말하는 장면을 상상했던 것이다. 하지만 타인의 눈에는 신기하게도 꼼꼼해 보일지 몰라도 실은 허술하기 짝이 없는 성격인지라 그 어린 날의 계획도 계획인 채로 남아 있다.
“장마는 영어로 뭐라고 하나요?”
중학생 때 용무가 있어 교무실에 갔다가 겸사겸사 그렇게 질문한 적이 있다. 물론 진지하게. 6월이었고, 상대는 당연히 영어 선생님이었다.
둥근 얼굴에 늘 싱글벙글했던 그 선생님은 씽긋 웃으며 대답했다.
“플럼 레인(plum rain, 풀이하면 ‘매실 비’. 일본어로 장마는 매실 매(梅)와 비 우(雨)를 써서 梅雨라고 한다).”
이른바 ‘아저씨 개그’다.
무슨 뜻인지도 모른 채 “아아” 하는 나에게 선생님은 “그쪽에는 딱히 장마가 없단다”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이렇게 되물었다.
“그럼 6월은 뭐라고 하지?”
“준(June).”
“준 브라이드(June bride)라는 말은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