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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 선집

다자이 오사무 선집

다자이 오사무 (지은이), 김유동 (옮긴이)
서커스(서커스출판상회)
2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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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 선집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다자이 오사무 선집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전 일본소설
· ISBN : 9791187295624
· 쪽수 : 696쪽
· 출판일 : 2022-03-15

책 소개

지금 현재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들이 꼽은 다자이 오사무 최고의 명단편들과 함께 일본 비평계에서 예술적으로 가장 완성되고 원숙한 시절의 작품들로 평가받는 대표적인 단편들을 더해 한 권으로 읽을 수 있는 다자이 오사무 앤솔러지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목차

등롱
만원
우바스테
부악백경
황금 풍경
게으름의 가루타
여학생
추풍기
사랑과 미에 대해서
신록의 말
개 이야기
피부와 마음
속천사
직소
달려라 멜로스
고전풍
여치
청빈담
누구
수치
신랑
리츠코와 사다코
기다림
눈 오는 밤 이야기
죽청
친밀한 우정의 교환
메리 크리스마스
토카톤톤
비용의 아내
어머니
남녀동권
아버지
범인
향응 부인
철새
앵두
오상
가정의 행복

다자이 오사무 연보

저자소개

다자이 오사무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09년 일본 아오모리현 쓰가루군의 대지주 집안에서 11남매 중 열째로 태어났다. 본명은 쓰시마 슈지. 아버지는 명망 있는 정치가였다. 1930년 도쿄 제국 대학 불문과에 입학했다. 같은 해 긴자의 카페 여급과 동반 자살을 시도했으나 미수에 그치고 본인만 살아남았다. 좌익 활동에 가담하기도 했으나 경찰에 체포된 뒤 청산하고, 1933년 다자이 오사무라는 필명을 사용한 첫 작품인 「열차」를 발표했다. 1935년 「역행」으로 제1회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올랐으며, 1936년 첫 소설집 『만년』을 출간했다. 젊은 시절 여러 번의 자살 시도와 약물 중독으로 자기 파괴적인 생활을 했으나, 결혼 후 조금씩 안정을 찾으며 「여학생」(1939), 「후지산 백경」(1939), 「달려라 메로스」(1940) 등 그의 명성을 확립해 준 작품들을 발표했다. 1947년 발표한 『사양』은 당시 <사양족>이라는 유행어를 낳을 만큼 큰 사랑을 받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러나 1948년, 다자이는 자신의 생애를 돌아보며 쓴 소설 『인간 실격』을 완성한 뒤 애인 야마자키 도미에와 함께 다마가와 수로에 뛰어들었다. 서른아홉 살 생일의 이른 아침, 그는 동반자와 함께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다자이 오사무는 파괴적이고 퇴폐적인 감수성으로 일본 데카당스 문학의 대표 작가로 불리며 전후 일본 젊은이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그는 사회에서 낙오하고 지쳐 버린 사람들의 대변자로서 일본 현대 문학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가 중 하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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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동 (옮긴이)    정보 더보기
1936년생. 연세대학교 의예과를 수료했다. 한글학회, 잡지사 등을 거쳐 경향신문 부국장과 문화일보 편집위원을 지냈다. 저서로 『편집자도 헷갈리는 우리말』이 있고, 옮긴 책으로 『다자이 오사무 선집』 『메이지라는 시대』『사카구치 안고 선집』 『마태 수난곡』 『모차르트의 편지』 『고전과의 대화』 『유희』 『주신구라』 『잃어버린 도시』 『빈 필-음과 향의 비밀』 『투명인간의 고백』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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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아줌마! 내일은 날씨가 좋겠네요.”
내가 생각하기에도 깜짝 놀랄 정도로 드높고, 환성에 가까운 목소리였다. 아줌마는 비질을 멈추고서, 얼굴을 들고, 이상하다는 듯이 눈썹을 찡그리면서,
“내일 무슨 일이 있으세요?”
그 소리를 듣자, 나는 난처해졌다.
“아무것도요.”
아주머니는 웃기 시작했다.
“쓸쓸해지신 거로군요. 산에라도 올라가지 그러세요.”
“산은, 올라가보았자, 금방 또 내려와야 하지 않아요? 시시하게. 어느 산에 올라가보아도 후지산이 보일 뿐, 그걸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워지거든요.”
내 말이 이상했던지, 아줌마는 그저 애매하게 끄덕거리고 나서, 다시 낙엽을 쓸었다.


요는 게으른 것이다. 노상 이런 꼬락서니인지라, 나는 도저히 가망이 없는 인간이다. 이렇게 단정해버리기는, 나로서도 쓰라린 일이지만, 이제는 더 이상 나를 내버려두어서는 안 된다. 괴롭다느니, 고매하다느니, 순결하다느니, 순진하다느니, 그따위 소리는 듣고 싶지도 않다. 써라. 만담이든, 촌평이든 말이다. 쓰지 않는 것은 예외 없이 게으름 때문이다. 어리석은, 어리석은 맹신이다. 사람은 자기 이상의 일도 할 수 없고, 자기 이하의 일도 할 수 없다. 일하지 않는 자에게는 권리가 없다. 인간 실격. 당연한 일 아닌가.


오늘 아침, 전차에서 본, 짙은 화장을 한 아주머니를 떠올린다. 아아, 더럽다, 더러워. 여자는 싫다. 내가 여자인 만큼, 여자의 불결함을 잘 안다. 이가 갈릴 정도로 싫다. 금붕어를 만진 다음의, 저 참을 수 없는 비린내가, 내 몸 하나 가득 배어 있는 것만 같아서, 씻어도 씻어도 지워지지 않는 것 같고, 이처럼, 하루하루, 자신도 암컷의 체취를 발산시켜나가는 것일까 생각하면, 또 생각나는 것도 있으므로, 이대로 소녀인 채로 죽고 싶다. 문득, 병이 들었으면 생각한다. 엄청 무거운 병이 들어, 땀을 폭포같이 흘려서 말라빠지게 되면, 나도, 말끔히 청정해질지도 모르지 않나. 살아 있는 한,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것일까. 착실한 종교의 의미도 조금 알아가게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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