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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비평론
· ISBN : 9791189898502
· 쪽수 : 550쪽
· 출판일 : 2021-05-10
책 소개
목차
소세키 시론Ⅰ
의식과 자연 9
안쪽에서 본 생 73
계급에 대하여 103
문학에 대하여 131
풍경의 발견 161
소세키 시론 Ⅱ
소세키와 장르 207
소세키와 ‘문’ 245
소세키 시론 Ⅲ
시와 죽음 277
소세키의 알레고리 327
작품 해설
『문』 377
『풀베개』 385
『그 후』 393
『산시로』 401
『명암』 409
『우미인초』 417
『춘분 지나고까지』 425
『한눈팔기』 433
강연 및 기타
소세키의 다양성 443
소세키의 구조
쓸쓸한 쇼와의 정신
소세키의 ‘문’
에크리튀르
소세키와 칸트
단편
1 509
2 521
3 527
4 531
ㅣ제3문명사판 후기ㅣ 537
ㅣ후기ㅣ 541
ㅣ옮긴이 후기ㅣ 543
ㅣ초출일람ㅣ 545
ㅣ일본인 인명 약력ㅣ 547
책속에서
의식에 있어 자연이란 무엇인가, 이런 질문을 소세키는 더 이상 추상적인 개념에 의거해 던지지 않는다. ‘자연’은 자기에게서 시작하고 자기에게서 끝나는 ‘의식’의 바깥으로 넓혀져 가는 비존재의 어둠인바, 소세키는 그것을 신이라고도 하늘이라고도 부르지 않았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자연’이었다. 왜냐하면 소세키는 초월성을 [사]물의 감촉, 바꿔 말하자면 생의 감촉을 통해서만 발견하고자 했었기 때문이다. -(<의식과 자연>)
소세키가 거절하는 것은 서구의 자기동일성(아이덴티티)이다. 그의 생각에 그런 자기동일성에는 ‘교환’이 가능한, 재편성이 가능한 구조가 있다. 하지만 우연히 택해진 하나의 구조가 ‘보편적인 것’으로 간주되었을 때, 역사는 필연적으로 직선적인 것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소세키는 서양문학에 맞서 일본의 문학을 세우고 그 차이와 상대성을 주장하고 있는 게 아니다. 그에겐 일본문학의 아이덴티티 역시도 의심스러운 것이다. 그에겐 서유럽이든 일본이든 마치 확실한 혈통 속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결코 인정할 수가 없는 것이었다. 바꿔 말하자면 자연스럽고 객관적으로 보이는 그러한 ‘역사주의’적 사고에서 그는 ‘제도’의 낌새를 알아챘던 것이다. 따라서 그는 문학사를 직선적인 것으로 보는 일을 거부한다. 그것은 재편성 가능한 것으로서 간주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문학에 대하여>)
그는 ‘소설’을 소생시키기 위해 다른 장르를 흡수했던 게 아니라 ‘소설’로부터 벗어나고자 소설을 쓰고 말았던 작가인 것이다. 소설로서 존재하고 말았다고 해서 그것을 소설의 관점에서 읽어서는 안 된다. 이미 말했듯이 소세키의 여러 작품들은 『명암』을 정점으로 하여 거기로 도달해가야 하는 과정으로 읽혀버리고 있다. 그러나 예컨대 『양허집』은 로망스로서,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세타이어로서, 『도련님』은 피카레스크[악한(惡漢)소설]로서, 『마음』은 고백으로서 써졌다고 봐야 한다. 그렇게 다양한 장르가 있었고 그 각각의 장르가 강제하는 문장이나 구조가 있었기에, 그것들을 한 가지 양태로 포착하려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테마틱한[주제적] 차원의 분석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하겠다. -(<소세키와 장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