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정치학/외교학/행정학 > 정치학 일반
· ISBN : 9791190498494
· 쪽수 : 252쪽
책 소개
목차
한국의 독자들에게 _ 11
서문 _ 17
1장 선과 선의 싸움 _ 25
2장 디오니소스의 시대 _ 53
3장 질서: 궁극적 필연 _ 75
4장 부당한 것일지라도 질서와 필연에 묵묵히 따라야 한다 _ 95
5장 질서는 가족과 국가에 대한 충성 사이에서 영원한 갈등을 낳는다 _ 107
6장 국가는 야망의 원천이 된다 _ 125
7장 야망, 그리고 폭정과 불의에 맞선 싸움 _ 135
8장 전쟁과 그 참화 _ 145
9장 끊이지 않는 전쟁으로 권력의 짐은 어마어마하다 _ 159
10장 제국의 전쟁은 운명에 의해 결정된다 _ 173
11장 영웅이 겪는 고난에서 비극의 본질이 나온다 _ 185
12장 오직 노인과 눈먼 자만이 진실을 얻는다 _ 195
13장 서로 다른 선끼리 싸우기 때문에 우리에게 양심이 주어진다 _ 203
14장 시간은 감사할 줄 모른다 _ 213
에필로그 _ 221
후주 _ 227
감사의 말 _ 239
찾아보기 _ 243
책속에서
무정부 상태는 고대 그리스인들이 가장 두려워한 근본적인 공포였다. 그리스인들은 워낙 합리적이었던 까닭에 문명 반대편에 놓인 비합리적인 것의 힘을 무시하지 않았다. 그들은 결코 질서와 무질서가 도덕적으로 동등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스 비극에서는 질서정연한 세계 -혼돈의 대립물- 가 언제나 선이다. 현대 세계는 히틀러와 스탈린이 질서를 잔인무도하게 왜곡하면서 이런 감성을 잃어버렸다.
가령 진정한 비극은 풍경이 아무리 광대하더라도 우리 앞에 놓인 선택지가 별로 없다는 사실에 대한 혹독한 인식으로 특징지어진다. 이 세계는 온갖 제약으로 가득하다. 자각한다는 것은 주어진 상황에서 무엇이 가능하고 불가능한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은 어느 누구도 죽기 전까지는 운이 좋다고 평가할 수 없음을 가르쳐준다.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고, 따라서 그 무엇도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강력한 힘을 가지고 승승장구하는 사람도 언제든 재앙을 입어 마법 같았던 특권적인 삶이 한순간에 재가 될 수 있다. 운명 -그리스인들이 모이라, 즉 “주어진 몫”이라고 부른 것- 이란 것이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가 오만(휘브리스)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불안에 근거한 선견지명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우리는 비극을 피하기 위해 비극적으로 사고하려고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