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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독서에세이
· ISBN : 9791190776356
· 쪽수 : 236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그림책에서 잃어버린 마음 조각을 찾다
1장 그림책, 나를 돌아보게 하는 거울
・ 아이가 클 때까지 기다리지 않기로 했다 (김지민)
・ 애도의 방식 (이현아)
・ 우리는 다른 사람들입니다 (이한샘)
・ 근육은 없지만 액티비티가 하고 싶어 (김설아)
・ 오늘도 내가 달리는 이유 (김미주)
2장 그림책, 이해와 공감의 매개체
・ 먹고사는 일에 관하여 (이한샘)
・ 몸들의 속사정 (김여진)
・ 존재로서 가만히 귀 기울이기 (조시온)
・ 식물성 인간 (우서희)
・ 공해가 소리가 되는 순간 (김설아)
3장 그림책, 더 넓은 세상으로 향하는 시작
・ 우연을 가장한 선물 (이현아)
・ 남의 살을 먹을 때 (김여진)
・ 느티나무 공부방의 곰과 오리 (우서희)
・ 나눔 찾아 삼만 리 (조시온)
・ 계절을 보는 일상 (김다혜)
에필로그 나에게 그림책이란?
부록 1 그림책 모임 운영에 관한 팁
부록 2 주제별 엄선 추천 그림책 목록 150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발레리나 토끼》의 아기 토끼처럼 원하던 곳의 문을 두드리고 나니, 나에게도 꿈같은 시간이 펼쳐졌다. 일주일에 한 번 육아를 잠시 멈추고 ‘좋아서하는그림책연구회’ 운영진들과 그림책을 읽고 토론하던 시간이 바로 그것이다. 운영진들은 여러 면에서 나를 놀라게 했는데, 특히 동료들이 보여준 창작에 대한 진지한 태도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원하는 서사를 다룬 그림책이 없어서 아쉬워할 때면 “지민 선생님이 직접 만들면 되겠네요”라며 매우 자연스럽게 창작을 권했다. (…) 창작이 이미 삶의 일부분을 차지한 사람들 곁에 있다 보니, 어느새 내 안에서도 ‘진짜 내가 한번 그림책을 만들어볼까?’ 하는 욕구가 자연스럽게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글을 쓰는 것이 너무 힘들다고 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어떤 글을 쓸까 고민하고 흥분하는 그들의 모습이 나를 좋은 방향으로 자극했다. 평소 글쓰기보다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던 나는 먼지 쌓인 아이패드를 꺼내 드로잉부터 시작해보기로 했다. (‘아이가 클 때까지 기다리지 않기로 했다’ 중에서)
계절이 순환하듯 생명도 순환한다. 그림책 《쨍아》를 보면 잠자리 한 마리가 과꽃 아래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개미들이 장사를 지낸다고 까맣게 몰려와서 잠자리를 잘게 쪼개기 시작한다. 쏟아지는 가을 햇볕과 함께 잠자리의 온몸은 알록달록 오색 빛으로 흩어진다. 하나의 생명이 빛 알갱이로 낱낱이 나뉘어 퍼져 나가는 그 모습이 눈부시게 찬란하다. (…)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들은 이렇게 얽히고설킨 인연으로 삶과 죽음 가운데에 순환하며 살아간다. 생명력을 가진 죽음이기에 아프지만 슬프지 않고, 애틋하지만 허무하지 않다. (‘애도의 방식’ 중에서)
샘과 데이브의 마지막 말 한마디에 나는 크게 위로를 받았다. 도대체 샘과 데이브는 무엇이 멋졌다는 것일까? 애초에 그들에게 ‘어마어마하게 멋진 것’은 보석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그 장면을 바라보는 독자만 안타까운 마음에 마음이 벌렁거렸을 뿐, 그 누구도 어마어마하게 멋진 것이 보석이라고 말한 적은 없다. 샘과 데이브는 ‘땅을 파는 행위’ 자체를 즐겼다. 그들에게 어마어마하게 멋진 것은 함께 땅을 파는 ‘과정’ 그 자체였던 것이다. 친구와 함께 땅을 파고, 간식을 먹고, 잠이 들었던 그 순간들 말이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보석’을 ‘어마어마하게 멋진 것’으로 판단해버린 걸까? 결과를 바라는 일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어서 바로 눈앞에 보이는 결과인 ‘보석’을 당연하게 기대했던 것은 아닐까? (‘근육은 없지만 액티비티가 하고 싶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