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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2828718
· 쪽수 : 198쪽
· 출판일 : 2024-12-10
책 소개
목차
윤금초
바다 인문학 / 15
천일염 / 16
땅끝 / 17
잠행서시의 젖빛 / 23
안부 / 25
내재율 5 / 27
큰기러기 필법봄, 뒷담화 / 32
해토머리 까치녀 / 33
중원, 시간 여행 / 34
주몽의 하늘 / 35
할미새야, 할미새야 / 37
질라래비훨훨 / 38
사물놀이 / 39
아침 식탁 / 41
해남 나들이 / 42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 44
뜬금없는 소리 / 47
개펄 밭 / 49
인터넷 유머 1 / 51
쓰르라미의 시 2 / 52
냉이꽃 신명 / 54
4·16 에피그램 / 55
디오게네스 & 소라게 / 56
뜬금없는 소리 38 / 58
만재도의 봄 / 59
피아골 끝물 동백 / 61
검은등뻐꾸기 세상 끝을 우리네 / 63
어떤 벽서
박시교
그 사이 / 69
무게고가난한 오만꽃 또는 절벽 / 72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름 / 73
섬 / 74
길 위에서 / 75
독법독작우리 모두가 죄인이다 1 / 78
나의 아나키스트여 / 79
힘 / 80
부석사 가는 길에 / 81
협객을 기다리며 / 82
수유리에 살면서 / 84
미시령의 말 / 85
빈손을 위하여 / 86
사랑을 위하여 / 87
이별 노래 / 88
눈 오시는 밤에 / 90
더불어 꽃 / 92
그리운 사람 1 / 93
그리운 사람 3 / 94
맛 / 96
겨울 광릉에서 / 97
바람집 5 / 98
청명한 미래 / 99
다시, 봄날은 간다 / 100
낙화 1 / 101
근황
이우걸
팽이 / 105
소금 / 106
사무실 / 107
단풍물 / 108
어머니 / 109
안경 / 110
다리미 / 111
비 / 112
어쩌면 이것들은 / 113
주민등록증 / 114
옷 / 115
모란 / 116
넥타이 / 117
밥 / 118
비누 / 119
저녁 이미지 / 120
진해역 / 121
이름 / 122
링 / 123
이명 3 / 124
새벽 / 125
거울 3 / 126
늪 / 127
책의 죽음 / 128
여인숙 2 / 129
가계부 / 130
모자 / 132
자화상 / 133
카페라테 / 134
길 / 135
유재영
물총새에 관한 기억 / 143
익명의 등불 / 144
햇살들이 놀러 와서 / 145
그해 가을 월정리 / 146
다시 월정리에서 / 147
햇빛 시간 / 148
다 못 쓴 시 / 149
겨울 당초문 / 151
운문사 가는 길 / 152
가을에 / 153
지도엔 없는 나라 / 155
혼자 온 가을 / 156
가을 손님 / 157
오동꽃 / 158
가을 이순 / 160
홍시를 두고 / 161
계룡산 귀얄무늬분청사기 / 162
모과 / 164
아버지 시학오래된 가을 / 166
11월 / 167
윤동주 / 168
별을 보며 / 169
쓸쓸한 화답 / 170
가을 은유 / 171
하늘빛 생각ㆍⅠ / 172
하늘빛 생각ㆍⅡ / 173
성묘 / 174
옷 벗고 마중 나온 / 175
저 봄밤! / 176
평론
四人 四色의 문학적 성과와 시조의 미래 _ 이정환 / 177
책속에서
윤금초
천일염
가 이를까, 이를까 몰라
살도 뼈도 다 삭은 후엔
우리 손깍지 끼었던 그 바닷가
물안개 저리 피어오르는데,
어느 날
절명시 쓰듯
천일염이 될까 몰라.
질라래비훨훨
별 떨기 튀밥같이 어지러이 흩어질 때
어둑새벽 등 떠밀고 달려오는 먼 산줄기, 풍경이 풍경을 포개어 굴렁쇠 굴려간다. 자궁 훤히 드러낸 회임의 연못 하나, 제각기 펼친 만큼 내려앉은 햇살 속으로 염소 떼 주인을 몰고 질라래비, 질라래비…. 이 땅의 잔가지들 손잡고 살 비비는가. 질라래비훨훨, 질라래비훨훨, 활개 치는 풀빛 아이들.
봄날도 향기로 와서 생금 가루 흩뿌린다.
박시교
가난한 오만
밥이 되지 않는
돈과도 담을 쌓은
시 앞에서
나는 때로
한없이 오만해진다
세상에
부릴 허세가
이것밖에
없어서
협객을 기다리며
이 땅에 늦지 않게
한 협객이 왔으면 싶다
잡초처럼 말들만 무성한 이 강산을
단칼에 쓸어버리고야 말
눈빛 형형한 협객이.
썩은 것은 도려내고
망령들은 쳐내야 한다
지쳐서 쓰러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마침내 여명의 강이
흔적 씻는 아침까지.
협객이 올 그날이
오늘이면 참 좋겠다
이제 더는 물러설 곳 없는 여기 벼랑 끝에서
한 목숨
불살라도 좋을
찬란한 그 개벽 위해.
이우걸
팽이
쳐라, 가혹한 매여 무지개가 보일 때까지
나는 꼿꼿이 서서 너를 증언하리라
무수한 고통을 건너
피어나는 접시꽃 하나.
비누
이 비누를 마지막 쓰고 김 씨는 오늘 죽었다
헐벗은 노동의 하늘을 보살피던
영혼의 거울과 같은
조그마한 비누 하나
도시는 원인 모를 후두염에 걸려 있고
김 씨가 쫓기며 걷던 자산동 언덕길 위엔
쓰다 둔 그 비누만 한
달이 하나 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