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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사상가/인문학자
· ISBN : 9791196622411
· 쪽수 : 248쪽
· 출판일 : 2019-12-26
책 소개
목차
전중 사상 재고―다케우치 요시미를 단서로 삼아
도덕의 근거는 어디에
나가노현 우스다마치―도쿄
선을 거스르지 않고
이웃 나라에서는
베이징에서
유학
중화민국 만세와 대일본제국 만세
중국문학연구회
「대동아전쟁과 우리의 결의」
루쉰의 무덤
병사의 걸음
회교권연구소
다자이 오사무에 몰입하다
전후라는 상황
저항을 계승하는 장소
대동아전쟁 기념의 비
사상의 모습
후기
후기에 덧붙여
해설: 선에는 응보 없으니_ 쑨거
역자 후기: 츠루미 슌스케의 삶과 사상
리뷰
책속에서
나는 정치가 집안에서 자라나서 …… 국가의 중심부에 있는 자들의 어리석음은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 그자들은 일본의 중앙에서 자유, 아시아의 해방을 운운하지만 말단으로 파견된 사람들은 인도네시아인을 구타하고 괴롭힙니다. …… 하지만 다케우치 요시미는 다른 것을 봅니다. 국가의 결단을 자신의 책임으로 짊어지는, 그러한 민중이자 개인의 의사가 있다, 그걸 느꼈습니다. 저 전쟁은 지도자의 호령만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아니, 따르는 자들이 있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자신은 죽을지도 모른다, 죽을 것이다, 하지만 이상의 실현을 굳이 짊어진다, 그렇게 결의한 자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눈에 보인 미래는 어떤 것이었을까요.
그 무렵 다케우치 요시미는 니힐리즘에 물들어 있었다. 오사카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는 시내로 나갈 때마다 텐규고 서점에 들러 콘스탄스 가넷이 옮긴 투르게네프의 소설을 차례차례 사서 읽었다. …… 『아버지와 아들』의 바자로프가 기성 도덕에 어떤 가치도 부여하지 않았듯이 당시의 다케우치 요시미는 도덕 운운하는 자를 까닭 없이 싫어했다. 니체와 슈트리너를 즐겨 읽었으며 러시아 문학에서는 톨스토이를 경원시했다. …… 공자가 싫은 정도이니 당시 일본의 한학자는 당연히 싫었고, 학교에서 배운 한문은 학과 중에서도 가장 싫었다. 그런 그가 도쿄 대학 지나문학과를 선택한 것은 대학에 기대를 갖지 않아서였다.
다케우치는 중국인들 사이에서 친구를 얻었다. 양리엔성이라는 자다. …… 마르크스 경제학에 대한 지식을 공유하며 양리엔성과 다케우치 요시미는 부자연스런 일본어와 중국어를 섞어 가며 대화했다. …… 다케우치가 양리엔성을 불손하게도 동정하려 했으며, 그 어리석음을 나중에 알아차리게 된 경험은 전후 「중국인의 항전 의식과 일본인의 도덕의식」을 생생한 작품으로 만들었다. 불손하게 동정하려 했다는 점에서 자신이 다른 일본인과 다를 바 없이 낮은 장소에 있었다는 부끄러움이다. 그리고 그 부끄러움은 아마도 양리엔성과 비슷한 심정이었을 린위탕이나 후스에 대한 공감으로 이어지고, 이윽고 린위탕, 후스와 평형을 이루는 또 다른 극점인 마오쩌둥이라는 존재에 대한 주목으로 나아간다. ……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이 우세한 군사력을 배경으로 힘없는 중국을 가엾게 여기는 것은 일청전쟁과 일러전쟁에서 승리한 이래 학교에서 일본인이 철저하게 배워온 역사관이 바닥에 깔려 있으며, 다케우치 요시미의 니힐리즘은 아직 그것을 뿌리칠 만한 힘을 갖지 못했다. 패전 후 미군 점령하의 일본에서 다케우치는 비로소 양리엔성의 경지를 알
아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