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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 마음 농도

취중 마음 농도

설재인, 이하진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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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 마음 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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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취중 마음 농도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8556011
· 쪽수 : 370쪽
· 출판일 : 2024-09-30

책 소개

술을 마시며 마주하는 ‘쿰쿰한 나’에 관한 설재인, 이하진 작가의 솔직한 고백이다. 두 작가는 살아남기 위해, 살아내기 위해 버텼던 지난날과 지금을 편지에서 거침없이 풀어낸다.

목차

프롤로그 · 설재인
술에 취한 사람이 비로소 날것의 자신을 마주한다 _8

1부

취중 마음 농도 0.05 _16

2부

취중 마음 농도 0.15 _130

3부

취중 마음 농도 0.25 _244

에필로그 · 이하진
우리는 왜, 술을 마시는 걸까? _362

저자소개

설재인 (지은이)    정보 더보기
청소년기에 시외버스를 아주 많이 탔던 사람, 내일 인류가 멸종해도 오늘 강아지 산책을 세 번 시킬 사람. 2019년 소설집 《내가 만든 여자들》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내가 만든 여자들》, 《사뭇 강펀치》, 《월영시장》, 장편소설 《세 모양의 마음》, 《붉은 마스크》, 《너와 막걸리를 마신다면》, 《우리의 질량》, 《강한 견해》, 《내가 너에게 가면》, 《딜리트》, 《범람주의보》, 《캠프파이어》, 《소녀들은 참지 않아》, 《별빛 창창》, 《그 변기의 역학》, 《계란프라이 자판기를 찾아서》, 《정성다함 생기부 수정단》, 《우연이 아니었다》, 《뱅상 식탁》, 《열일곱의 사계》, 《드림 라운드》, 경장편소설 《레드불 스파》, 에세이 《어퍼컷 좀 날려도 되겠습니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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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진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01년생. 스카치나 버번에 슴슴한 안주를 곁들이길 좋아한다. 배고픈 게 아니라면 안주는 없어도 상관없는 편. 맛있는 술과 재밌는 술자리를 즐기기 위해 음주하며, 지금까지 필름이 끊겨본 경험은 물론 인사불성이 된 적도 없다는 게 소소한 자랑이다. 대학 입학을 앞두고 친구들과의 첫 술자리에서 최종 생존한 것을 계기로 자신의 범상찮은 주량을 확인했다. 물리학을 전공하던 중 상금이 탐나 응모한 공모전에 덜컥 당선되며 작가가 되었고, 이후 벌어들이는 돈의 일정 금액을 항상 위스키에 투자하고 있다. ‘제1회 포스텍 SF 어워드’와 ‘한국물리학회 SF 어워드’에서 수상했으며 장편소설 《모든 사람에 대한 이론》, 경장편소설 《마지막 증명》 등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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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술이란 것이 세계 여기저기서 다발적으로 발명됐다는 역사가 주는 경이는 얼마나 근사한가, 하고. 사람들은 어떻게 과일이나 곡식을 썩히지 않고 발효시켜 마시면 기분이 이상해지는 독을 즐기기에 이르렀을까? 누가 가장 먼저 취했을까? 사람들은 취한 그를 보며 어떤 감정을 느꼈기에 함께 취하기 시작했을까?
아마 걱정이나 멸시보다는 호기심 그리고 동경이 더 크지 않았을까? 적어도 취한 대상이 매력적이었기에 모방하기 시작했을 것 아닌가. 나는 취한 사람이 ‘정신을 잃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술에 취한 사람이 ‘비로소 날것의 자신을 마주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니 어쩌면 처음 취했던 사람은 내면마저 선하고 부끄럽지 않은 이였을지 모른다. 매혹적이고 아름다웠을 게 분명하다. 물론 이후의 모방꾼들은 아주 달랐겠지만. 그러니 술은 독이 아니다. 독은 사람이다.
이러한 상상은, 설재인 개인에게는 전혀 유리하지 않다. 설재인은 보통 술에 취해서 부끄러운 짓을 많이 하고, 그 짓거리가 자기 본성이 아니라고 우겨야 이후의 사회생활이 원활할 테니까. 그러나 솔직히 말하자. 나는 정말로 술에 취한 내가 나라고 확신하고 그래서 부끄러워 뒈질 지경이다. 그 창피를 감당하려면 남들도 나랑 똑같다는 말로 무고한 사람들을 매도할 수밖에 없다. 술을 마셔서 당신은 비로소 당신이 되었습니다, 당신은 당신이 알던 당신이 아닙니다, 그리고 아마 많은 사람들은 당신이 어떤 당신인지 알지 못하고 또 알고 싶어 하지도 않을 겁니다, 하고.
나는 어느 순간부터인가 술에 취해 내면을 드러내도 아주 구제 불능의 쓰레기가 되지는 않도록 나 자신을 천천히 바꿔가기 시작했다. 이미 저지른 잘못들이 아직도 걸어온 길에 가득 떨어져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흘리지 않도록. 우리 지구 푸르게, 푸르게. 그러자 어머나, 놀랍게도 성격과 사상을 의식적으로 변화시키는 건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술을 일컬어 독이라 말하는 사람들의 말이 앞선 내 주장과 달리 사실이라면, 나는 그 독을 내 속에 집어넣어 진정 악독인 나를 독살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니 전 지구적 관점으로는 꽤 좋은 일이기도 하다.
물론 여기까지는 설재인의 ‘알콜관’이다. 이하진 작가의 관점은 전혀 다르다. 그에게 술은 뛰어난 향과 맛 그리고 빛깔로 행복감을 고양하는 디저트 비슷한 것인 듯하다(내가 아이스크림을 대하는 자세와 유사할까?). 그러니 지금 이 글을 읽으며 이 미친 자가 무슨 개소리를 하는 건가, 의아하거나 짜증이 솟구치더라도 페이지를 하나만 더 넘겨주기를 바란다. 그러면 새로운 사람의 음미할 만한 생각을 엿볼 수 있을 테니까.
일단 술을 한 모금 마시고 읽어도 좋겠다.
_ 설재인, 프롤로그 · 술에 취한 사람이 비로소 날것의 자신을 마주한다


설 작가님은 스카치 피트 샘플러로 시작하셨죠. 그래서 1/2잔짜리가 많았고요(사실 가격을 고려하면 그거보다적을지도 몰라요. 샘플러를 잘 안 마셔봐서 용량을 모르겠네요). 이후부터 주종이 겹치는 이유는 ‘같은 술을 마신 뒤 시음 평을 비교하기 위함’이었는데 설 작가님의 시음평은 정말 가관이었어요. 하다못해 제가 말했죠.
“저희 작가인데 표현력 실화예요?”
“제가 문학적…… 씨부럴을 보여드릴게요.”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받아 적었습니다. 설 작가님은 자신이 뱉을 시음 평을 ‘문학적 씨부럴’이라고 표현하셨어요. 이건 다시 보여드리는 게 좋겠네요. 장관이었거든요. 작가님께서 저를 따라 보모어 21년을 마셨을 때의 대화입니다.
“향이 그냥 위스키네요.”
그렇게 말하는 작가님의 표정엔 개미만큼의 변화도 없었습니다. 아니, 그 향이 안 느껴진다고요? 심지어 콧구멍의 평수 변화조차 없었어요. 잔에 코를 대고 계셨는데도.
“향부터가 다르지 않아요?”
무려 한 잔에 5만 원씩 하는 21년산에 ‘그냥 위스키’라는 표현은 차치하더라도 보모어는 묵직하고도 그윽한 향이 특징적이라고요. 가까스로 반박한 저는 작가님의 시음을 기다렸습니다. 마시면 좀 다른 평이 나오지 않을까? 이내 한 모금을 맛보신 작가님의 표현은 굉장했습니다.
“우리 아빠와 달리 매우 성공한 이모부의 집에 갔더니, 그 거실 장에서 나온 듯한 위스키예요.”
정말 맛 표현이라곤 하나도 없는, 이걸 은유적이라 해야 할지 문학적이라 해야 할지…….
“근데 그 집의 이종사촌들은 그 술을 마시기 싫어해서 결국 아빠랑 같이 마시는 분위기.”
저는 일단 ‘우리 아빠와 달리 매우 성공한 이모부’라는 표현에 초점을 맞추어 해석을 시도했습니다.
“……향이 리치하다는 거죠?”
“리치리치하면서 도발적이진 않다.”
도발적이라는 건 또 뭔 소리야. 솔직히 말할게요. 저는 그 자리에서 작가님의 ‘문학적 씨부럴’을 나름대로 번역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겸손한 맛이 있다?”
“우리 이모부가 본인의 가오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나에게 권할 정도다.”
_ 이하진, 주정뱅이인 둘이서 술 마시고 쓰는 이야기가 우습지 않을 리 없잖아요?


“비아?”
예스, 비아!
그렇게 급했던 이유는 갈증이 아닌 더 큰 사정 때문이었습니다. 태국에는 주류 판매 제한 시간이 있거든요.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오후 5시부터 자정까지만 술을 살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꾸물대다 늦게 체육관으로 향한다든가, 힘들다고 쉬면서 운동을 한다든가, 혹은 집에서 미적대다 보면 쉽게 오후 2시가 넘어버리고 맛볼 수 없게 되는 겁니다. 바싹 마른 체세포에 들이붓는 맥주의 맛, 정확히는 ‘얼음 넣은 맥주’의 맛을 말이에요.
메뉴도 정하지 않고 ‘비아’부터 외치고 나면 곧 어머니가 생글생글 웃으며 얼음이 가득 담긴 컵과 코끼리가 그려진 창 맥주 한 병을 가져다줍니다. 컵의 각도를 세심하게 기울여 거품이 생기지 않도록 황금빛 맥주를 가득 따른 후(이미 얼음은 빠른 속도로 녹기 시작했습니다) 입을 대고 다섯 모금을 먼저 마셔요. 혀가, 목구멍이, 가슴과 배가 환호하며 곧 머리가 핑 돌고 팔다리가 나른해지죠. 그럼 그제야 한숨을 폭, 내쉬며 비로소 점심 메뉴를 고르기 시작하는 겁니다. 한 달 동안 일요일에조차 쉬지 않고(체육관에 휴일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매일 찾아와 ‘비아’ 한 병과 대충 아무렇게나 고른 음식 한 접시로 늦은 점심을 먹는 여자를 주인 모녀는 지치지도 않고 구경하고요(아니, 그러고 보니 그분들도 휴일이 없었군요). 그러다 오후 2시가 넘으면, 슬쩍 다가와 아직 맥주가 남은 병과 잔을 가릴 수 있는 슬리브를 건네며 또 웃는 겁니다.
그때 저는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다 교직을 그만두고 백 수가 된 지 한 달째였고, 소설은커녕 800자 콩트조차 써본 적이 없었으며 무얼 하고 살아야 할지 알 수 없이 그저 그간 계좌에 모아놓은 돈이 줄어드는 속도만 헤아리던 때였습니다. 그런데 얼음 넣은 맥주를 마시며 점심을 먹고 있다 보면 그 순간만큼은 그저 노곤해진 마음으로 어떻게든 되겠지, 싶은 겁니다. 그래서 40도의 3월, 얼음이 녹으 서 점점 시원해지고 점점 투명해지는 맥주가 혀를 적시던 그 맛은 저에겐 안도의 맛입니다. 갈증과 더위, 번민과 우려에서 잠시 탈출하게 만들었던 묘약인 셈이에요.
_ 설재인, 얼음 넣은 맥주와 첫 잔이 정해진 무림 고수의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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