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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8798312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25-04-03
책 소개
목차
시집을 내면서 - 이원규(시인/사진가)
섬진강 시인 6명의 ‘몸詩 퓨전콘서트’
백학기 시인
흰소 _ 23
춤 _ 36
어느덧 _ 38
안부 _ 40
억새 _ 41
너의 사랑 _ 43
만리동 고개에서 이틀 _ 44
복효근 시인
누떼가 강을 건너는 법 _ 49
어느 대나무의 고백 _ 51
버팀목에 대하여 _ 53
예를 들어 무당거미 _ 55
마늘 촛불 _ 57
저녁 강에서 _ 58
새를 기다리며 _ 60
매화찬 _ 62
춘향의 노래 _ 64
섬진강- 섬진강에서. 1 _ 66
장진희 시인
늪 _ 71
봄 쑥 _ 72
가을 강 _ 74
억수장마 _ 75
물난리 속에서 _ 78
백일홍 _ 82
저녁노을 _ 84
가을 _ 85
이름 _ 86
반달이 싹을 틔워 _ 87
박두규 시인
강을 바라보다 _ 91
나마스카 _ 92
사랑은 홀로 어둠의 숲을 헤매고 _ 93
그렇게 그대가 오면 _ 95
저녁 강 _ 96
헛꽃 _ 98
홀로 깨어 두텁나루숲 창문을 열고 _ 99
어디에서 왔나. 이 향기 _ 101
눈부신 어둠 _ 102
가여운 나를 위로하다 _ 103
박남준 시인
저녁 강이 숲에 들어 _ 107
나무, 폭포, 그리고 숲 _ 109
따뜻한 얼음 _ 113
슬픔 _ 115
먼 강물의 편지 _ 116
이사, 악양 _ 117
겨울 풍경 _ 119
흰 부추꽃으로 _ 121
동백 _ 123
당신을 향해 피는 꽃 _ 125
이원규 시인
물안개 _ 131
안개 _ 132
겁나게와 잉 사이 _ 133
물앵두 _ 135
섬진강 첫 매화 _ 137
소쩍새의 길-일생 단 한 편의 시 4 _ 138
단지 그물 맛이 아니었으므로 _ 139
몽유운무화 _ 141
별빛 한 짐 _ 142
달빛을 깨물다 _ 144
저자소개
책속에서
너의 사랑
백학기
한때 너의 사랑을 꿈꾸었던
불같은 사랑은
사월이 되매 더욱 그리워진다
집 없이 갈길 또한 지평선을 향해 막막하고
사람 살아가는 모습 가끔씩 눈물겨운
사월이 오면 꽃봉오리에 가닿는 바람처럼
머물고 싶다. 머물러 혼의 종소리 울리고 싶다
그러나 가고 오는 세월은
사랑을 덧없다 꿈 같아라 이르고
먼 집 가까운 불빛 은은하게 앞길을 비추면
다시 살아가야 할 날이 오지게 서러웁다
시여 자유여
한때는 너의 사랑을 꿈꾸고
나와 너의 사랑이 이 세상에서
남겨 놓은 그 무엇 흔적조차 없을지라도
버릴 수 없다. 이 사랑을 이 세상을
너의 숨결을 만지고픈 사월이 오면
들판에 노란 뫼꽃 한 우주로 열리고
강물에 띄어보는 붉은 연심이 더더욱
가슴을 찌르는 이 환한 날들 앞에서
저녁 강에서
복효근
사는 일 부질 없어
살고 싶지 않을 때 하릴없이
저무는 강가에 와 웅크리고 앉으면
내 떠나온 곳도
내 가야할 그곳도 아슴히 보일 것만 같으다
강은 어머니 탯줄인 듯
어느 시원始原에서 흘러와 그 실핏줄마다에
하 많은 꽃
하 많은 불빛들
안간힘으로 매달려 핀다
이 강에 애면글면 매달린 저 유정무정들이
탯줄에 달린 태 아들만 같아서
강심江心에서 울리는 소리
어머니 태반에서 듣던 그 모음만 같아서
지금은 살아있음 하나로 눈물겹다
저문 강둑에 질경이는 더욱 질겨
보일 듯 말 듯 그 끝에 좁쌀 같은 꽃도 부질없이 핀다
그렇듯
세상엔 부질없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어
오늘 밤 질경이꽃 한 톨로
또한 부질없는 것이 하나도 없다
아직 하류는 멀다
언젠가 이 탯줄의 하류로 하류로 가서
더 큰 자궁에 들어 다시 태어날 때까지는
내일도 나는 한 가닥 질경이로
살아야겠는 것이다
저 하류 어디쯤에 매달려
새로이 돋는 것이 어디 개밥바라기별뿐이겠느냐
나는 다시 살고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