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학 > 사회학 일반
· ISBN : 9788946081932
· 쪽수 : 368쪽
· 출판일 : 2022-06-30
책 소개
목차
머리말
제1부 쾌/불쾌
제1장╷낯설고 두려운 ‘보통이 아닌 몸’: 연극 <인정투쟁; 예술가 편>을 중심으로 _ 이진아
제2장╷마리즈 콩데의 『아름다운 크레올(La Belle Créole)』, 매혹과 혐오 사이에서 _ 이가야
제3장╷오리엔탈리즘 무대화하기: 긴터스도르퍼/클라쎈 <Othello, c'est qui?>, 브렛 베일리 <Exhibit B>를 중심으로 _ 손옥주
제2부 원한
제4장╷‘원한’은 대항담론이 될 수 있는가?: 장 아메리의 원한에 대한 사유를 중심으로 _ 전유정
제5장╷피해자의 자리를 전유하기: 베트남전쟁 참전 트라우마에 대한 영화적 재현의 국적과 젠더 _ 조서연
제6장╷불안과 원한의 정치: 신자유주의적 권위주의의 감정동학 _ 이명호
제3부 슬픔
제7장╷애도와 우울의 서사: 콜슨 화이트헤드의 『제1구역』 _ 김경옥
제8장╷외상적 경험의 공간적 접근: 토니 모리슨의 『빌러비드』 _ 육성희
제9장╷정상성의 폭력과 감정의 재현: 불온한 존재들을 위한 잔혹 동화 <사이코지만 괜찮아> _ 김혜윤
제4부 수치심
제10장╷혐오스러운 세상을 성찰하는 윤리적 수치심의 발명: 코로나19 이후 발표된 한국소설을 중심으로 _ 이행미
제11장╷고려시대 싫어함[厭-嫌-惡]의 감정과 사회적 인식 _ 전경숙
제12장╷마이너리티 간의 공감은 가능한가?: 일본 한센병소설 속 마이너리티의 ‘관계 맺기’ _ 이지형
제13장╷영화 <수치(Shame)>와 21세기 성 담론 _ 김수연
저자소개
책속에서
장애를 지닌 몸의 한계와 고통에 대해 인지한다는 것과 장애의 몸을 긍정한다는 것의 공존은 모순된 것이 아니다. 이 문제에 대해 농인 부모의 자녀인 코다(Children of Deaf Adults: CODA)로 태어난 영화감독 이길보라는 신경학적 장애로 감각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상실이 아니라 그저 기본값’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감각의 상실에 대하여 슬픔이나 안타까움을 느끼는 것은 비장애중심적 관점이라는 것이다. 그는 장애가 있는 몸의 경험은 다층적이고 복합적이며 입체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납작한 고통을 말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삶에 대한 서사의 주도권을 갖고 말하기를 강조한다.
그의 프랑스어와 아프리카식 춤사위가 오히려 재현의 주체가 되어 야오 자신에 대한 되르의 재현 행위, 그리고 공연 중간중간 터지는 폭소를 통해 이 불균형한 관계에 대해 묵인해 온 관객의 태도를 역으로 문제 삼을 수 있다고까지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야오가 공연을 통해 궁극적으로 재현하고자 했던 것은 사실상 셰익스피어 원작 속 오셀로에 투영된 유럽인들의 편향적 시각,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그동안 유럽 문학과 공연예술계가 그려왔던 아프리카인 혹은 아프리카 문화에 대한 분열적 클리셰에 다름 아니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같은 메시지가 공연 마지막에 관객들에게 전달될 때, 이들은 자신이 폭소하던 순간이야말로 자기 안에 일상화되어 있던 타자에 대한 정치적 무의식을 반영하고 있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타인을 박해함으로써 자기실현을 행하는 자를 눈앞의 절대적 권력자로 경험한 희생자들은 결코 악의 평범함과 같은 허황된 수사를 머릿속에 떠올리기조차 어려울 것이다. “고문당한 사람은 이 세계에 절대적인 지배자로서의 타자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거기서 지배란 고통을 가하고 파멸시키는 권리로 드러난다는 것을 경악과 함께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몇십 년이 지난 후에도 어깨가 탈구된 채 허공에서 허우적거리는 자신을 마주해야 하는 희생자들에게 원한의 한계를 설파하고, 속죄, 화해, 용서를 이야기하는 것만큼 폭력적이고 비논리적인 것은 없을 것이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