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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문제 > 인권문제
· ISBN : 9788976827234
· 쪽수 : 376쪽
책 소개
목차
서문을 대신하여―겁쟁이들
서장 _ 예감이라는 문제
1_앙금
2_예감하다
3_다시 이하 후유로
1장 _ 증후학(症候學)
1_점령과 등기(登記)
2_일본인종론
3_‘미개’의 개량·재정의
4_하수도
2장 _ 내세우는 자
1_점령
2_관찰·교도·폭력
3_내세우는 자
4_아넷타이/아열대
3장 _ 공동체와 노동력
1_열대과학
2_공동체와 노동력
3_노동력의 낭비
4_히노마루 깃발 아래서
4장 _ 출향자의 꿈
1_노동력으로서의 경험
2_류큐의 바다/대동아의 바다
3_자치
종장 _ 신청하는 자
1_법과 폭력
2_위기와 구제
3_계속되는 위기
후기
옮긴이 후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펠릭스 가타리는 일찍이 역사학이란 “모든 것이 거꾸로 뒤집어지는 순간을 파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것은 살짝 들여다본 미래를 기존 집단의 점유물로 삼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바꿔 말하면, 역사적 사건에서 어느 특정한 결기자들의 의의를 아무리 강조하더라도 “모든 것이 거꾸로 뒤집어지지”는 않는다. 그런 것이 아니라, 투쟁의 의의의 한정성을 나타내는 근거가 될 도망친 자, 전향한 자, 비겁자로 여겨진 겁쟁이들이, 방어태세를 취하는 자들로, 즉 역사의 주인공으로 생성되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그때 과거의 역사에서 모든 것이 거꾸로 뒤집어지는 순간이 발견되며, 동시에 아직도 모든 것이 거꾸로 뒤집어지지 않고 있는 지금을 다른 미래의 가능성을 향해 공중에 떠 있게 할 것이다. 역사학이란 이러한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 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시체는 말하지 않는다. 단지 볼 뿐이다. 그 죽음의 순간에 본 영상을 망막에 새겨 넣은 채 시체는 계속 존재한다. 그리고 그 망막에 새겨진 영상에 등장하는 자는 비록 시체 옆에 있기는 하지만 아직 시체는 아니다. / 총살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대열에서 이미 총을 맞은 자가 그 죽음의 순간에 다음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의 옆얼굴을 자신의 망막에 포착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아직 시체의 얼굴은 아니다. 또한 그 옆얼굴은 죽음이 예정되고 죽을 운명을 피할 수 없는 자의 얼굴도, 그렇다고 총살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밝은 얼굴도 아니다. 그리고 폭력에 저항할 가능성에 대해 사고하고자 한다면 사자의 망막에 포착된 바로 곁에 있는 자의 옆얼굴에서 시작해야 한다. 시체 곁에 있는 자는 언제나 응시되고 있으며, 응시되고 있다는 것은 다음 총살을 기다리는 사람의 운명이 아직 끝난 것이 아님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옆얼굴은 기술자 자신의 얼굴이기도 하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