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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운동 > 사회운동 일반
· ISBN : 9788976827623
· 쪽수 : 456쪽
책 소개
목차
서문 4
서론 _ 전국의, 아니 만국의 프레카리아트여! : 2000년대 이후 일본 비정규 노동운동의 전개과정 _ 이진경
1장 _ ‘전국 유니온’, 정사원노조의 연회장 안에 들어가다 : 가모 모모요와의 인터뷰
2장 _ 파견의 역습, ‘파견 유니온’의 역습 : 세키네 슈이치로와의 인터뷰
3장 _ 노조에도 올 수 없는 노동자는 어떻게 조직할 것인가? : 이토 미도리와의 인터뷰
4장 _ 노동운동을 넘어선 노동운동을 위하여 : 야마구치 모토아키와의 인터뷰
5장 _ 포기의 강을 건너서, 세대의 벽을 넘어서 : 후세 에리코, 다노 신이치와의 인터뷰
6장 _ 프레카리아트는 무엇으로 무장하는가? : 아마미야 가린과의 인터뷰
7장 _ 왜 노동조합은 노동조합에서 탈영토화되어야 하는가? : 유아사 마코토와의 인터뷰
8장 _ ‘3.11’ 이후, 일본 비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 노동운동 : 불안에서 대중-지성으로, 불안정에서 텐트-코뮨으로 _ 신지영
부록 _ 성 프레카리오의 강림 : 이탈리아 프레카리아트운동_ 이토 기미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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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맑스는 역사적 경향을 통해 세상을 보고, 그것을 통해 운동의 방향을 찾는 유물론적 사고방법을 알려주었다. 노동자의 비정규직화가 기술적인 면에서나 계급적인 면에서 거스르기 힘든 역사적 경향이라면, 비정규직의 고통을 해결하는 것도, 운동의 방향을 설정하는 것도 모두 그런 역사적 경향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공동체의 해체나 무산자화가 더없이 고통스러운 과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 문제의 해결이나 노동자계급의 운동을 자본주의의 역사적 경향 위에서 사고했던 것처럼.
역사적 경향 속에서 비정규직의 문제를 본다는 것, 그것은 비정규직을 정규직이라는 ‘정상상태’에서 벗어난 일시적 ‘예외상태’가 아니라 점차 확대될 ‘정상상태’로 보는 것이다.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함으로써 사라질 존재로서 보는 게 아니라 비정규직인 채 살아가야 할 존재로 보는 것이다. 정규직 노동운동이나 조직을 모델로 비정규직 노동운동이나 조직을 다루는 게 아니라, 비정규직의 존재조건에 부합하는 새로운 운동과 조직의 모델을 만드는 것이고, 역으로 정규직의 운동과 조직조차 그런 비정규직의 운동과 조직을 통해 재구성하는 것이다. 맑스가, 대개는 그 비참함을 보고 고통에 공감하던 ‘무산’의 상태에서 역으로 “잃을 것이라곤 족쇄밖에 없다”며 그 강점을, 혁명성을 보게 해주었던 것처럼, 비정규직의 고통에 공감하는 것을 넘어서, 그 속에서도 새로운 강점을 찾아내고 그러한 존재방식 자체를 긍정할 수 있게 될 때, 비정규직이나 프레카리아트에 대해 혁명적으로 사유하는 것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일본의 경우 정사원이라는 노동형태가 매력적인 노동형태가 아니게 되고 있어요. 그러니까 그런 시각에서 보면, 비정규직도 정규직도 무엇이 인간적인 노동형태인가를 노동조합 사람들이 새롭게 생각해야 할 시기가 온 게 아닌가 생각해요. 정규직이 하고 싶냐고 파트타이머들에게 물으면 그중 50% 정도는 그런 것은 하고 싶지 않다, 혹은 할 수 없다고 대답해요. 그렇지만 50%는 정규직이 되고 싶다고 말해요. 정규직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이유는 정규직/비정규직의 차별 때문이에요. 완전히 똑같은 일을 하는데 임금 격차가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기에 정규직이 되고 싶다고 말하지만, 그런 노동형태가 자신들이 추구하는 노동형태인가를 물으면 누구도 그렇게 말하지 않아요. 그리고 파견노동자의 경우는 70% 정도가 정규직이 되고 싶다고 말해요. 그것은 정말 완전히 똑같은 일을 하기 때문이에요. 노동시간도 잔업도 완전히 똑같이 하는데도 임금격차가 있으니까, 70%는 정규직이 되고 싶다고 말해요. 그러니까 저희들로서는 비정규직인가 정규직인가가 아니라, 어떤 노동형태든 그런 식의 차별은 있어선 안 된다는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_ 가모 모모요와의 인터뷰
제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좌파라고 불리는 것은 괜찮습니다만, 스스로를 좌파로 칭하면 프레카리아트운동이 좌파운동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게 과연 괜찮을까라고 생각하는 면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현재 일본의 젊은이들 중에는 우익적으로 보이는 생각을 지닌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 중에도 매우 가난한 사람들이 많아요. 프리타 등 말이죠. 그러한 비틀림이 무엇인지 제 자신도 어떤 의미에서 매우 잘 알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긍정할 요소가 자신이 일본인이라는 것밖에 없는 그러한 상태인데, 외국인 노동자과 경쟁해야 하니까, 그런 이유에서 국가에 매달리듯이 애국을 말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프레카리아트운동에 그런 사람도 동참해 주길 바랍니다. 실제로 오고 있고요. 또한 프레카리아트운동의 가장 중요한 슬로건은 “무조건적인 생존에 대한 긍정”입니다. 정말로 생존을 요구하는 운동이고 생존을 찾는 데에는 좌파도 우파도 없는 것이죠. 이건 사상 이전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스스로는 제 자신의 좌파적인 측면을 강조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_ 아마미야 가린과의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