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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문제 > 노동문제
· ISBN : 9788990492876
· 쪽수 : 320쪽
책 소개
목차
책을 펴내며 | 김남일 | 004
01 | 황선금 | 돌 틈 사이 풀잎처럼 | 장남수 | 009
02 | 차언년 | 아카시아 꽃, 어느 여자 | 김이정 | 061
03 | 이영자 | 장마 | 김이정 | 101
04 | 박순애 | 꿈, 꿈, 꿈… 지금도 진행형 | 김영주 | 141
05 | 양승화 | 떠나가는 배 | 김영주 | 199
06 | 김오순 | 30년에 술 한 잔 | 이재웅 | 247
07 | 양태숙 | 네 개의 의미 | 이재웅 | 283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 책은 1970년대 ‘민주노조의 전설’로 기억되는 원풍모방노동조합 조합원 일곱 명의 생애사다. 이들 일곱 명은 노동조합 활동을 나름대로 열심히 했지만 역사에는 특별히 이름이 기록된 바 없다. 독재정권은 이들을 포함한 당대의 노동자들을 산업 전사요 수출 역군으로 추켜세우다가도 하루아침에 불순한 노동자로 낙인을 찍어버리곤 했다. 많은 경우 이들의 이름은 ‘공순이’였고, 우호적인 기록에서도 이들은 다만 ‘조합원’일 뿐이었다.
이 책은 이들의 이름을 정확히 불러주자는 의도에서 출발했다.
어찌 보면 이들이 이제껏 꾸려온 생은 엇비슷하다. 찢어지게 가난한 농촌, 식구 많은 집의 딸, 가부장적인 아버지와 순종과 체념으로 살아가는 어머니, 초등학교조차 제대로 다니기 힘들었던 가정 형편, 배고픔, 상급학교에 진학한 친구들에 대한 부러움……. 결국 이들에게 주어진 길은 하나였다. 서울로 와서 공장에 들어가는 것. ?이들에게도 꿈이 있었다면, 공장은 이들이 꿈을 이루는 발판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경제 성장의 온갖 화려한 지표와 반비례하여 이들의 꿈은 자꾸만 오그라들 뿐이었다.
이들이 마침내 원풍모방을 만났다. 그것은 동시에 노동조합을 통해 이들이 전혀 새로운 세계로 진입하게 되었음을 뜻했다. 민주적인 노동조합은 이들에게 꿈을 다시 꿀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노동조합은 태어나 한 번도 드러난 적이 없었던 이들의 ‘인격’을 호명했던 것이다.
이영자, 박순애, 양승화, 황선금, 김오순, 양태숙, 차언년.
이들 역시 원풍이 1970년대를 대표하는 민주노조로 성장하는 데 당당히 한몫을 한다. 물론 1982년 정권의 탄압으로 노동조합은 해체된다. 그와 더불어 이들이 노동조합을 통해 이루고자 했던 꿈도 사라진다.
이루지 못한 꿈, 그것이 무엇이었을까.
분명한 것은 비록 이루지 못했다손 치더라도 이들이 청춘의 시절에 꾸었던 그 꿈은 긴 세월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아름답다는 사실이다.
힘든 시절을 기억해준 이들과 그들의 기억을 기록하는 작업에 기꺼이 동참한 작가들에게 새삼 감사의 뜻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