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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미술비평/이론
· ISBN : 9788992214612
· 쪽수 : 124쪽
· 출판일 : 2008-09-22
책 소개
목차
서문
바람 따라 구름 따라 디자인 기상도
몇 개의 의자들을 통해 오늘의 디자인 신을 바라보다
작업실과 회사 사이|네덜란드의 소규모 디자인 스튜디오
세계 디자인 아틀라스 1
신경제 체제하의 기업 디자인|브랜드와 로고
디자인의 정치경제학 비판을 위하여(上)
애플 연대기
디지털 건축의 열광과 그 이후|이상과열에서 이상침체로
컴퓨터의 모델링 인터페이스(上)|디자이너 혹은 인조인간
저자소개
책속에서
반면 비판자들은 인간은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 감각하고 행위한다는 사실에 착안해서, 이 은유가 가정하는 정신과 신체의 위계적 이분법을 부정하며, 인지, 감각, 행위의 상호 연관성에 주목한다. 이들에 따르면, 고도의 인지적 행위의 대부분은 두개골 내부의 정신적 과정이 아니라 특정 미디어와의 인터랙션이 제공하는 신체적 경험의 물질성 내부에서,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인터랙션의 사건이 촉발한 두뇌, 신체, 인공물의 이질적인 배치로부터 창발한다. 이 배치에는 위계나 중심이 없으며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합되어 수평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준자율성을 지닌 복수의 작인들만이 존재할 뿐이다. 따라서 인터랙션은 행위의 일부가 아니라 오히려 사고의 일부인 셈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우리의 신체와 외부의 미디어는 물리적으로 분리되어 있어서 주체와 대상의 관계로 손쉽게 환원되곤 하지만, 사실상 인지적 차원에선 인터랙션의 감각적 사건들로 인해 서로 접속하는, 경계가 불분명한 상호 침투의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다. - 본문 117~118쪽 중에서
블롭젝트 형제 중 가장 가련한 존재는, 항상 필립 스탁을 자신의 경쟁자로 의식하고 견제했던 카림 라시드다. 그는 세인의 이목을 끌기 위해서인지 일관되게 과장된 제스처를 보여주는데, 이에 대해선 러시아 농노처럼 일했던 무명시절의 보상심리가 수반된 일탈이라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따라서 디자인계는 그가 자신의 디자인 모토이자 도록의 제목으로 제시한 “세상을 바꾸고 싶다(I want to Change the World)”라는 말을 일종의 농담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얼마 전에는 한국의 모 출판사를 위해 단돈 3,000만 원을 받고 울룩불룩 책꽂이를 디자인해준 바 있는데, 이 푼돈으로 뉴욕 맨해튼의 스튜디오 월세를 감당하고 1970년대 신발공장 재봉틀 돌아가듯 3D 모델링을 돌리는 직원들에게 제대로 된 임금을 줄 수 있을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사실 라시드의 가장 큰 문제점은 ‘민주적인 디자인’을 설파하는 그의 디자인 철학과 그 결과물 사이에 어떠한 연관성도 찾을 수 없다는 점이다. - 본문 19~20쪽 중에서
한편 일본의 소니는 이전 세기까지 전자제품의 모든 영역에서 누려왔던 영광을 반납하는 수모를 감내하고 있다. 전자제품을 둘러싼 매체환경이 급격히 비물질적인 국면으로 전환되면서, 일본이 독점했던 정밀기계적 요소들은 구시대의 유물로 전락했고, 후발 업체들을 압도했던 소니의 기술적 우위 역시 사라졌다. 이후 변화한 기술적 환경에 적응하려는 움직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시도는 도리어 소니가 유지해왔던 정체성과 여러 부분에서 충돌을 일으켰다. 결과적으로 현재의 소니는 애플 디자인의 성공을 흉내 내는 듯한 어정쩡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본문 21~22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