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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한국 과학소설
· ISBN : 9791159923388
· 쪽수 : 244쪽
· 출판일 : 2021-07-05
책 소개
목차
듀 나 - 셰익스피어의 숲
심너울 - 찰나의 기념비
정지돈 - 미지와의 조우
조예은 - 릴리의 손
배명훈 - 알람이 울리면
시각 작품 수록 목록
[표지] 람한, <베껴 그린 이야기>, 2021, 디지털 페인팅, 300×300cm.
김희천, <멈블>, 2017, 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 25분.
롬버스, <우호적인 자장가> 2021, 사운드 레코딩, 미디사운드, 15분.
양아치, <태양계 太陽系>, 2021, 스크린, 사운드, 가변 크기.
장종완, <분홍손>, 2018, 린넨에 유화, 130.5×194cm.
장서영, <세계의 껍질 우주의 뼈>, 2021, 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 15분 13초.
최윤, <둠스데이 비디오>, 2020, 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 14분 43초.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사람들은 그 숲에 ‘셰익스피어의 숲’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러니까 지구 생태계와 문화에 대입한다면, 숲에 둥지를 튼 까치나 비둘기가 “질투는 초록 눈을 한 괴물”, “그 늙은이에게 피가 그렇게 많을 거라고 누가 생각을 했을까” 같은 대사를 읊으며 날아다닌다고 상상하시면 되겠어요. 단지 머핀 문명을 이루는 욕망과 감정 상당 부분이 지구인과 겹치지 않기 때문에 위의 예시처럼 확 와 닿지는 못하지요. 머핀 음악과는 달리, 머핀 문학은 지구인에겐 낯설고 어색하고 지루합니다. 음악은 지구인들에게 꽤 인기 있는 편이지만, 그래도 머핀들과 같은 방식으로 즐기지는 않을 거예요. 두 종 사이에는 온전한 번역을 막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건 거미줄 우주에선 그냥 당연한 것이지요. 다들 그러려니 하고 삽니다.
-〈셰익스피어의 숲〉
누가 알겠어요. 전 작가인 척하는 소설 속 캐릭터에 불과한 걸요. 지금 저를 조종하며 글을 쓰는 작가는 저랑 전혀 다른 생각인지도 모르죠. 제가 앞에서 무지 심각하게 늘어놓은 정직한 말들이 제가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러니컬한 농담의 재료일 수도 있겠지요. 저를 천진난만한 프론트로 세워놓고 뭔가 음흉한 계획을 세우고 있을 가능성은 분명 존재합니다. 신이란 원래 그런 존재니까요.
-〈셰익스피어의 숲〉
오전 8시 30분에 문을 열고 집 밖으로 나왔을 때 사람들은 어색함을 느꼈다. 집 혹은 익숙한 공간은 그들의 기억 그대로였지만, 집의 현관은 수십 층짜리 커다란 복도형 아파트의 대문으로 이어졌다. 복도에서는 똑같이 생긴 아파트 수 개가 줄지어 서 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내 집이 이런 데 연결되어 있었던가? 이 의문의 꼬리를 물고, 좀 더 근본적인 의문이 따라왔다. 왜 내 집의 현관 바로 옆에, 1미터도 간격을 두지 않고 또 다른 현관이 위치해 있을 수 있지? 어떻게 안이 밖보다 넓을 수 있지? 어떻게 수천 명의 사람들이 약속이라도 한 것 마냥 동시에 현관 밖으로 나올 수 있지?
-〈찰나의 기념비〉